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가 교회분쟁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 제공자다. 분쟁을 유발하는 주된 직분은 담임목사(58%), 원로목사(7%), 부목사(3%)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교회문제 상담소는 교회 내 발생하는 분쟁의 주요 원인은 교회 리더십의 ‘재정 전횡’과 ‘인사 및 행정 전횡’이라는 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또한 2018년 교회 문제로 상담해온 117개 교회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담임목사 때문에 교회에 분쟁이 생겼다는 교회는 68개로 전체의 58%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개혁연대는 ‘재정전횡’과 ‘인사 및 행정전횡’은 최근 5년간 교회분쟁 핵심 요소 1, 2순위 항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분쟁 유형을 살펴보면 재정 전횡이 21곳(18%)으로 가장 많았고, 인사와 행정 전횡이 19곳(16%), 세습이 11곳(10%), 성폭력이 5곳(4%)으로 집계됐다. 목회자와 함께 교회분쟁을 심화시킨 직분은 장로와 당회였다. 통계조사에 의하면 ‘분쟁 유발에 동조한 직분’에서 장로(당회)가 전체의 3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담임목사(24%) 전도사(7%) 노회(6%) 등이 뒤따랐다. 이는 교회에서 영향력이 큰 직분일수록 다수의 분쟁을 유발시켰고, 6%를 차지한 노회(또는 지방회)는 지교회의 분쟁을 수습보다는 분쟁을 부추겼다는 점은 한국교회에 큰 숙제를 남겼다.
교회 내 분쟁요소 때문에 상담을 신청한 내담자의 직분은 주로 ‘집사(38%)’였다. 장로(18%) 평신도(17%) 권사(9%)가 뒤를 이었다. ‘집사’나 ‘평신도’는 ‘교회운영 문의’나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상담을 요청했다. 상담 내용은 투명한 재정 운영을 위한 방법, 교회법 문의, 정관 도입에 관한 내용 등이다.
상담 교회가 소속된 교단으로는 예장(통합) 총회가 29곳으로 가장 많고 예장(합동) 총회가 20곳, 기독교대한감리회가 12곳으로 교단의 규모가 클수록 상담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석 교인 수 500명 미만의 중소형교회의 상담건수는 매년 증가 추세다. 지난해 출석교인 100명 이상 500명 미만인 교회는 36%, 100명 미만인 교회는 21%를 차지해 중소형 교회 교인들이 예전보다 교회 내의 문제의식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것이 눈에 띈다. 교회분쟁의 주된 갈등 원인이 목회자라는 사실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해결책보다는 그 숫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교회의 인사·행정·재정의 권한이 여전히 소수의 목회자에게 집중되어 있어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일부 개교회는 담임목사를 신격화 해 문제를 더 크게 만든다. 건강한 교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성도들의 영성과 지성, 그리고 기도가 절대적이다. 교회마다 “내 교회는 아냐”라는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내 교회 문제일 수 있다”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교회분쟁 예방 활동에 주력하고 제직회의나 재정 문제 등이 담긴 건강한 교회 매뉴얼을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어쨌든, 교회분쟁은 세상 방식이 아닌 성경이 주는 지혜로 풀어야 한다. 각 교단 총회는 개 교회를 배려하고, 목회자는 자신에게 주어진 막대한 권한을 내려놓아야 하며, 교인들은 목회자에 대한 권위를 존중하면서 공동체 모두가 건강한 교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올바른 신앙관과 협동사업을 펼쳐야 할 것이다. 우리교단 108차 총회의 핵심 사업인 ‘교회 세움’도 결국은 목회자를 세우는 것이다. 목회자가 살아야 교회가 살고 교회가 살아야 나라가 사는 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