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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있는 자

백동편지-54

 

회자되는 유머가 있다. 하루는 할머니 한 분이 골목길을 걷고 있었는데, 뒤에서 따라오던 어떤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같이 가 처녀, 같이 가 처녀!” 할머니는 속으로 “아니 내가 아직도 처녀처럼 보이나, 내 뒷모습이 그렇게 예쁜가.” 하고 생각했 다. 할머니는 누군지 보고 싶었지만 남자가 실망할까 봐 차마 뒤돌아보지 못하고 집으로 왔다.

 

집에 돌아온 할머니께서 싱글벙글하자 손자가 물었다. “할머니. 오늘 무슨 좋은 일 있었어요?” “아까 집에 오는데 어떤 남자가 나한테 처녀라고 그러더라.” 손자는 믿기지 않는 듯 “잘못 들은 건 아니고요?” 그러자 할머니는 정색을 하며 “아니야.

 

내가 분명히 들었어. ‘같이 가 처녀’라고 했어.” “그게 누군데요?” “그건 모르지, 하여튼 남자들은 예쁜 건 알아가지고?” “그럼 내일 보청기 끼고 다시 잘 들어보세요.”

 

이튿날 할머니는 보청기를 끼고 집을 나섰다. 하루종일 돌아 다녀봐도 그 남자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내일 다시 나와야겠다고 생각하고 집에 오는데 뒤에서 어제 들었던 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갈치가 천원, 갈치가 천원!”

 

잠시 착각하고 사는 것도 행복할 것 같다. 마을에서 공부하시는 문해학교 학생들은 보청기를 하고 공부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보청기도 오래되어 귀에도 안 맞고 잘 들리지도 않아 공부할 때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잘 안 들린다고 흉내를 내시며 얼버무리신다.

 

귀가 안 들린다는 핑계(?)로 소리도 작게 하시는 모습에 웃음이 나온다.

“듣지는 못하셔도 말을 크게 하실 수 있잖아요.” 주님의 말씀을 듣는 우리도 내가 듣고 싶은 것은잘 듣고, 원하지 않는 것은 잘 안 들린다고 핑계한다.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 하는 것이다.

 

우리의 귀는 원하는 것만 들으려 한다. 하나님께서 귀에 덮개가 없이 만드신 것은 자기 마음대로 닫지 못하게 하신 것은 아닐까? 눈은 보고 싶지 않으면 감으면 그만이고, 입도 말하고 싶지 않으면 다물면 그만이지만 귀는 내 마음대로 닫을 수 없다.

 

반대로 내가 듣고 싶지 않아도 들려오는 소리를 막을 수 없다.

귀로 들려오는 소리를 외면하려 해도 거부할 수 없이 들려와 마음이 상하기도 하고, 은근히 기분 좋을 때도 있고, 그 소리가 오래 머리에 남아 있을 때도 있다.

 

기도가 필요할 때, 코로나19로 인해 생긴 은혜로 열린 12일 동안의 전국 침례교회연합기도회로 전국의 침례교회가 모두 한 마음으로 같은 주제를 가지고 기도할 수 있게 하신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백동교회는 무너진 예배당과 무너진 십자가 등이 다시 세워지기를 기도하는 귀한 시간이었다.

매일 교인들이 기도회를 마치고 한마음으로 동내를 돌며 기도했다. 어느 곳에 어떻게 이루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견고한 여리고성을 무너뜨린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무모한 것과 같은 모습으로 한밤중에 모두 소리 없이 동내를 한 바퀴씩 돌았다. 오직 주님을 바라보고 주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는 마음이었다.

 

R.T. 켄달은 “질투”라는 책에서 “오늘날 교회에서 성령님이 완전히 사라지신다 해도, 교회가 하는 일의 90%는 아무 일 없이 잘 돌아갈 것이라는 말을 여러 차례 들었다”고 말한다. 혹시 매사에 내가 듣고 싶은 소리만 듣지 않도록 성령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본다.

 

“또 이르시되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 하시니 라”(막 4:9) 주님, 일평생 성령의 소리에 민감하게 귀를 기울이고 주님의 소리를 듣게 하소서.

김태용 목사 백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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