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임종시에 구원 점검

한명국 목사의 회상록

한명국 목사
예사랑교회

제2차 세계대전 중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성공시키고 독일을 항복시킨 연합군 총사령관 아이젠하워 장군이 두 번의 미국 대통령을 지내고 월터 리드(Walter Reed) 병원에서 임종을 30분 앞둔 때 빌리 그래함(Billy Graham) 목사를 초청했다.


다음은 그래함 목사가 그때를 회상하며 한 말이다.
“병실에 들어가자 아이크(Ike) 전 대통령은 평소와 다름없는 그의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맞아 줬습니다. 임종이 거의 다 되어가자 아이크는 더 오래 같이 달라고 하면서, 자기에게 있어서 무엇보다도 죄 사함을 받고 천국에 가는 도리에 대하여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다시 성경을 펴고 간단히 복음을 전했습니다.


우리는 인간의 어떤 공로나 노력이나 선행으로 또는 교회를 다닌 기간으로 천국에 가는 것이 아니라, 오직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다시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공로를 믿고 죄 사함을 받아야 천국에 가는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기도를 드렸습니다.


기도 후에 아이크는 말했습니다. ‘목사님, 감사합니다. 나는 이제 준비가 되었습니다.’ 이 유언을 남기고 그는 평온히 임종을 맞이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하나님의 나라에 가는 방법에 대하여 언제든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누구든지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하여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확실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성경은 “우리에게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뇨?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약 4:14)고 말씀하시며,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예비한 것이 뉘 것이 되겠느냐?”(눅 12:20)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또 사도 바울은 “보라 지금은 은혜 받을 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고후 6:2하)라고 말씀하셨다.


사이렌 소리에 잠이 깼다. 잠깐 잠이 들었다가 통행금지 사이렌 소리에 잠이 다시 깬 것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늘 바쁘고 시간에 쫓기고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피곤하기 마련인데, 그날도 저녁에 잠깐 눕다 보니 그만 잠이 든 것이었다. 그때가 교회당 3층을 짓던 1978년 가을로 기억된다.


문득 생각하니 오늘은 한 사람에게도 복을 전하지 않고 하루를 보낸 것이 머리에 떠올랐다.
누웠다가 갑자기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옆에 누웠던 아내는 “왜 자다가 갑자기 일어나느냐?”고 물었다. “오늘 한 사람에게도 복음을 전하지 못했으니 지금이라도 나가서 복음을 전해야겠다.”고 하니, “오늘 못했으면, 내일 한 사람 더 하면 될 것이지 통행금지 시간에 어딜 갈라케요?”라고 했다. 그래서 그렇게 할까 생각하며 다시 누웠다.


나의 하루 한 사람 이상에게 복음을 전하는 습관은 1970년부터 해 왔는데, 그것도 D. L. 무디(Moody) 선생의 전기를 읽고 감동을 받은 후, 늘 실천하려고 힘써온 터였다.
무디는 통행금지 사이렌 소리에 일어나서 길거리로 나가 술 취해 전신주를 안고 있는 사람에게 복음을 전했는데, 그 후에 그 사람이 예수님을 믿고 무디를 찾아 왔었다고 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오늘 전도할 사람은 오늘 있고, 또 내일 전도할 사람은 내일 있는데….’라고 중얼거렸다.
그때 내 마음에서 영적으로 들리는 음성은 “너의 머리맡에 무엇이 놓여 있노?”라는 것이었다. 머리를 일으켜 돌아보니 전화기와 성경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전화로 전도해 왔던 것이 생각이 났다.


오래전 미국으로부터 연락된 대니 매로우(Danny Marrow) 부흥사를 초청해서 두 주간동안 부산과 서울 전도집회를 했을 때, 그는 나에게 앞으로 집에 전화를 놓으면 전화로 전도할 것을 당부했고 그 약속 때문에 집에 전화를 놓은 날부터 전화로 전도해 왔던 것이다. 전화가 잘못 걸려 오거나 내가 잘못 걸었을 때도 전도를 해 오곤 했다. 그런데 그때가 내가 전도하기 위해 처음으로 전화기를 집어든 날이었다. 나는 전화기를 집어 들었으나, 어디로 해야 할지 몰랐다.


생각하다가 가까운 사직동 지역이 84국이니 84를 돌려놓고 알기 쉽게 1234를 돌렸다.
여러 번 전화기 소리가 울린 후 “거~ 누구요?” 하는 컬컬한 목소리의 60세가 넘는 듯 비대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때 갑자기 할 말이 생각이 안 나 머뭇거리는데 다시 한 번 “누구냐?”라고 언성을 높였다.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예~, 이 밤중에 잠을 깨워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저도 자고 있었는데 하나님께서 선생님에게 말씀을 드리라고 해서 이렇게 실례를 무릅쓰고 전화를 걸었습니다”라고 나지막한 소리로 차분히 말했다. “뭐라고? 하나님이 나한테 말하라고 했다고? 그래, 뭐라고 말하더냐?”라고 되물었다.


이런 경우는 반응이 51%로 좋게 느껴져 나는 용기를 내어 다시 “예, 그렇습니다. 잠깐만 제 말씀을 그저 듣기만 해 주십시오”라고 하고는 차근차근 복음을 전했다. 나는 계속해서 기도까지 해 줬고 가까운 교회에 나가셔서 신앙생활로 승리하시고 축복 받으시라고 하자 컬컬한 목소리가 긍정적인 반응으로 들려왔다. 그런데 그 뒤에 다시 전화해 신앙생활을 하시는지 확인치 못한 것이 부산을 떠나온 후에야 내내 후회스럽게 느껴졌다.


“너희가 알 것은 죄인을 미혹한 길에서 돌아서게 하는 자가 그 영혼을 사망에서 구원하며, 허다한 죄를 덮을 것이니라”(약 5:20)
“하나님 앞과 산 자와 죽을 자를 심판하실 그리스도 예수 앞에서 그의 나타나실 것과 그의 나라를 두고 엄히 명하노니,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딤후 4:1, 2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