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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기고

북한의 ‘어머니의 날’, 또 하나의 충성경쟁의 날

정교진 박사의 북한 바로보기 - 22

김정은은 정권을 승계하자마자 바로, 어머니의 날(2012년 5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제정했다. 이후, 북한은 매년 11월 16일을 ‘어머니의 날’로 지켜오고 있다. 특이한 것은 여기서의 ‘어머니’는 김정숙(김정일 생모), 고용희(김정은 생모)를 가리키지 않는다. 김일성의 ‘태양절’, 김정일의 ‘광명절’처럼, ‘어머니의 날’은 왠지 김정숙이나 고용희를 기념하는 날일 것 같은데 아니다. 그렇다면, 김정은의 처, 이설주와 관련된 날인가. 2014년부터 김정은이 전체인민들로부터 ‘인민의 어버이’라고 불리는 만큼, 하지만 이것은 더더욱 아니다.


특이하게도 ‘어머니의 날’은 여성동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에 속한 북한 가정 전체 어머니들을 기념하는 남한의 ‘어버이의 날’과 같은 성격이다. 그런데 올해 창립 72주년을 맞는 여성동맹 창립일은 11월 18일이다. 상식적으로 여성동맹 창립일을 ‘어머니의 날’로 제정할 법도 한데, 김정은은 그러지 않았다. 


여성동맹으로의 쏠림방지용 같지만, 그보다는 아직도 북한이 영원한 수령으로의 김일성에 맞춰진 만큼, 바로 이날은 김일성이 1961년 제1차 어머니대회에서 ‘자녀교양에서 어머니들의 임무’라는 제목으로 연설한 날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데, 2017년 올해가 제4차 어머니대회가 진행됐다고 한다. 이만큼, 어머니대회는 묻혀 있었다.


그런데, 김정은이 명맥만 겨우 이어오던 ‘어머니대회’를 ‘어머니의 날’로 파격 승격시킨 것이다. 또한, “국가적으로 어머니날이 제정된 만큼 꽃을 사다가 어머니에게 주면 좋아할 것”이라고 하면서, 자녀들이 그 어머니에게 꽃다발 선물을 하는 것을 허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감사와 사랑의 인사말을 적는 댕기는 금지했다.
지도자숭배체제 균열을 막기 위함이다. 북한매체를 통해 ‘자녀의 훌륭한 교사’, ‘휼륭한 조언자’라고 어머니의 역할을 선전하지만 그 이상의 칭송은 허락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어머니의 날’을 만든 것이 특이점이다. 그 자녀들이 어머니들에게 가벼운 선물을 해주는 것도 허용하며 더불어 이날을 기념해서 우표를 발행하는 것은 참 별스럽다. 왜, 김정은은 ‘어머니의 날’을 제정한 것일까. 단지 인민애를 과시해 ‘자애로운 어버이’라는 칭송을 받기 위함일까. 물론, 이것도 하나의 목적이 되겠지만, 이보다 더 큰 이유가 있다.


지난 11월 16일 ‘어머니의 날’을 맞이해서 노동신문은 ‘축하를 받으시라 복받은 조선의 어머니들이여’라는 사설과 함께 ‘사랑과 정을 다해 조국앞에 내세우리’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속에 ‘어머니의 행복’이라는 노래를 소개했다.
“눈비에 젖을가 바람에 질가 고여온 그 사랑으로/아들아 소중히 너를 키워서 조국앞에 세워주리/열두자락 치마폭에 온갖 시름 안고있어도/그것이 둘도 없는 어머니의 락이란다/…” 이 노래를 창작한 김은숙의 입을 빌려 그 창작동기를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어머니에 대한 노래가 얼마나 많습니까. 어느날 저는 취재길에서 김광철영웅의 어머니를 만나게 됐습니다. 떠나간 아들 몫까지 합쳐 원군길을 끝없이 걷는 영웅의 어머니, 아들은 비록 곁을 떠나갔지만 조국 앞에 그런 자식을 낳아 키운 것으로 하여 무한히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는 기쁨의 눈물이 어리여 있었습니다. 그날 밤 나는 창작적 흥분으로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이 나라 어머니들의 행복, 그것은 언제나 조국이라는 큰집과 이어져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기자가 말한 김광철은 1990년대 초, 안전고리가 풀린 수류탄을 자신의 몸으로 덮어 부대원을 살리고 대신 죽음으로 공화국영웅칭호를 수여받은 병사이다. 그는 90년대의 첫 영웅으로 대대적으로 선전됐으며 ‘김광철 따라 배우기 운동’이 각급 학교에서 실시되기도 했다. 심지어는 학교명이 김광철 이름으로 개명되기도 하였다(구장군의 김광철고등중학교). 군대에서는 고의적으로 김광철을 흉내내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다.


노동신문 사설은 ‘장군님의 저 병사가 내 아들이라 말할 때 그것이 둘도 없는 어머니의 행복이란다’라는 노래도 소개하면서 “우리 어머니들은 자기가 낳은 자식이 당과 수령을 받드는 길에서 위훈을 세우고…당과 수령앞에 영웅자식, 애국자식들을 키워 내세우는 것이 바로 우리 시대 어머니들의 진정한 보람인 것이다”라고 필설하고 있다. 또한 ‘어머니의 행복’이 노래뿐만 아니라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소개하면서 그 관련 내용을 담았다. 영화 속 어머니가 아들을 훈계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 장군님은 이보다 더 험하구 끝이 없는 산발들을 넘으시며 나라의 방방곡곡 안가시는 데가 없지 않더냐. 우린 이제 집에 가면 따뜻한 아랫목이 있지만 우리 장군님 가시는 그 길엔 언 몸을 녹이실 아랫목조차 있겠는지.”라고 했다는 것이다. 기자는 “위대한 장군님께서 무엇을 생각하시는지, 그이의 기쁨이 무엇이고 그이의 근심이 무엇인가를 항상 생각하며 자식들을 참되게 키워나가는 영화의 주인공, 이것이 어찌 영화에 그려진 진호 어머니의 모습뿐이랴. 아버지가 섰던 초소에 아들을 세우고 맏아들이 전사한 최전연초소에 둘째자식을 또 세우는 병사들의 어머니, 바로 이들이 모성영웅들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글들을 통해, 김정은이 ‘어머니의 날’을 제정한 목적이 뚜렷이 드러난다. 바로 그 자녀들을 희생적 영웅들로 키워내라는 것이다. 수령결사옹위의 길에 한목숨 서슴없이 바친 길영조 영웅처럼, 김광철 영웅처럼, 총폭탄 정신의 혁명투사로 키워내는 모성영웅이 되라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어머니의 날’은 북한여성들이 모성영웅이 될 것을 총 다짐하고 선언하는 날로, 김정은을 향한 또 하나의 충성경쟁의 날에 불과하다.


정교진 소장

침례교통일리더십연구소 소장

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북한통일연구센터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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