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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에 불편한 진실과 불어 닥칠 내우외환

정교진 박사의 북한 바로보기 - 19

북한의 여성대표 잡지 ‘조선녀성’(1946년에 창간)은 김일성-김정일 시기에 조선여성들이 가장 흠모하며 따라 배워야 할 인물로 김정숙을 내세웠었다. 김정은 정권하에서도 김정숙을 계속 내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2017년 8월 15일부로 김정은이 ‘백두산 3대장군’의 반열에 등극하므로 김정숙이 그 자리에서 내려왔지만, 여전히 김정숙은 ‘백두산 녀장군’, ‘조선의 어머니’로 칭송을 받고 있는 것을 ‘조선녀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정은이 자신의 생모 고영희를 내세우지 못하는 형편을 그대로 반영해주는 것이다.

김정은이 정권을 승계한지도 어언 7년째가 다가오는데, 조선녀성 잡지에서 고영희의 이름을 찾아볼 수 가 없다. 차례는 물론이고 잡지 내용 중 어디에서도 그녀의 흔적을 발견하기 어렵다. 이만큼, 고영희는 공개되어서는 안되는 인물로 전락해버렸다.


김정일은 생모 김정숙을 내세우면서 자신의 우상화로의 정점을 찍었는데, 오히려 김정은은 생모 고영희의 존재가 드러날까 노심초사다. 비록, 김정숙을 ‘백두산 3대장군’의 위치에서 끌어내렸지만, 여전히 김정숙을 ‘조선의 어머니’로 내세울 수밖에 없는 김정은의 속사정이 꽤나 복잡할 것 같다. ‘조선녀성’에서 이것이 그대로 반영된다.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한 2012년 1월호의 차례를 보면, 1) 태양은 영원히 빛난다(김일성관련 내용) 2) 21세기의 위대한 태양(김정일관련 내용) 3)희세의 천출위인(김정은관련 내용) 순으로 배열되어있다. 그런데, 2011년까지만 해도 세 번째는 ‘희세의 천출위인’이 아니라 ‘항일의 녀성영웅 김정숙 동지를 따라 배우자’(1998. 2월호부터)가 배열됐었다.


그런데, 김정은이 자신관련 내용을 집어넣게 하면서 김정숙 관련 내용을 없애버린 것이다. 대신, ‘영원히받들리 백두산3대장군’(김정숙 포함)이라는 타이틀이 차례에 포함됐다. 그러나 2013년 1월호 부터는 이 타이틀도 사라진다. 그러다가, 2015년에 김정은 관련내용인 ‘희세의 천출위인’ 차례안에 ‘백두산 녀장군’이라는 소제목으로 아주 짧게 김정숙을 다루고 있다. 이 내용은 2017년 10월까지 나오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것을 볼 때, 김정은이 김정숙의 흔적을 완전히 지우기는 불가능한 것 같다. 왜냐하면, 북한여성들이 전적으로 따라해야할 혁명투사의 표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자리에 고영희를 내세울 수 없다고 해서 김정숙을 버리는 카드로 마냥 쓸 수는 없는 것이다.


이것이 김정은에게 있어서는 참으로 불편한 진실이다.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자신의 우상화에 속도를 못내는 브레크 작용을 하는 것이다. 북한정권은 생리상 지도자 우상화에 제동이 걸리면, 그 권력을 유지하고 지속하는데 큰 어려움이 뒤따른다. 이러한 난관에 봉착한 김정은이 하나의 돌파구로 본 것이 바로 ‘북핵도발’이다. 강력한 북핵도발을 하면서 김정은은 ‘세계의 태양’이라는 지도자상징성을 확보했고, ‘전 세계의 사회주의화’를 지향하는 ‘백두산 대국’을 완성시킬 지도자로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체제결속을 어느 정도 하고 있는 시점이다. 그러나 이것도 이제는 김정은의 뜻대로 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8일, 국회연설을 하면서 총 35분 중에 24분을 북한체제를 비판하는데 할애했다.
김정은 정권에 대해 “다른 한쪽은 부패한 지도자가 압제와 파시즘, 탄압이라는 기치 아래 자국민을 감옥에 넣었다.”고 비판했다.


또한, 2012년과 2013년에는 2억불로 추정되는 돈이 지도자들의 기념비와 탑, 동상 등의 우상화에 쓰였다고 하면서 북한을 하나의 종교집단으로 보았다. 동시에 누구도 가서는 안 되는 지옥이라고 최고수위로 비난했다.
핵 도발 관련해서는, “북한체제는 핵무기를 추구했다. 잘못된 희망을 갖고 협박으로 자신의 궁극적인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믿었다. 우리는 이러한 목표가 이루어지도록 하지 않을 것이다. 그 목표는 바로 한국을 그 밑에 두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일이 결코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또한, “지금까지도 북한은 계속해서 미국측과 일본 영토에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하며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미국자체를 위협하려고 한다. 북한 체제는 미국의 과거 자제를 유약함으로 해석했다.


이것은 치명적인 오산이 될 것이다. 이는 우리 정부는 매우 다른 행정부다.”라고 하면서 “우리를 과소평가하지 마시오. 또한 우리를 시험하지도 마시오”라고 강력 경고했다. 그러면서, 한국방문의 목적을 명확하게 드러냈다. “역사에는 버림받은 체제가 많다. 그들은 어리석게 미국의 결의를 시험했던 체제들이다.
우리 과거를 되돌아보고 더 이상 의심치 말아야 한다. 우리는 미국이나 동맹국이 협박, 혹은 공격받는 것을 허용치 않을 것이다. 우리는 미국 도시들이 파괴 위협받는 것을 허용치 않을 것이다. 우리는 협박받지 않을 것이다. 최악의 잔혹이 이곳에서 반복되도록 하지 않을 것이다. 생명을 걸었던 땅이다. 바로 그래서 저는 이곳에 왔다.”라고 하면서 도발을 멈추고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라고 강력하게 촉구했다.


김정은은 트럼프 연설을 들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트럼프의 말대로, 김정은은 미국을 오판한 측면이 있다. 더 정확히는 트럼프행정부를 전정부와 마찬가지로 유약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핵도발을 통해, 내부적으로는 체제 결속과 외부적으로는 핵보유지위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것이라고 장담했을 것이다. 적어도 벼랑 끝 협상을 통해 천문학적인 보상쯤은 기대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강공드라이브 한 이유가 바로 여기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판단오류인 것을 트럼프연설을 통해 실감했을 것이다. 미-중 빅딜전략(김정은 제거, 주한미군철수)구상도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는데다, 제7차 핵실험은 방사능 유출문제로 중국이 절대불허로 못을 박고 있는 판이다. 중국이 자신을 버릴 카드로도 만지작거리는 시점에 트럼프의 강력경고는 김정은을 밤잠 못 자게 했을 것이다. 앞으로 김정은에게 불어 닥칠 내우외환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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