담쟁이처럼뿌리내린 땅엔 빽빽하게 줄지어 키를 다투며 자리를 차지하는 잎사귀들 무성하다 원망도 없이 하늘 한번 바라보며 담쟁이는 담을 오른다 오늘도 한 뼘 내일도 한 뼘 꼭 그 만큼씩 기웃거림도 없이 숨 한번 고르고 조용히 하늘 향해 오른다 감사를 아는 담쟁이의 하루다 시인은 대전 선한교회 신원섭 목사의 아내로 동역하며, 선한 어머니로 짙푸른 계절을 산다. 목산문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낮은 곳을 높이려고 떠받들고 있나?발길 닿지 않는 슬픔의 지대잡풀 틈새에 각시붓꽃 한 무더기 피었다 꽃아, 사랑하는 꽃아천사의 미소라고 말해도 좋을까?이 크나큰 시제가 뜻하는 높이까지영원의 섭리를 증명해 보이고 싶은 산책길 연보랏빛 은총이 메마른 땅에 한없이 내린다 누가 자꾸 들여다보는가 말갛게 씻긴 그 미소마음의 평화와 안식텅 빈 충만이 궁상맞게 피어있는 곳 낯선 오늘을 맞이하고 낯익은 오늘을 보낼지라도참 정겹고 잔잔한 그리움과 마주친 날 아름다움으로 당신에게까지 받들어 올려지기를 시인은 1998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새들은 난간에 기대 산다 외 다수를 지었다. 도서출판 굿글로벌 대표로, 서울 시인의 집을 가꾸며 詩대궁을 올리고 있다.
1. 만두 당근을 채칠 때마다 어떻게 이리 가늘고 곱게 쳤냐고 모두들 감탄한다 어린 시절, 몸이 약해 밖에 나가지 못하고 아랫목만 지키고 있던 내게 토막 낸 꿩고기, 함지박에 담아 도마와 함께 방안에 들여놓았다 뼈채 먹어야 한다며 곱게 다지는 일 시키셨던 어머니 눈 쌓이는 겨울 안방에 앉아 하루종일 만들던 만두는 겨울 양식이며 간식이었다 이웃까지 넉넉했던 어머니의 마음 그 솜씨 그립다 2. 다듬잇돌 소리 해 긴 여름 빳빳이 풀 먹인 호청 꾸듯꾸듯 말려 고이 접어 다듬잇돌 위에 얹고 방망이를 들고 또르르 또르르 장단 맞춰 찬양 드리며 다듬질하던 이불 호청 이제 세탁기, 다리미에 밀려버린 추억의 소리 어느 골동품 가게 박물관에나 있을 다듬잇돌 주님이 곧 오실 거라고 천국을 사모하며 사셨던 어머니 늘 부르던 찬양, 아직도 귀에 쟁쟁한데 잊혀진 다듬잇돌 소리 그리운 어머니 3. 어머니의 금가락지 일 많이 해 금 닳는다고 손가락 밑에 실로 챙챙 감아서 애지중지 아끼시던 가락지 학교에 갔다 돌아와 보니 빈 손가락 묵묵히 섬기던 교회건축을 위해 드려진 예물 시골 곳곳에 세워진 아름다운 성전 어머니의 기도며, 눈물이며, 땀방울이었다 옥합을 깬 어머니의 기
어둠을 가르는 자명종 소리에 황급히 홰를 치는 뒷마당 암탉들 새벽미명에 무릎 꿇었던 그 분처럼 영혼의 빗장을 열고 차디찬 바닥에 무릎 꿇는다 군중이 던진 돌팔매에 멍이 든 그분은 따스한 눈빛으로 그들을 응시하셨지 자녀들에게도 외면당한 그분은 아무도 눈길 맞추지 않던 삭개오 친구가 되어주셨지 로마 군병의 채찍에 피를 흘린 그분은 침상에서 울고 있는 내게 시험지 정답을 적어주셨지 삼 일만에 부활하신 그분처럼 삶의 끝자락에서 새날이 성큼 다가왔다 가녀린 두 팔을 쭉 뻗어 그분의 온기를 전하는 한 날을 달려보리라 시인은 영통영락교회 담임목사로 섬긴다. 『상록수 문학』으로 등단,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을 역임했다.
복이 있다 그대들 애통하는 가슴으로 이웃을 위해 목숨 버렸으니 복이 있다 그대들 목숨과 생명의 구분을 알았으니 복이 있다 그대들 보물을 하늘에 쌓아둘 용기 가졌으니 복이 있다 그대들 제자를 가슴에 담은 선생님이시니 복이 있다 그대들 사랑으로 충직하여 좋은 누나 언니 되었으니 복이 있다 그대들 우리는 차디찬 주검을 받으나 그대들은 하늘의 온유한 볕을 받으니 복이 있다 그대들 우리 산자보다 백배 청결하고 아름다우니 그대들이여 그대들이여 이동간 목사는 마산 꿈의교회를 섬기고 있다. 시집 『끝없는 비상』 이 있다.
별들이 찬양을 올리는 동이 트인 새 아침 백합꽃 향기 짙은 무덤 앞에 소리 없는 울음 하늘만큼 흘린 여인 곁에 천사의 노래 숨김없는 사랑의 꽃은 피어 내 생명의 부활에 아낌을 모르는 멍들어 못자국 난 상채기 암흑의 동굴에 새빛이 밖으로 터져 나온 나자렛 님의 살아나심은 다시는 죽음이 없으리라는 약속이 수놓인 부활은 아름다운 새벽에 온 편지 시인은 문학과의식으로 등단 목산문학회 증경회장 「산울림을 기다리며」외 시집3권. 부산문인협회 회원이다.
소견이 좁고 인색한 안날뱅이가 있고 훤히 알고도 모른 척 하는 고바우가 있더라 남을 손아귀에 넣고 쥐락펴락 하는 쥐락이가 있고 여러 방면에 능통한 두루치기도 있더라 문제를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가는 눙치가 있고 땅에 박혀 썩은 소나무 둥치 같은 고주박이도 있더라 물에 물탄 듯한 맥적한 자가 있고 쓸데없는 말로 방정떠는 새부랑이도 있더라 상판대기와는 반대인 숯 검쟁이가 있고 약하고 가난한자 같으나 베풀 줄 아는 선인이 있더라 농부農夫 어부漁夫 촌부村夫속에도 선배가 있고 목자牧者 존자尊者 귀자貴子에게도 바리새인 있더라 빈자貧者 문맹文盲 불자佛者들도 인정이 있는데부자富者 학자學者 신자信者에게는 사랑 없는 자 많더라 세속에 눈멀어져 방향方向 잃은 목자牧者가 있고사명使命에 불을 지피며 양떼 지키는 목자牧者가 있더라 시인은 울릉도 추산교회 담임목사로 섬기며 새 봄도 짙푸른 목양과 시를 쓴다.
육십 년이 훨씬 넘은 높다란 느티나무 꼭대기에 잘 지어진 집 한 채 까치가족 집이다 입으로는 진흙을 물어 나르고 발로는 나뭇가지를 안아 나르며 집 한 채가 지어졌다 바람에도 끄덕없다 나뭇가지 틈새는 진흙을 물어다가 벽돌 쌓듯이 엮더니만 비바람도 잘 견뎌냈다 가족이 늘었다 입에는 먹이를 물고 여전히 나뭇가지를 억척스럽게 나르고 있다 달 같이 떠 있는 까치집 시인은 『크리스찬 목산』 등단하였다. 포항 바닷가에서 일출보다 밝은 미소로 봄을 지낸다.
파릇파릇 씩씩한 상사화는 분홍색 사랑의 그리움을 목 대궁으로 길게 내밀고 돌레돌레 짓밟힌 민들레도 노란색 용서의 눈웃음을 구면체 방사포로 날려 보낸다 산수유의 평화로운 가정의 행복 꿈은 빨간 눈물샘에 맺히고 살구나무의 불그스레한 고향 추억은 하얀 침샘에 달린다 새싹들은 각기 종류대로 줄기마다 끈질기게 타고 오르며 생의 시작을 끝까지 외친다 땅 속의 흙성분에 떨어진 하나님의 엄중한 명령 물질 + 에너지 = 씨앗(정보) 생명이 된다 시인은 안동 풍성한 교회를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흙을 일구며 봄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가 우리의 약함을 안다면 우리가 우리의 무지를 안다면 부디 당신을 노래하게 하십시오 살아있는 것들은 저마다 외롭고 쓸쓸한 존재임을 소리내어 부르고 우는 것들마다 저마다 힘겨운 목숨을 부지하고 있음을 우리가 산다면 우리의 힘이 아니고? 우리가 죽는다 해도 우리의 뜻이 아님을 안다면 부디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게 하십시오시인은 통영 우림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1992년 『자유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시집 『사랑의 그네』를 비롯한 여러 권의 시집을 내었다. 외동딸 우경이 봄에 침신대 입학한다.
눈높이를 맞추자 키 큰 사람과 작은 사람 어른과 아이 부자와 가난한 자 교사와 학생 그리고 남자와 여자 이렇게 모든 사람이 눈높이를 맞추면 마음도 하나가 되고 볼 수 없던 것도 보게 된다 그러나 눈높이를 맞추려면 키 큰 사람이 자세를 낮춰야 한다 그래서 어른이 아이에게 교사가 학생에게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하나님도 세상에 오실 때 인간이 되셨다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시인은 춘천침례교회 원로목사로 섬긴다. 한국문인협회 강원지부장으로 활동도 하며 詩처럼 살고 계신다.
자연은 물이 있는 곳에 비가 내린다 아마존강은 물이 있기에 비가 내린다 식물들과 동물들의 천국을 만든다 사막은 물이 없는 곳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 사막에는 비가 없으므로 물이 없다 바람이 불어도 쓸쓸한 모래바람 뿐이다 삶도 죄가 있는 곳에는 항상 죄가 더해진다 타락문화의 젖어 계속 썩어져 소돔과 고모라와 같이 죽어간다 그러나 은혜가 있는 곳에 은혜가 항상 넘쳐 난다 교회가 예수 생명으로 충만하여 생명을 낳게 하시고 선한 일에 부하게 하시고 예수를 주게 하소서 오늘 내 인생은 지금 무엇으로 충만한가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오늘 나는 어디에 목숨을 걸고 살고 있는가 시인은 충주 소망교회를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아동문학』으로 등단, 상록수문학회 내혜홀 아동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한다. 서리 맞은 충주 사과향을 미소로 가졌다.
숯검정 같은 어머니 속 같다가도 뽀얗게 빨아 널은 아기 기저귀처럼 풀솜 구름을 두둥실 띄우고 겹겹이 둘러싼 먹구름 사이로도 파란 미소에 한줄기 빛을 내쏟는다 태산을 날릴 듯한 광풍에도 흔들림 없이 세 뼘 달을 안전하게 품고 온 밤의 별들을 보이기에 앞서 해질녘 어둠을 먼저 보이는 저 하늘을 보노라면 내일은 또 어떤 표정일까 내일 그려질 삶의 신비가 기다려진다 시인은 서울 예림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해동문학』으로 등단하여 해동문인협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성 깊은 작품을 만들며 겨울을 보내고 있다.
어제는 여름하늘 답지 않게 파란하늘이 끝없이 높아 바람 위를 걷는 구름이 예쁘게 맑았다 눈을 뜬 병원 첫 아침 병상 곁 창 너머로 밀려드는 잿빛 하늘은 도심의 생기들을 질식시키며 숨죽이게 한다 어제와 너무도 다른 오늘을 산다 그래서 잿빛하늘 너머에 있었던 푸른 하늘이 더 그립다 하늘빛으로 멱 감으며 바람결 따라 살아가는 맑은 구름이고 싶다 나를 부르신 이에게도 숨이 차도록 달려가고 싶다 시인은 빛이 흐르는 내川에서 광천중앙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한맥문학』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한다. 시집 『하늘향기』외 다수의 저서가 있으며 목산문학 사무국장직을 맡고 있다.
고독함 그리움 기다림이 있다 함께하지 못하고 찾아오지 않아도 항상 거기에서 바람소리 귀 기울이고 파도 바라보며 서 있는 모습 고독함 그리움 기다림으로 충만한 섬이 아름다워 나는 목회의 고독한 섬에서 아련한 불빛 등대처럼 오늘도 거기에 서 있다 시인은 부평중앙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크리스찬 문학』 으로 등단하고 한국아동문학연구회 이사, 목산문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 『나팔꽃 당신』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