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간 우리와 함께했던 무더위가 이제 이별의 눈물이라도 흘리는 양 억세게 비가 쏟아지던 아침 7시의 인천공항에 그토록 반가운 얼굴이 나타났다. 바로 카잘 우딘 목사였다.
인도 아쌈주 암구리라는 오지마을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사역을 하는 귀한 하나님의 종. 그가 광주 성림교회(김종이 목사)의 초청으로 한국에 온 것이다 그는 한국은 말할 것도 없고 태어나서 외국 나들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그가 한국에 온 것은 코로나사태에도 불구하고 역동적으로 되살아나는 한국교회의 생명력과 복음의 진수를 배우고자 무려 40시간의 기나긴 여정을 거쳐 한국에 왔다.
그는 엄격한 수니파 무슬림인 부모 아래서 철저하게 이슬람 교육을 받고 살다가 지금의 부인을 만나 진리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남으로 거듭나서 이제는 모진 박해 속에서도 우리 주 그리스도를 주변의 힌두교도들에게 전파하는 사역을 하고 있다. 기독교에 대해 적대적인 힌두인들을 전도하기 위해 어린 학생들에게 공부를 가르치면서 아울러 복음을 전하고 있다. 결국은 그 학생들로 하여금 자기 부모를 예수께 인도하는 선교전략을 갖고 학교를 세워 선교를 하고 있다. 그 학교가 암구리 갈보리 미션스쿨로 현재 학생수가 300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사역이 가능했던 이유는 카잘 목사의 사모인 브로풀라가 인도 현직교사였기 때문이다. 교사라는 직업을 내려놓고 철저히 주님께 헌신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코끼리가 수시로 민가를 공격하고 코브라가 또아리를 틀고 있는 암구리라는 지역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물도 없고 전기도 공급받지 못하는 오지 중의 오지였지만 지금은 성림교회와 자매관계를 맺어 상수시설을 갖추고 학교건물과 예배당 건물도 지어 그 지역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전진기지가 됐다. 이제는 신학교도 설립해 전임사역자들을 양성하고 있다.
그는 인천공항에서 광주로 오는 차 안에서 주위 풍경을 보며 “뷰티풀”을 연호하면서 한국의 자연환경에 감탄을 연발했다. 성림교회에 도착해 그립던 얼굴들과 마주하고 또한 한 번도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기도와 물질로 후원하고 있는 사랑하는 형제자매들을 뜨거운 환영으로 한국에서의 첫 일정을 시작했다.
인도에도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있지만 그들은 부족이라는 경계를 넘지 못하고 자기들의 부족안에서만 공동체를 구성해 신앙 생활을 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많은 교회가 있지만 부족별로 파편화돼 부족교회로 서 있는 것이다. 카잘 목사에게는 원대한 꿈이 있다. 바로 인도 전역에 부족의 경계를 뛰어넘어 복음이 살아 역사하는 1000개의 교회를 세우고자 하는 것이다.
이번 방한은 팬데믹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는 한국교회의 현장을 생생히 목격하기 위함이다. 감사하게도 카잘 목사가 방문한 기간은 성림교회의 2주간에 걸친 새가족 초청주간이었다. 매일같이 반찬 등을 만들어 거리로 나가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나눠주며 전도하는 모습들, 새벽마다 많은 성도들이 부르짖으며 기도하는 모습들, 주일날 초청받아 교회명부에 등록하는 수많은 사람들, 또 그 수많은 사람들을 섬기는 성도들의 모습들이 카잘 목사에게는 새롭고 떨리는 감격이었다.
<카잘목사와의 인터뷰>
Q : 한국에서 가장 인상적인 게 뭐였나요?
A : 살아있는 예배와 찬송, 섬기시는 성도님들의 환한 얼굴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청소년 주일학교의 소그룹 분반공부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Q 한국에서 지내면서 한국음식은 어땠나요?
A 우리 인도도 주식은 밥이라 한국에서 밥을 먹는 것에 익숙했고, 특히 김치랑 된장찌개가 가장 맛있었습니다. 인도에 가서도 많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내년 2월달에 청소년집회를 준비 중에 있는데 이번에 성림교회 청소년 찬양페스티벌에 서 주의 음성을 듣고 우리 인도인들에게 정말 시급한 건 조직이나 숫자가 아니라 부활의 주님이 나타나심으로 만유가 회복해야 함에 큰 소망을 갖게 됐습니다.
카잘 목사는 지금까지의 자신의 사역은 조직문화를 통해 교회부흥을 이루고자 했다고 말하면서 한국에 와서 크게 깨달은 게 하나님은 조직을 통해 일하시는 분이 아니고 오직 순종과 기도로 역사하심을 목격했다면서 인도 고향으로 돌아가면 사역의 방향을 새롭게 정립하겠다고 고백했다.
3주간의 한국생활을 마지고 돌아가면서 카잘 목사는 다시금 마음을 새롭게 다잡는다고 했다.
하나님의 집으로 세워지지 않으면 마치 모래 위에 세워진 성과 같음을 알았다고 한다.
조직의 형태나 프로그램이 아니라 성령으로 세워지는 하나님의 집, 그 집을 세워 나감에 대한 부푼 꿈을 안고 올 때는 두벌 옷만 가져왔던 그가 갈 때는 성도들의 사랑이 듬뿍 담긴, 사랑하는 어린 학생들에게 줄 선물을 3개의 캐리어에 가득 채워 인도 복음화의 열망을 품고 인천공항 출국장을 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 하길 간절히 기도한다.
제공=광주성림교회
정리=범영수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