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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의 지도자

113차 총회가 법적인 논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114차 총회 의장단 및 총무를 선출하기 위한 입후보자의 예비등록일이 7월 9일 예정돼 있다. 대의원들은 현재 교단에 산적해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금 교단의 위상을 세울 수 있는 의장단과 5년 임기의 총회 행정을 감당할 차기 총무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런 만큼 현재 파행을 겪고 있는 총회와 내홍을 겪고 있는 기관의 현안을 보다 행정적으로 냉정하게 처리할 교단 안팎의 지명도 있는 화합형 청지기가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한 때다. 최근 몇 년간 계속된 진영논리와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지도자를 선출하는 과정이 반복된 것도 부인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교단을 위한 정책이나 방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바라보기보다 특정 후보의 지지 성향에 의존해 지도자를 선출해왔다. 물론 근래 단독으로 입후보하면서 이러한 문제들은 크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임원을 선임하거나 각 기관에 이사를 파송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는 것이 사실이다.


교단 안팎에서 침례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다. 그동안 교단에서 간과했던 문제들이었으며 관심을 가지고 교단이 하나되고 협력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면 침례교회 관련 문제들은 충분히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런 만큼 우리 스스로 이와 같은 상황까지 이르게 된 점을 깊이 반성하고 회개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누구의 잘못이나 누구의 문제로 결부시켜 마치 교단의 폐해를 일으킨 주범으로 낙인찍는 언행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가 침례교회라는 하나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목회자이며 사명자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교단 정치를 하기 위해 목회자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목회자는 교단의 정의구현을 실현하기 위한 심판자로 세워진 자가 아닌 복음을 증거하기 위해 세워졌다.


차기 교단의 지도자는 침례교 정체성을 온전히 이해하고 교단의 협동정신과 개교회주의를 존중하며 침례교회를 대표하는 역할을 감당해 주기를 바란다. 개교회의 부흥과 성장을 위해, 선교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기관들과 연합회, 단체 등과의 연대와 협력을 먼저 생각하며 조화롭고 화합하며 모두를 하나로 다시 묶을 수 있는 구심체 역할을 감당하는 지도자가 나와 주기를 바란다. 개인의 명예보다는 실추된 교단의 이미지를 회복시키고 교단 발전에 최선을 다해주는 의장단이 선출되기를 우리는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의원들은 먼저 극단의 대립과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현안을 세상법이 아닌 성경으로 해결하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편을 가르는 정치적 대결과 정쟁은 당장 멈추고 양보와 화해, 이해와 협력, 용서의 리더십을 보여야 할 때다. 따라서 차기 총회 지도자를 꿈꾸는 목회자들은 본인이 기득권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과감하게 버리고 3500여 침례교회를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섬겨야 할 것이다.


‘교단의 미래가 없다’, ‘교단에 희망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 교회는 언제나 문제가 있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례교회는 오직 말씀만을 붙들고 살아왔다. 아무튼, 다시 한 번 교단의 화합을 소망하며 이제라도 교단의 모든 반목과 갈등이 사라질 수 있도록 대의원 모두가 함께 기도하며 총회 의장단과 총무선출에 보다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