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답보다 질문에 초점을 맞춘 답변서

삼성 창업가 이병철의 하나님┃황의찬 지음┃248쪽┃12000원┃CLC


    

고 이병철 회장은 대한민국의 기업인으로 삼성의 창업주이자 초대 회장이다. 그는 전자산업의 불모지였던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일으킨 주역으로 이후 셋째 아들인 이건희가 아버지가 시작한 반도체 산업을 본격적으로 부흥시켜 오늘날의 삼성을 일구었다. 지금의 삼성, CJ그룹, 신세계그룹이 모두 이병철로부터 비롯돼 소위 범삼성가라 불리며 현재 대한민국과 전세계에 거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는 생전에 흡연을 즐겼던 것이 원인이 돼 폐암이 발병했다.

 

10년에 가까운 투병 생활 끝에 19871119일 저녁 55,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77세로 세상을 떠났다. 시간이 흘러 2012년 크나큰 이슈를 불러일으킨 서적이 출간했다. 차동엽 신부가 저술한 잊혀진 질문이 바로 그것이다. 이병철 회장은 자신이 죽기 한 달전에 절두산성당 박희봉 신부에게 ()이 존재한다면 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가?”라는 물음부터 지구의 종말(終 末)은 오는가?”까지 총 24개의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그 질문의 답을 듣기 전이 회장은 세상을 떠나고 말았고, 시간이 흐른 후 차동엽 신부가 그 질문의 답을 책으로 엮은 것이 바로 잊혀진 질문이다.


이 회장의 24개의 질문이 세상에 등장한 후, 자신이 그 답을 알려주겠노라며 많은 이들이 구도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기자가 서평을 작성하기 위해 조사를 하면서 허경영과 신천지 교주 이만희까지 이병철 회장의 24개 질문에 답을 내리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 그만큼 이병철 회장이 던진 질문의 파장이 굉장히 크다는 점과 이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자 하는 군상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기자가 황의찬 목사(온고을·사진)이병철의 하나님을 처음 받아봤을 때 이분도 늦게나마 이 흐름에 올라타셨나 보구나란 생각을 하기도 했다.

책은 기본적으로 이병철 회장의 24개 질문에 답을 하는 형식을 취하면서 그의 삶을 통해 왜 이러한 질문을 하게 됐을지를 추측한다. 지금까지 세상에 나왔던 다른 답변서들과는 달리 질문에 대한 답에 집중하기보다 이 회장의 삶의 근저(根柢)에 무엇이 있었기에 이러한 질문들이 나왔는지를 추적하는 것이어서 오히려 더욱 흥미롭다. 저자 황의찬 목사는 이것은 이병철의 인간 냄새가 풀풀 나는 책이라며 지금까지 답변서는 너무 거룩했다. 24가지 답변만을 내놓고 끝났다. 이병철이 어떻게 살았는지는 묻지를 않는다며 자신의 저서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설명했다.

 

기자는 이병철 회장이 죽기 전에 신에 대한 질문을 했다는 것을 설교를 통해 듣기는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질문들이었는지 이 책을 보고 나서야 알았다. 창조론을 비롯해 신정론, 예정론 등 다양한 신학적 주제들이 포함돼 있어 간단하게 답을 내리기는 쉽지 않은 문제들이었다. 그런데 황 목사는 만약 이병철 회장의 질문에 대한 답을 집중해서 알고 싶다면 자신의 책보다 철학자 김용규 씨의 백만장자의 마지막 질문을 읽을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본인의 책을 홍보해도 모자랄텐데 남의 책을 추천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만큼 황 목사는 질문의 답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그 안에 내재된 원인을 파고 들어간다.

 

사실 이러한 기독교 변증과 관련한 책은 C. S. 루이스 등 여러 작가들의 출판물들이 이미 오래 전부터 나온 상황이기에 만약 저자도 질문의 답에 집중했다면 그저 흔한 책 한 권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에 불과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병철의 삶을 접목을 시켜 왜 이러한 질문이 왜 나오게 됐는지, 그리고 인간 이병철의 삶에 대해 돌아보고자 시도했다는 점에서 여타 답변서 와는 차별화된 특징을 지니고 있다.

 

황 목사는 이번 책을 저술하기 위해 20권 가량의 서적을 읽었다고 밝혔다.

이병철 회장의 자서전은 물론이고 그 주위 사람들이 쓴 평전, 그리고 그가 푹 빠졌던 논어도 현대판을 구해 읽으며 이병철의 삶을 관찰했다. 황 목사가 관찰한 인간 이병철은 자신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리더이자 선구자, 그리고 독재자로 압축될 수 있다. 황 목사는 이 회장이 죽기 직전 24가지 질문을 던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추론했다. 자신의 주위에 예스맨밖에 없는 상황에서 진정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줄 절대자를 찾고 싶었다는 것이다. 황 목사는 아마 그가 살아있을 때 답을 들었다면 만족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어쩌면 하나님께서 그 답을 알려주시기 위해 답을 듣기 전에 부르신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목사는 인터뷰 전에 책 속에 숨겨진 의도가 있다며 기자의 특별한 질문을 기다린다고 기대했다. 그리고 자신의 책을 통해 많은 논란(이야기)거리가 생겨도 좋다며 기꺼이 이를 환영할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저자가 특별히 강조한 말이기에 무엇인가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면 좋겠다는 기대도 있지만, 신학을 하지 않은 기자로서는 답을 찾기 어려웠다.

 

일단 답보다 질문에 초점을 맞춘 답변서라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기에 저자의 의도를 알기 쉽지 않았다. 무엇인가 답을 내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만족스럽지 못할 수도 있지만 이병철의 삶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위로를 얻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할 만 하다.

범영수 차장



총회

더보기
‘AI, 목회의 긍정적인 협력자로 활용하라’
115차 총회(총회장 최인수 목사)는 교회가 직면한 위기와 기회를 함께 고민하며 미래를 준비하자는 취지로 지난 12월 1일부터 3일까지 미래교회 목회세미나를 개최했다. 12월 3일 세 번째 주제는 ‘AI와 목회 적용’으로 세종꿈의교회(안희묵 대표목사)에서 교단 주요 목회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세미나는 총회 전도부장 박한성 목사(세종꿈의)의 사회로 시작됐으며, 최인수 총회장(공도중앙)이 환영사를 전했다. 이어 우리 교단 제73대 총회장을 역임한 안희묵 목사(세종꿈의)가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롬 12:2~3)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최인수 총회장은 “오늘은 인공지능이라는 문화 혁명의 시대에 목회자들이 이를 수용하고 활용해야 할 때”라며 “우리 목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세우는 귀한 시간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인사했다. 안희묵 목사는 “시대의 변화를 민감하게 읽고 변치 않는 복음을 시대에 맞게 전하기 위해서는 이를 받아들이고 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목회자에게 필요하다”며 “AI가 우리를 위협하는 도구가 아니라 목회의 새로운 잠재력을 여는 조력자로 바라본다면 오늘 세미나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상적으로 보면 예수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