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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고질병

이규호 목사
처음사랑교회

인류 역사상 지금보다 풍요로운 시대는 없었다. 지금은 지나온 시절보다 훨씬 더 나아지다 못해 흘러넘친다. 먹는 것보다 버리는 것이 더 많다. 한 해 우리나라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이 1조원 든다고 한다.
이를 경제적 가치 손실로 보면 그 금액이 25조원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삶이 이렇게 편리해지고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회는 각박하다. 그래서 오늘날 가장 흔한 질병은 바로 우울증이요, 신경 쇠약증이다. 지금 이대로 간다면 앞으로 우울증 환자가 더 많이 속출할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되는 걸까? 우리는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지만 노력한 만큼 채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지쳐 있고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 세계에서는 결혼해서 자녀를 갖는 것보다 더 많은 스펙을 가지려고 한다. 그래야 이 불안한 시대를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러한 편안한 삶, 멋진 삶을 추구하고, 꿈꾸지만 그것이 가능할까?


보이는 세상은 신기루와 같다. 한 순간의 즐거움은 얻을 수 있지만 금방 허무감이 몰려온다. 사람들은 쾌락이 자신을 만족시켜 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거부하거나 포기하지 못하고 열심히 취하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세상이 모두 편안함으로 질주하고 있다. 혼자 사는 것이 불편하면 결혼 할텐데 세상은 혼자 살아도 불편하지 않도록, 아니 오히려 편안하도록 바뀌어 가고 있다.


고난을 싫어한다. 고난이 오면 잘못된 것이고, 실패한 것으로 안다. 그러나 우리의 진정한 삶은 실패와 슬픔이 있을 때 아름다울 수 있다. 소금을 그냥 먹으면 짜서 먹을 수 없지만 음식에 들어가면 아주 훌륭한 맛을 낸다. 고난과 슬픔이 괴롭고 고통스럽지만 우리 인생의 속으로 들어가면 묘한 맛을 낸다. 진한 여운을 남긴다. 그런데 이런 재료가 없이 만들어 낸 인생은 밋밋하다.


지금은 개인주의가 팽배하다. 타협이나 배려나 용서가 없이 삭막하다. 현대인의 고질병은 나 중심으로 사는 것이다. 관용은 고난이라는 즙에서 나온다. 융합과 회합이 좀 어렵더라도 그것을 통해 사회와 공동체는 아름다워지고, 향기가 난다. 좋은 그림은 밝은색만 가지고는 어렵다. 어두운색도 같이 조화를 이루어야 비로소 훌륭한 그림이 되는 것이다. 그림 뿐인가?


어느 젊은 사형수가 있었다. 사형을 집행하던 날, 형장에 도착한 그 사형수에게 마지막으로 5분의 시간이 주어졌다. 28년을 살아온 그 사형수에게 마지막으로 주어진 최후의 5분은 비록 짧았지만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다. 마지막 5분을 어떻게 쓸까?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삼키면서 가족들과 친구들을 잠깐 생각하며 작별인사와 기도를 하는데 벌써 2분이 지나 버렸습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하여 돌이켜 보려는 순간, 이제 3분 후면 내 인생도 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눈앞이 캄캄해졌다.


지나가 버린 28년이란 세월을 금쪽처럼 아껴 쓰지 못한 것이 정말 후회가 됐다. 다시 한번 인생을 더 살 수만 있다면 하고 회한의 눈물을 흘리는 순간 기적적으로 사형집행 중지명령이 내려와 간신히 목숨을 건지게 됐다. 구사일생으로 풀려 난 그는 그 후, 사형집행 직전에 주어졌던 그 5분간의 시간을 생각하며 평생 시간의 소중함을 간직하고 살았으며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마지막 순간처럼 소중하게 생각하며 열심히 살았다.


그 결과, “죄와 벌”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영원한 만남” 등 수많은 불후의 명작을 발표해 톨스토이에 비견되는 세계적 문호로 성장했다. 그 사형수가 바로 도스토예프스키였다. 우리에게 고난의 시간은 절대 불필요한 시간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귀중한 것을 얻는 사간이다.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현대인들이 너무 편안함을 찾는다. 이것이 고질병이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아무런 희망이 없을 때이다, 그러나 더 깊이 들어가면 우리를 정말 더 힘들게 하는 것은 희망 없는 상태가 아니라 거짓 희망을 안고 사는 것이다. 희망이 없을 때는 아무것도 희망하지 않는다. 그런데 거짓 희망은 이뤄질 수 없는 것을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때의 허망함과 절망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세상은 거짓 희망으로 가득하다.


세상에서 말하는 희망은 신기루처럼 실현 불가능하고, 또 실현된다고 해도 진정한 희망이 될 수 없다. 이런 거짓된 희망을 가지고 산다면 날마다 바닷물을 먹는 것처럼 목마름을 느끼고 살 수밖에 없다. 현대인의 고질병을 고치는 길은 세상이 주는 편안함을 거부할 때 가능하다. 세상이 주는 편안함은 우리를 잘 못 된 길로 가게 만든다.


어느 중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문제를 냈다. A4 종이를 가장 멀리 보내는 방법은? 학생이 말했다. 비행기를 만든다, 종이를 바닥 위에 두고 발로 슬라이딩을 한다. 부메랑처럼 옆으로 힘껏 날린다.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가장 정확한 답을 쓴 학생이 있었다. 그의 답은 종이를 구겨서 던져야 한다고 했다.


우리 인생도 구겨질 때 더 많은 것을 얻고, 더 행복해질 수 있다. 그것도 많이 구기면 구길수록 더 멀리 갈 수 있고,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현대인의 고질병을 고치려면 구김을 무서워하지 않는 것이다. 편안함만을 추구하지 않는 것이다. 편안함보다 고난 뒤에 있을 승리를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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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수 총회장 “희망과 변화를 이끌어내겠다”
115차 총회 81대 총회장 이·취임 감사예배가 지난 10월 24일 경기도 화성 라비돌리조트에서 총회 임역원과 교단 목회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1부 감사예배는 총회 전도부장 박한성 목사(세종꿈의)의 사회로 총회 군경부장 이길연 목사(새서울)가 대표로 기도하고 경기도침례교연합회 대표회장 이병천 목사(지구촌사랑)의 성경 봉독, 배진주 자매(공도중앙)의 특송 뒤, 이동원 목사(지구촌 원로)가 “깊은 데로 나아갑시다”(눅 5:1~6)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동원 목사는 설교를 통해, “침례교 목회자의 특징이라고 하면 단순하게 말씀을 사랑하고 가르치는 것이며 그 말씀을 붙들고 최선을 다해 복음 전도에 우선순위를 다하는 것”이라며 “침례교회가 다시 부흥의 계절, 아름다운 침례교회의 계절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오직 말씀에 순종하고 복음을 전하는 일에 전념하는 총회가 돼야 하며 새로운 교단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정직한 성찰과 회개로 과거를 극복하고 주님의 말씀만을 향해 나아가는 총회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2부 축하식은 사회부장 윤배근 목사(꿈이있는)의 사회로 81대 총회장 최인수 목사(공도중앙)가 80대 총회장 이욥 목사(대전은포)에게 이임패를 증정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