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중앙교회의 캠프 시작 전까지, 준비할 게 너무 많았습니다. 라벨링 작업, 풍선 꾸미기 등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일들이 쌓여 있었습니다. 정신도 없었고, 끝이 보일 듯 하면 추가되는 작업에 팀원들도 서서히 지쳐갔습니다. 그러나 묵묵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하는 팀원들을 보며 저의 첫 선교를 이런 멋진 팀원들과 함께 할 수 있음에, 그들을 보내주심에 감사한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캠프 전 날, 제 인생 처음으로 노방 전도를 했습니다. 평소에 전단지를 나눠주며 예수를 믿으라고 하시는 분들을 보며 부담스러운 마음에 그냥 지나쳤던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저 또한 아이들에게 전도할 때에, 아이들이 무시하고 지나가면 어쩌지 하는 걱정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걱정 근심을 내려놓고, 주님께 기도하며 학교로 향했습니다. 아이들이 생각보다 밝은 모습으로 전단지를 받아줬고 캠프에 대해 궁금해 하는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전단지가 부족할 정도로 아이들이 관심을 많이 가졌습니다. 일본어를 하나도 모르는 나였지만, 준비해 간 멘트와 바디랭귀지로 소통했던 것 같습니다. 순수하고 예쁜 아이들이 하나님에 대해 알고, 저 아이들을 통해 일본 땅에도 복음화가 이뤄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캠프 첫 날, 현지 목사님께서 아이들의 집중력이 1분도 안돼서 힘들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예배가 시작되고 아이들을 보니 집중을 못하고 누워있거나 떠들거나 뛰어다니는 친구들 절반, 다른 친구들 눈치를 보며 소심하게 찬양하는 친구들 절반이었습니다. 그래도 아웃리치 팀이 준비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아이들 중 한 두 명씩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그럴수록 나를 포함한 선교팀은 더 열정적으로 임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셔서 다른 친구들 눈치를 보며 찬양하길 주저하던 아이들이 큰 목소리로 찬양했습니다. 또 춤을 추는 선교 팀원들을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며 머뭇거리더니, 한두 명씩 따라하기 시작했습니다. 연습도 부족했고, 부담스러웠고, 걱정도 많이 했던 무언극과 댄스, 레크리에이션 등 모두 잘 마무리했습니다. 아이들 뿐 아니라 집사님들도 너무 좋아했습니다.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보낼수록 아이들도 아웃리치 팀의 진심을 느꼈는지 저희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함께 놀고, 먹고, 자고, 사우나도 같이 하고 하루 종일 사랑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돌보고 섬기니 그동안의 힘들고 지쳤던 마음이 행복으로 바꿨고 따뜻해지며 채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이들과 선교팀 가운데 하나님께서 함께하심을 경험했습니다.
아웃리치 기간 동안 비 예보가 있었습니다. 팀원과 담당 선교사분들이 출국 당일까지 기도로 중보해줬습니다. 막상 일본에 도착하니 아웃리치 기간 내내 화창한 날씨였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단 하나도 놓치지 않으시며, 하나님께서 선교 일정 내내 함께 하심을 분명하게 경험했습니다. 아무도 다치치 않고 안전하게 캠프가 마무리됐음에 감사했습니다. 부족함을 채우시고 모든 사역 가운데 일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했습니다.
소극적이고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며 찬양과 워십을 하지 않았던 아이들, 예배에 집중하지 못하던 아이들이 예배에 집중하고, 함께 손을 들어 찬양하며 그들의 입에서 ‘최고의 코치 예수님’ ‘예수님을 찬양합니다’ 등의 고백이 나왔음에 감사합니다.
선교팀원들이 힘든 일정들로 예민해질 수 있었지만, 서로 배려하고 사랑 가득한 모습을 보여줬기에 그들을 보고 나도 힘을 낼 수 있었고, 배울 점 많은 팀원 모두에게 정말 감사했습니다. 다툼이 있어도 대화로 잘 풀 수 있음을 팀원 모두에게 예수님의 사랑 안에 거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몸된 공동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한 것은 하나도 없고 모든 것이 하나님께 일하심으로 이뤄진 일들임을 분명히 볼 수 있었습니다.
캠프가 끝나고 한 집사님께서 제게 하셨던 말씀이 기억에 납니다. 여의도교회 청년부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같이 다 믿음이 좋냐며, 오사카중앙교회에도 여의도교회 청년들 같은 청년들 몇 명만 있어도 참 좋을 것 같고, 희망이 보일 것 같다고 해주셨습니다. 청년들이 단순히 단기 선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지소적으로 일본땅을 위해 기도해주고, 이 선교를 시작으로 아예 장기선교로 와주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아웃리치 이후 꽤 시간이 지났지만 저는 오사카 땅을 위해, 교회와 목회자, 성도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마음 속에 하나님에 대해 더 알기를 원하는 마음과 복음의 씨앗이 자라며 캠프를 통해 경험한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기를 소망합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일본의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며 내년에도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고혜림 자매
여의도교회 청년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