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큰 나무 이인 것은
어떤 바람 불어도
스쳐 지나가
속에까지 시리지 않아서
큰 나무이었지
부는 바람에 시릴 때마다
시렸으면 이렇겠니
봄이 오고 여름 지나
가을에 옷 갈아입고
싸늘한 겨울바람에
속까지 시려 잎 다 떨어진
큰 나무 보았니
계절과 상관없이
여전히 시린 구석 없는
내 속에 시릴 즈음에
시리지 않게 하는
웃음 잎사귀 울음 잎사귀들이
시림을 다 마셔버려서
큰 나무 이어 버렸다는 것
묵묵히 묵묵히 묵상에 잠긴
큰 나무 그늘 아래
내 그늘 보이지 않는
아 이 행복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