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점심을 다섯 번 먹는 사람 그래서 배가 불쑥한 사람 밥을 다 먹었어도 밥을 먹는 중이어도 방금 막 첫술을 떴어도 “점심 먹었어?” 전화 속 너머 그 한마디에 아무것도 묻지 않고 달려가는 사람 정말 밥을 먹고 싶을 수도 혹은 너무 말이 고플 수도 혹은 눈물로 출렁거릴 수도 있을 그 숱한 머뭇거림을 헤아리며 버선발로 뛰어가 밥을 사는 사람 그래서 배가 불뚝 나온 사람 하루에도 점심을 다섯 번 먹는 사람 누군가를 위하여 자신의 시간을 내어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더군다나 많은 일로 시각을 쪼개서 써야만 하는 이에게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곁에는 누군가를 위하여 기꺼이 언제든지 시간을 내어주는 이가 있다. 바로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오늘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여기 하루에도 점심을 다섯 번 먹는 사람이 있다. 어찌 점심뿐이겠는가? 정말 밥을 먹고 싶을 수도, 혹은 너무 말이 고플 수도, 혹은 눈물로 출렁거릴 수도 있을 그 숱한 머뭇거림을 헤아리며 버선발로 뛰어나와 그들과 함께하는 고마운 사람! 지쳐 낙망하고 있을 마음에 용기를 주며 시간을 나누었던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이제 우리의 삶을 힘 있게 도약할 수 있다.
맑은 하늘 금시 비바람 몰아치는데 우산 하나 받쳐 하늘을 가리려 하고 무에 그리 바빠 헤어날 수 없는 미련한 외톨이 된 줄 모른 채 언제나 조급한 마음 서둘러 설레발을 치는구나 하늘이 네게 기도하는 시간을 주시는 것을 비 오는 날은 비를 맞고 걸으며 골몰하는 세상일 젖혀두고 한 번쯤 선 자리도 돌아볼 줄도 알아야지 자갈밭 핑계 쭉정이 타작 마당에 선 초라한 내가 보고 싶지 않아 나의 가을은 반드시 행복해야 한다는 거룩한 분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인은 ‘한맥문학’으로 등단했으며 한국문인협회 회원이다. 시집으로 ‘바다로 가지 못한 어부’ 등이 있다.
달맞이꽃 서글픈 이들이 쪼그려 앉은 밤, 시들어가는 그들 곁에 다가가 조용히 어깨를 감싸주는 포근한 꽃 밤이 깊으면 꽃 이파리 더욱 펼쳐 용기 주다가 동녘이 밝아오면 꽃잎 접어 서글픔도 사그라진다 위로하는 꽃 그러나, 때로는 아침이 와도 피어 있는 꽃 아직도 아파하는 그들을 위해 뜨거운 땡볕 마다치 않고 함께 버티어 주는 꽃 착한 꽃 따뜻한 꽃 엄마 닮아 강인한 꽃 습기가 가득 내려앉은 밤, 강줄기를 따라 잔잔하게 달맞이꽃이 피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달맞이꽃이 피었고, 어김없이 그 곁에 고개 숙인 한 사람이 있다. 이 늦은 밤에 왜 홀로 고개 숙이고 있는가. 하염없이 시들어가는 그에게 달맞이꽃이 말한다. “잡초라 부르며 뽑아버리는 이도 있지만, 소중하다 이름을 부르며 1년을 기다린 이도 있습니다. 보잘것없는 풀을 귀하다 아껴주는 이가 있으니, 그러면 됐습니다. 알아주는 이가 있으니, 그러면 된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알아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단 한 사람이라도 소중히 여겨주고 귀하다 말해주면, 그러면 된 것입니다.” 깊어가는 여름밤, “그러면 된 것입니다.” 다독이는 달맞이꽃의 울림이 고개 숙인 습기의 밤을 일으키고 있다 .
세월 따라가는 인생 늙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늙지 않는 사람도 아무도 없다 긴 세월과 함께 하는 사람 있고 짧은 세월에 버림받는 사람 있다 그래서 늙을 자격이 있는 사람은 오래 살고 늙을 자격이 없는 사람은 오래 못 산다 노인을 공경하는 사람은 늙을 자격이 있고 노인을 경시하는 사람은 늙을 자격이 없다 늙을 자격이 있는 사람은 상봉하솔(上峰下率)의 도리를 지켜 건강한 정신과 마음으로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그런 사람이더라 ※ 상봉하솔(上峰下率) : 웃어른을 모시고 처자를 거느림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한국아동문학회 자문위원, 한국동요음악협회 회원, 내혜홀아동문학회장, 한국시조시인협회 자문위원, 한국기독교자도자협의회 회원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밤이슬 맞고 자란 잡초가 아침 태양과 더불어 기지개를 편다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도 잡초는 더욱더 무성하게 자란다 많은 사람의 발부리에 밟힐 뿐인데 그래도 부끄러운 것이 전혀 없다 한평생 살아온 생애가 길 가 모퉁이에 서 있어도 잡초는 더 푸른 초장을 이루어 간다 시인은 크리스천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한국아동문학회 이사 역임, 목산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이여 현재 북광주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물, 꽃잎, 유리잔 안이 맑게 보이는 유리잔에 따뜻한 물을 따른 후 히비스커스 다섯 꽃잎을 적시며 시간을 흘려보낸다 1초 2초 3초… 묵화처럼 번져가는 꽃잎 서서히 물들어 퍼지는 물결 기꺼이 내어주는 정다운 만남이 새로운 붉은빛을 만드는 어느 가을, 오후 책 읽는 시간은 참으로 평안하다. 그 책이 시집일 수도 소설일 수도, 철학책일 수도 과학책일 수도, 그림책일 수도 음악책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책을 읽을 때마다 만나게 되는 저자와의 시간! 그들의 삶과 생각을 읽을 때마다 살아왔던 시간을 반성하게 되고 되돌아보게 되고 배우고 익히게 된다. 삶을 되돌아보며 차를 마신다. 안이 맑게 보이는 유리잔에 따뜻한 물을 따른 후 붉은 색 히비스커스 꽃잎을 적신다. 1초 2초 3초 … 물의 따뜻함에 자신을 내어주며 번져가는 꽃잎, 서서히 퍼지며 물들어가는 물결, 저자와 독자의 만남처럼 정겹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이렇게 투명하면 좋겠다. 나의 내면을 보여주어도 부끄럽지 않고, 그의 내면을 보아도 부끄럽지 않는, 그래서 서로가 서로에게 내어주는 빛으로 새로운 빛을 만들어내는 맑고 향기로운 만남이 되었으면 좋겠다. 시인은 가톨릭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아동문
심령이 가난한 그대들 애통하는 이들 여기 푸른 초장에 앉으라 마음이 온유한 이들 의를 사모하는 이들 저기 물가에 앉으라 긍휼이 많은 이들 마음이 깨끗한 이들 화평케 하는 이들 의를 위해 핍박받는 이들 그대들은 여기 앞에 나와 앉으라 그대들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니 어두운 데 가서 타오르고 썩는 데 가서 녹아야 하리라 하늘나라에서 큰 상 받으리라 해가 맞도록 이어진 주님의 말씀, 그 말씀 너무나 달고 오묘해 아무도 자리 뜰 수 없었다 시인은 목산문학 창간 회장을 역임했으며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 이사로 활동했다. 전 침례신학대학교 총장을 역임했으며 시집으로는 ‘언어유희’외 다수가 있다.
예배의 날 주님의 날 교회에서 하루는 평화와 안식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반갑고 아름답다 기도는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만들어 주어 자신을 정돈하게 되고 하나님의 아들임을 확인하게 되고 은혜를 입은 자임에 감사하게 된다 설교를 들을 때 양심을 되찾으며 저기 요동치는 세상에 나아갈 새 힘을 얻는다 찬양을 부른다 몸과 영혼을 흔들어 깨워서 성부 성자 성령께 올려 드린다 주님의 날 하루는 꿈처럼 지나간다 시인은 목산문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한국문학회 이사, 한국 아동문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선화교회 원로목사이다.
무한하신 큰 은혜 영원히 영원히 잊을 수 없습니다 만삭되지 못한 자를 부르셔서 주님의 나팔로 사용하시고 능력으로 사로잡아 주신 것 감사와 영광 돌립니다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피곤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고 하신 그 말씀 지금도 붙들고 살아갑니다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사명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믿음과 그 은혜 붙들고 주님 앞에 담대히 나아갑니다 지금도 이 몸 바쳐 마지막 순간까지 주님의 은혜를 감사하며 결코 포기하지 않는 믿음으로 선한 싸움을 싸우고 승리하기 원합니다 시인은 크리스챤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팬클럽 한국본부 회원, 한국아동문학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북광주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상처 입은 갈대는 서로 부둥켜안고 소리 내어 울어준다 흔들거릴 때마다 같이 흔들거리며 더 꺾어지지 않도록 서로를 붙잡아 준다 꺾어진 갈대는 짓밟지 않고 일어서기를 오래 오래 기다려준다 거센 태풍이 불어올 때는 더불어 파도타기를 하면서 노래를 불러준다 시인은 한국 문인협회 회원이고 목산문학회 전 회장을 역임했다. 푸른숲 작은 도서관 관장이며 현재 엘림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나는 자식을 사랑하는 바보요 아내를 사랑하는 바보다 나는 밤새워 책을 읽는 독서광이요 어디서나 시(詩)를 쓰는 바보다 나는 사과나무 열매를 기르는 농부요 아낌없이 나누어 주는 바보다 나는 오지를 여행하는 방랑객이요 자연의 책을 읽는 바보다 나는 여러 신(神)을 믿지 않고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을 믿는 바보다 나는 천국과 지옥의 존재함을 믿고 영생이 있음을 믿는 바보다 하나님은 이 바보를 사용해 여러 가지 방면으로 쓰시려는 깊고, 넓고, 높으신 계획을 가지고 계시다 날아다니는 제비 날개에도 봄비가 옵니다 소리 없이 내리는 봄비는 인도네시아인에게도 나그네들에게도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도 주님의 공평하게 내리시는 큰 축복의 선물입니다 시인은 '한맥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저서로는 '예수님의 비유'가 있다. 목산문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임마누엘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나무 야 나무 야 바람 부는 언덕 숨어 웅크린 듯 꾸부러진 나무야 바위틈 비탈진 자리 꺾이지 않으려 버티어 선 몸부림 안쓰러워 달님이 놀러오면 오늘도 어제 들려준 험한 세상 버티어 사느라 꾸부러진 그 이야기 누가 알랴 눈 내린 가지엔 가끔 새들도 놀다 간다는 슬픈 이야기 나무 야 나무 야 바람 부는 언덕 숨어 웅크린 듯 꾸부러진 나무야 꾸부러져 더욱 아름다운 나무는 차라리 위대하다 시인은 '한맥문학'으로 등단했으며 한국문인 협회 회원이고 목산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시집 ‘바다로 가지 못한 어부’등이 있다.
병원 벤치에 앉아있는 아버지가 아들의 그림에 나무 위의 새를 보고 저게 무슨 새니 아버지가 물었다 아들은 참새라고 대답했다 거듭거듭 묻는 소리에 아들은 귀찮아 읽던 책을 던져버렸다 오래지 않아 치매로 돌아가셨고 유품 속에 낡은 일기장에서 3살 된 아들과 공원에 갔다 참새가 날아와 아들 머리 위 나뭇가지에 앉았다 “아빠, 저게 무슨 새에요” “아들아, 저건 참새란다” 스물 한 번이나 물어 대답했다 아버지의 낡은 일기장 위에 눈물 뚝뚝 떨어트리며 목놓아 우는 아들의 그림을 보았다 시인은 ‘문학과의식’으로 등단했으며 기독문학상을 수상했고 목산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시집으로는 ‘산울림을 기다리며’ ‘서동마을’ ‘흰돌산기도원 가는 길’을 냈다.
난 나 같은 딸 낳아서 엄마 같이만 키울 거예요 울 엄마가 삼남매 키우실 때 얼마나 정성을 다해 신앙으로 키우셨는지 그때는 몰랐다 엄마가 울 삼남매 키우는 것이 쉬운 게 아니라는 걸 그때는 몰랐다 지금 내가 삼남매 키우다 보니 당연한 게 쉬운 게 거저 되는 게 하나도 없다 그때는 몰랐다 난 이렇게 그 시절 엄마를 닮아 삼남매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다 그때는 몰랐다 울 엄마의 마음을… 시인은 목산문학회 회원으로 ‘크리스천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시와산책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인시집 ‘누군가 네게 사랑이 시작되었다고 말할 때’를 냈으며 현재 품앗이교회 이건구 목사와 동역하고 있다
교회 안에서 하루는 평화의 하루 교회 안에서 하루는 안정된 하루 교회 안에서 하루는 감사의 하루 지루함이 없다 미운 이가 없다 탐욕이 없다 사랑이 있다 은혜가 있다 사귐이 있다 생명의 복음이 샘이 되어 솟아나고, 눈빛눈빛 고운 얼굴들 영원을 품어 초연함이 성스럽다 거기에 하늘 사다리가 있다 시인은 목산문학회 전 회장으로 한국문인협회 회원, 고문으로 활동했다.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 회원이며 한국문학회 이사, 한국아동문학회에서 활동했으며 현재 선화교회 원로목사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