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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이스라엘 탐방

복음의 뿌리를 찾아-1

3년 전 1월, 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을 뒤흔들기 직전 그 땅을 밟았다. 세워진 지 겨우 4년 남짓한 미자립교회의 배부른 행보였다. 온 성도로 하여금 성경 속 지명을 입체적으로 떠올리게 만들겠다는 담임 목사의 말씀 중심 목회 지향성이 불러 낸 거룩하고도 거국적인 사단(事斷)이었다. 올 1월, 기세 꺾인 코로나 덕분에 다시 한 번 그 땅을 밟았다. 아마도 가보지 않은 최후의 성도가 짐을 꾸려야 이 복된 소요가 멈출 것인데 교회가 조금씩 자라나고 있으니 끝을 가늠할 길이 없다. 


3년 마다 일명 뿌리 이스라엘 원정대의 구성원이 달라지는 것은 거의 필연적 요소다. 그도 그럴 것이 마련해야 하는 비용이 결코 적지 않은데다 최소 7~10일 정도의 외유가 허락돼야 하다보니 경제적, 일상적 처지에 결행 여부가 달려있다는 점 그리고 각종 예약, 예매일을 앞당길수록 비용이 절감되다보니 순례일보다 수개월 앞선 시점에 참여여부를 확정지어야 하는 등 알고 보면 은근 모험심이 요구되는 여정이기 때문이다. 


성지순례가 마치 선별된 자들만 갈 수 있는 듯 소개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인데,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 안에 있음을 고백하는 신자의 관점에서 분명 순례 여정은 여느 여행과 차별된 걸음이다. 그런 맥락에서 본격적인 여행기를 펼치기에 앞서 잠시 한 부분을 짚고 가자. 


대부분의 교회가 순례를 기획하며 간과하는 것이 순례객의 피로도를 고려하지 않은 숙소의 선택인데 저렴한 비용을 선호하다 보니 숙소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어 여정에 대한 집중도를 현저히 떨어뜨린다. 중간 이상급의 숙소에서 비교적 양질의 휴식을 취한다 해도 청년층조차 여행사가 제안하는 보편적인 일정을 힘겨워한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예배이자 묵상으로 귀결돼야 하는 순례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날의 피로를 충분히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숙소의 선택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담임 목사의 선경험을 바탕으로 여행사와의 소통과 협의의 과정을 충분히 거치며 전 일정을 계획한 덕분에 우리는 두 번의 성지순례 모두 참석자 전원으로부터 높은 별점을 받았는데, 심지어 이번 2차 순례의 경우 구성원의 절반이 요즘 아이들이라 통칭되는 중고대학생이었다. 


여행사가 제안하는 모든 일정을 무조건 따르기보다 가보지 않아도 되는 장소는 과감히 생략하고 숙소에서의 휴식 시간을 조금 더 보장받는다거나 현지 시장을 방문하는 등의 문화 체험으로 대체했던 것과 같은 시도가 순례 여정의 질을 오히려 상승시켜 줬다. 실례로, 예수승천기념교회의 경우 예수 그리스도가 승천할 때 발자국을 남긴 것으로 알려진 이른 바 승천 바위를 중심으로 세워졌다 전해지는 곳으로 진위 여부를 순순히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장소여서 1차 때와는 다르게 2차 때에는 과감히 방문을 생략했다. 성지와 순례라는 각 단어가 지닌 특유의 무게감 때문이랄지 대게 이 여정에 대해 경직된 태도를 가지게 되는데 유연한 사고가 불러오는 이득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국의 초겨울 내지 늦가을에 가까운 이스라엘의 1월은 우기인데다 이동 경로에 따라 여러 계절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일기의 변화무쌍함이 특징이라 한 계절 옷만을 소지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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