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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옮긴자가 자갈돌에 넘어지다

하늘붓 가는대로 -141

권혁봉 목사
한우리교회 원로

비숍 고르(Bishop Gore)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비상(非常)한 것을 하도록 원하시지 않는다. 하나님은 우리의 일상적(日常的)인 것을 비상하게 잘 하기를 원하신다.”


사람들은 저 멀리에 있는 큰 것을 취하기 위해 눈 앞 발밑에 있는 것을 소홀히 한다. 사람들은 큰 것을 취해 놓으면 작은 것을 저절로 취해지는 줄로 착각하고 있다. 하나님은 우리 눈 앞 곧 발밑에 있는 것부터 시작하여 점점 더 저 멀리 큰 것을 갖도록 질서를 가르치셨다.


예수님은 우리가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것을 하늘 양식 구하는 것 못지않게 귀한 것이라고 생각하셔서 우선 일용할 빵을 구하라고 주기도문에서 가르치셨다. 건강은 늙어서 구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시절에 각별히 유의해야만 얻는 것이라고 했다.


너무 멀리 그리고 큰 것을 취하려다가 눈앞의 작은 것에 대한 사랑을 잊는다. 하나님은 작은 것부터 시작해 큰 것으로 우리에게 주셨다. 율법을 주시고 나중에 실재를 주셨다. 구약을 주시고 신약을 주셨다. 강한 사자라도 연약한 토끼 한 마리 사냥에는 전력투구한다고 하지 않나.


영문학자의 꿈을 가진 희망자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기 전에 ABC 알파벳부터 배워야 함이 순서가 아닌가? 이 나이 80세 사람들을 가르치시던 해방 직후 영어 선생님의 영어 실력이나 발음을 지금 돌이켜보면 미미하기까지 하지만 그때 선생님들이 가르쳐 주지 않았더라면 오늘이 있었겠나.


한국의 엘리트들이 미국 유학을 갔었다. 난해한 학문 서적을 동화 읽듯 독해하는 유학생이 마켓에서 물건 사는데 에는 통 숙맥이 됐다. “참기름을 한 병 주시오.”하고 싶은데 참기름이 영어로는 뭔지 알바가 없어서 쩔쩔맸다는 것이니 미국 친구들의 이상한 질문 “너희들은 우리도 독해하기 어려운 학문 서적을 그렇게 잘 알면서 어찌 시장 바닥의 생활용어는 그렇게도 모르느냐?” 고도의 영어 독해자들이 앞만 보고 달리다가 쇼핑 생활영어는 소홀히 했었다고. 나도 그런 부류에 속하는 한사람이었다.


이스라엘 시민법에는 군대 입대보다 더 기본적인 것은 장가가는 것이라고 명령했다(신24:5).
포탄이 작렬하는 전선에서 어느 하룻밤 예술인들의 공연은 무엇을 말하는가? 오락 그것은 평범한 일이나 평범한 사람의 공통적인 정서이다. 음식, 취미, 오락, 친구, 남녀 간의 애정이 먼데 있는 것이 아니라 코밑에 있는 것이니 이것들을 무시하지 말아야 하는데 대성해서 유명인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성공위주로 달리다가 미쳐 이런 것들을 보지 못했고 맛보지도 못한지라 산의 고지(高地)에 이르고 나니 산하(山下)경관이 탐스러운지라 하산하다가 넘어지는 인사가 얼마나 많은가.


그들은 바위를 옮기건만 작은 자갈돌에 걸려 넘어졌다. 아주 유명인의 추락은 중도에서가 아니라 착륙(landing) 시점에서 일어난다. 별 다느라고 정신없이 살았던 장군들이 여인의 치맛자락에서 일등병 신세로 추락했으니 이 얼마나 딱한 일인가!


그래서 내가 만든 인생 진리 요약이 있다. “작은 복을 즐기는 자가 큰 복도 취한다.”(好小福得大福) 이 표현의 근거는 달란트 비유에서 찾는다.
“그 주인이 이르되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하고”(마 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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