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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12월, 백두산 정상에 오른 이유

정교진 박사의 북한 바라보기-24

김정은이 12월 8일 백두산 정산에 올랐다. 이것을 기사화한 남한 매체들은 대부분 장성택 처형 전에 삼지연회합을 거론하면서 이번 등반도 그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이미 김정은에게 찍힌 핵심 엘리트인 황병서(전 총정치국장, 상좌로 강등)와 김원홍(전 국가보위성 제1부국장, 정치범수용소 수감)은 당원에서 박탈되고 이미 숙청됐다. 복귀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김정은은 이 엄동설한에 왜 백두산 정상에 오른 것일까.
크게 두 가지로 추정해볼 수 있다.


첫째, ‘백두산 3대장군’ 등극의 당위성 확보이다. 아직, 북한은 공식적으로 김정은을 ‘백두산 3대장군’이라 공표하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이미 제시한 바 있다. 언젠가는 반드시 선언해야 할 것이다.
이번 12월 백두산 등정은 그 수순을 밟는 행보이다. 9일자 노동신문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혁명의 성산 백두산에 오르시였다” 제목의 기사에서는 김정은과 백두산을 다음과 같이 연결시키고 있다.


“나라의 일만산악을 거느린 조종의 산 백두산은 그 웅건장중한 뫼부리에 백설을 흩날리며 자기의 위대한 주인을 또다시 맞이한 기쁨으로 령묘한 정기를 내뿜고 있었다.” ‘자기의 위대한 주인을 또다시 맞이한’이라는 문장에서 백두산의 새로운 주인이 김정은이라는 것이다. 그 김정은이 아무도 올라보지 못한 최정상에 섰을 때, 백두산이 최상의 날씨로 맞이했다고 강변한다.


“강설을 헤치시고 찾아오신 최고령도자동지를 맞이한 백두산은 눈보라치는 12월에 아직 그 누구도 올라와보지 못한 백두산정점에까지 오르신 그이 앞에 만년장설을 이고 솟아있는 숭엄한 자태를 한껏 드러내며 엄동설한에 성산이 생겨 처음 보는 류달리 쾌청한 날씨를 펼치였다.” 또한 ‘희세의 천출명장을 모신 감격을 간직하듯’이라며 백두산을 의인화하기도 한다.


“위대한 조선의 ‘11월대사변’을 이루시고 백두산을 찾으신 그이를 우러러 천변만화의 조화를 부린다는 천지의 호심도 천기를 다스리시는 희세의 천출명장을 모신 감격을 간직하듯 거울처럼 맑고 푸른 물결에 기기묘묘한 령봉들과 눈부신 해빛을 비끼여안고 신비로운 황홀경을 펼치고 있었다.” 여기서 김정은을 ‘천기를 다스리시는 희세의 천출명장’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쉽게 이해하면 ‘백두산 장군’이다. 그것도 천기(天機)를 다스리는 백두산 장군으로 김정은 우상화에 있어 영웅화를 뛰어넘어 신격화조짐이 보이는 문장이다. 그런데, 여전히 ‘백두산 3대장군’으로 직접 기술하지 않고 있다. 북한인민들에게 김정숙이 백두산 3대장군으로 그만큼 강하게 각인된 것이다.  하지만, 이달 연말에 개최되는 ‘만리마선구자대회’시에는 ‘김정은 백두산 (3대)장군’이라는 현수막이 내걸릴 지도 모른다.


우선, 김정숙을 더 이상 ‘백두산 3대장군’이라고 칭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12월 24일 김정숙 생일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지만, 김정숙을 단지 ‘백두산 위인’, ‘혁명의 어머니’, ‘항일녀성영웅’(12월5일, 10일)로만 칭하고 있다. 심지어, 12월 13일자 노동신문은 “김정숙 녀사를 따라배우는 일본녀성주체사상연구회대표단 도착”이라는 제목에서 김정숙을 단지 ‘녀사’로 표현하고 있다.


두 번째, 김정은이 백두산 정상에 오른 이유는 전체인민들로 하여금 외부세력에 대한 결사항쟁의 전의를 불태우기 위한 것이다. 한에서는 11월 29일 ‘화성-15호’ 발사를 “11월대사변”이라고 표현한다. 즉, 핵무력의 완성을 뜻한다. 12일 평양에서 열린 제8차 군수공업대회에서 김정은이 직접 육성으로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핵동결이나 비핵화를 추진하던 국제사회는 더 강력한 압박과 제재를 할 것이다. 김정은은 이에 대한 대비가 반드시 필요했다. 무엇보다 체제결속 및 리더십확보 가 시급했을 것이다. 이에 김정은은 12월 매서운 찬바람을 맞으며 혁명의 성산인 백두산에 오른 것이다.


노동신문 기사에서도 이것을 잘 보여준다. “천하를 굽어보는 백두산에는 이 땅에 불어오는 온갖 역풍들을 백두산바람으로 산산이 부셔버리고 력사의 흐름을 정의와 진리의 한길로 주도해 가시는 위대한 김정은 동지를 따라 나가는 영웅조선의 앞길을 막을 힘은 이 행성에 없다는 승리의 희열이 끓어 번지고 있었으며 백두의 해돋이마냥 밝고 창창한 눈부신 조선의 미래가 빛발치고 있었다.”


김정은의 핵강국 전진으로의 목표 또한 분명히 나타나 있다. “만난을 과감히 뚫고 사회주의승리의 진군로를 힘차게 열어 가시는 절세의 영웅, 민족의 위대한 은인이신 백두의 천출명장 김정은 동지께서 흰 눈 덮인 12월에 백두산정에 오르시여 새기신 뜻깊은 자욱은 우리 조국을 세계가 우러러보는 천하제일강국으로 더 높이 떠올리실 원대한 웅지와 주체조선의 앞길에 최후승리의 려명을 앞당겨오신 력사적인 행보로 빛을 뿌릴 것이다.” 김정은은 그 목표(핵강국 전진)를 다시금 12일 군수공업대회에서 천명했으며 북한매체는 이를 역사적 결정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의 핵무력 완성에 대한 자신감으로 받아들였는지, 제재일변도였던 미국이 돌연 다른 제스쳐를 보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북한과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제시한 것이다. 북한매체는 당장, 트럼프가 김정은 앞에 무릎을 꿇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을 할 것이다. 결국, 북한은 연말에 개최되는 ‘천리마선구자대회’에 축포를 터트리는 것인가. 김정은은 더 기고만장해지려나.


정교진 소장

침례교통일리더십연구소, 고려대 북한통일연구센터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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