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스티어는 케이셉 라마(본명: 나이삭)와 포이즌 머슈룸(본명: 함초롱)이 멤버로 있는 힙합 크루이다. ‘빈민가 소년’부터 시작해 ‘AK47’ 등 여러 힙합음악을 발매하며 힙합씬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어느 날 케이셉은 교회 권사인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CCM을 만들라는 요청을 받는다. 처음은 거부했으나 200만 원을 준다는 말에 태도를 급선회해 힙합 CCM ‘Yo Ho Wow’를 제작한다. 하지만 여기서 어머니가 말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교회에서 주최하는 CCM대회의 우승 상금이 200만 원이라는 이야기이다. 즉 이 대회에서 우승을 해야 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 케이셉은 어머니에게 크게 화를 내며 자신의 동료인 포이즌 머슈룸과 오랜 시간동안 발길을 끊었던 교회로 다시금 찾아간다.
교회에서는 오랜만에 출석한 케이셉을 반갑게 맞이한다. 하지만 동료인 포이즌 머슈룸은 하나님을 믿지 않는 무종교인으로 “내 사전에 교회는 없다. 오늘은 그냥 200만 원을 따러 온 것일 뿐 온 세상은 가상현실”이라는 자신의 신념을 교회 전도사에게 서슴없이 내뱉는다. 계속 선을 넘는 포이즌의 막말에 자상한 미소를 잃지 않던 이돈교인 전도사 또한 참을 수 없었는지 “자존심 강한 두 어머니 앞에 재판을 받는 아기가 되고 싶니?”라며 자신의 감정을 웃는 얼굴로 표현한다.
맨스티어의 돌발행동은 예배가 시작되고 나서도 계속됐다.
“교회도 어떻게 보면 사업 아니냐”
(담임목사를 가리키며) “헌금이 다 저 사람한테 가는 거야”
이렇듯 아무리 믿음이 없는 사람이라도 교회 안에서 대놓고 하지 못할만한 말을 서슴없이 내뱉어 교인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는다. 축도 시간에서도 추임새를 넣는 바람에 인자하던 담임목사조차도 매섭게 그들을 노려보게끔 했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CCM대회, 자신있게 무대에 오른 맨스티어이지만 힙합이라는 생소한 장르는 둘째치고 가사가 교인들의 뒷목을 잡게 했다.
“십일조 11조, 언젠가 내가 낸 11조, 헌금도 안 냈던 네가 왜 시비죠.”
“할렐루야! 모두 그분을 찬양해 주 예수, 안 믿는 너네는 지옥! ‘(주)예수’ 그분께 풀 매수”
이렇게 하나하나 가사가 쏟아져나올수록 교인들의 얼굴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사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뷰티풀너드’라는 개그 유튜버의 페이크 다큐이다. 특유의 저질스러운 가사와 찌질한 행동거지를 묘사하며 현실의 힙합씬과 힙찔이들을 풍자하는 캐릭터다. 그런 맨스티어가 이번에는 교회를 소재로 하는 콘텐츠를 내놓은 것이다. 케이셉을 연기한 최제우의 경우 식전기도를 하는 등 실제로 개신교 신자로 알려져 있다. 해당 영상을 계속 보면서 재밌기는 했으나 나도 어찌됐든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에 조금 불편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원래 이 캐릭터들이 서로를 향해 패드립을 서슴치 않는 이들이었기에 그 특성상 교회라고 해서 그들의 행동이 달라질 것이라 예상할 수는 없지만 괜히 또 어느 집단에 테러라도 당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어느 기독교 유튜버는 이 유튜브 콘텐츠에 대해 신자들이 느끼기에 불편할 수는 있지만 종교에 무관심한 요즘 시대에 있어 어떤 형태로든 교회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접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흥미로운 콘텐츠라는 생각을 밝혔다. 크리스천이 생각할 때 세상이 교회에 대해 극심한 반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제는 반감이 아닌 무관심이 훨씬 큰 시대이기에 기독교가 대중 속으로 어떤 형태로든 스며드는 것이 필요하며, 비신자들이 기독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야 그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기에 반가운 일이라는 것이다.
불편함을 참지 않는 한국 교회의 특성 때문에 기독교 영화의 작품성은 나날이 퇴보하고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만 주구장창 탄생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에 기독교 콘텐츠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다양한 시도를 우리는 환영하고 응원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 이 콘텐츠를 바라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과연 이런 사람들이 실제로 교회에 온다면 나는 그들을 환영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었다. 솔직히 콘텐츠 속에 나오는 교인들처럼 아마도 경악을 금치 못하며 불편한 시선을 보내는 것에서 그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맨스티어의 이번 교회 방문 스토리는 어찌보면 가볍게 웃자고 만든 콘텐츠지만 기독교인으로서 많은 부분을 고민하게 하는 영상이 아닐까 한다.
과거 영화 ‘밀양’을 통해 진정한 회개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했듯, 교회를 부정적으로 표현한다고 해서 무작정 돌을 던질 것이 아니라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범영수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