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전 인류가 맞이하고 있는 기후 위기는 정의상 단순히 극단적인 날씨의 변화뿐만이 아니라 물 부족, 식량 부족, 해양 산성화, 해수면 상승, 생태계 붕괴 등 인류 문명에 치명적 위험을 초래하는 전 지구적 위기의 상태를 의미한다.
많은 인자가 계속해서 기후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과학자들은 지난 50년간 관측된 지구온난화가 그 주요 원인이고 이는 대부분 인간 활동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서 지구 온도 상승을 가능한 섭씨 1.5캜 이내로 제한하도록 노력하고 이를 위해 향후 2050년도까지 탄소중립의 사회를 이루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탄소중립이라 함은 인간 활동에 의한 탄소 배출량을 최대한 감소시키고, 흡수량을 증대해 순 탄소 배출량이 제로가 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국가와 기업이 녹색 경영과 녹색 성장을 꾀함으로 미래를 향한 지속가능성을 추구해야 함은 물론이고 온 국민이 모두 생태 친화적인 삶의 양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와 같은 위기의 때에 교회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이 기후 위기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가?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우리의 홈(home)인 지구를 잘 다스리고 보존해야 할 본질적 사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연 우리는 순종함으로 그 사명을 잘 감당하고 있는가? 환경 문제는 일부 환경 보호 단체나 운동가들의 몫이라 여기며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머나먼 남의 이야기로 치부하며 무사안일주의에 빠진 것은 아닌지 참으로 회개하는 마음으로 돌이켜야 할 때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교회 예배와 설교에 하나님의 창조 세계 돌봄(creation care)에 대한 메시지와 자연 친화적 삶의 양식에 대한 강조는 거의 부재하고 성도들의 교회 생활 안에서도 그와 같은 실천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여기서 환경주의나 자연보호라는 말이 아니라 창조 세계 돌봄이라고 표현이라고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이 자연 세계를 이해할 때 기계적인 체계로서가 아니라 이 세계의 주인 되신 창조주 하나님을 우선으로 고려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현재 인류가 당하고 있는 기후 위기의 문제는 신학적 문제요 신앙의 문제라는 것이다. 즉 이 문제는 단순히 성경과 복음을 떠난 인본주의적 사회 윤리 사상이나 해방신학의 고유 주제만이 아니고 “하나님의 창조 세계 돌봄(creation care)”이라는 성경에 명시된 하나님의 명령이자 언약 백성의 순종 문제이다.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의 복음을 믿고 구원을 약속받은 하나님 나라 백성의 변화된 삶의 양식은 생태 친화적 삶의 양식이어야 함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기독교 신앙 진리의 일부인 것이다.
오늘날 기후 위기의 문제는 각 로컬 교회 공동체에 속한 기독인들의 구체적 삶의 변화에서부터 그 해결의 열쇠가 있으므로 한국교회는 성경대로 믿고 행하는 신행일치의 생태 윤리 실천 운동을 펼쳐가야 할 것이다.
한상화 교수
아신대학교 조직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