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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자유’ VS ‘창조 신앙 수호’

21세기 갈릴레오 재판 박영식 교수 사태 점입가경

서울신학대학교(총장 황덕형) 박영식 교수 징계 의결 요구 관련 사건이 일파만파로 퍼져 갈릴레오 재판의 재림이란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사건의 시작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신대 교무처장 이용호 교수에 따르면 2019년 하반기 신학전문대학원 입시에서 많은 학생의 지원을 유도함으로써 대학원 미달 사태를 방지하고 등록금 재원을 확충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창조과학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 K 박사를 강사로 임용하고 창조과학 과목들을 개설했다. 


이에 박영식 교수는 창조과학에 대한 비판을 SNS에 게재하면서, 서울신대 졸업생 J 박사와 격렬한 온라인 논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교단 안팎의 수많은 이들이 논의에 가세하면서 사태가 확대됐다가 잠잠해졌다. 하지만 2021년 9월 다시 J 박사가 박 교수의 창조신학을 정식으로 비판하며 다시 SNS 상에서 격렬한 논쟁이 진행되던 중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소속 모 지방회의 감찰회 목회자들로부터 박영식 교수의 저술과 논문에 대한 신학적 내용에 대한 고발이 담긴 서류가 학교로 접수됐다.


이에 따라 서울신대는 2021년 10월 신학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박영식 교수의 연구물 등에 대한 신학 정체성을 검토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법인 이사회에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박영식 교수의 의견을 듣고자  했다.


이후 조사를 마무리하며 박영식 교수는 2022년 6월 7일에 ‘신학적 고백과 반성’이란 자필 서명 문서를 통해 자신의 주장 가운데 내용적으로 오해를 살만한 부분이 있음을 인정하고 이를 수정해 “복음주의 신학과 우리 교단의 신학의 전통과 고백들을 신학적으로 수용하고 해명하는 일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또한 황덕형 총장에게는 그에 준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해 이메일로 “성결교회 창조론 연구” 연구논문을 제출하기로 약속했다. 


2023년 9월 박영식 교수는 “성결교회의 창조 신학 구성을 위한 기초작업”이란 제하의 논문을 작성해 등재지에 발표했고 대학본부에서는 이사회에 보고하기 위해 이 논문이 상기 약속된 내용을 품고 있는지를 검토했으나 약속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내렸다. 


박영식 교수의 목사 안수에 대한 공격도 있었다. 지난 2023년 8월 초 익명으로 박영식 교수의 목사 안수 과정에 대한 검증을 요청하는 문서가 교무처로 접수됐던 것이다. 


이에 대학본부는 박영식 교수에 대해 교단 및 외부에서 제기되는 신학적 정체성 논란이 대학 건학 및 교육 이념에 위배되며 타인에 대한 모욕적인 글을 SNS에 게시한 것은 교원으로서 품위 손상과 대학 명예를 실추시킨다고 판단해 법인이사회에 보고했고 법인이사회의 요청에 따라 징계 절차를 진행했으며, 논란이 되는 목사 안수 과정 절차 위배는 교단에 검증을 요청했다.

 


“교권 침해 말라” VS “유신진화론, 성결교 창조 신앙 아냐”
이 문제가 공론화되자 여러 곳에서 입장문을 내고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서울신학대학교 교수협의회(회장 박영식 교수)는 지난 3월 8일 박영식 교수에게 전달된 서울신학대학교 법인 이사회의 징계 의결 요구와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명백한 교권 침해”라고 박 교수를 옹호했다. 서울신대 졸업생과 재학생 243명도 박영식 교수의 징계를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나섰고 지난 4월 17일 전국 조직신학자들과 성공회대, 숭실대, 연세대 교수들과 과학과 신학의 대화 모임도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박영식 교수를 향한 서울신대의 행위를 비판하고 나섰다.


반면 서울신대 신학부 교수 25명은 4월 15일 ‘서울신학대학교 신학부 교수 성명서’를 발표하며 “자연발생적인 진화를 통해서 인간이 출현했다고 주장하는 진화론과, 진화론을 신학에 적용하며 성경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요소를 포함한 유신진화론이 기독교대한성결교회가 고백하는 창조신앙과 그리스도의 구원에 관한 고백과 일치하지 않음을 확인한다”고 밝히며 학교의 손을 들어줬다. 해당 성명과 관련해서는 황덕형 총장의 압력이 있었다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전 총회장 지형은 목사(성락성결)는 “서울신대 교수들의 학문적 양심과 소신, 이사회 행정의 신중함과 정당성, 이미 외부로 확대된 여러 상황의 원만함이 절실하다”며 “우리 교단 외부에서 온통 얘기들을 하고 있는데 교단이 떠밀려서 개입하는 모양새가 될까 걱정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박영식 교수 징계 의결 요구와 관련해 아직 교단적인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박영식 교수 “왜 나를 이렇게까지 괴롭히나”
당사자 박영식 교수는 “나는 교단 100주년 사업으로 출간한 ‘성결교회신학’ 집필에 참여했고 성결교회의 창조신학을 위한 논문을 작성하기도 했다”며 “성결교회가 보수복음주의나 근본주의, 문자주의를 배격하고 웨슬리안 사중복음에 기초한 건강하고 유연한 신학을 전개해 온 정통성 있는 교단임을 잘 알고 있다. 특히 창조론과 관련해 성결교회의 목회자와 신학자는 한결같이 성경은 과학책이 아님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황덕형 총장은 지난 2020년 사이비 과학과 극단적인 문자주의에 근거해 예수 탄생이 5월이라고 주장하는 공학박사에게 성서학 강의를 맡겨놓고도 신학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2년 전의 보고서들을 최근에 보고 깜짝 놀랐다. 미리 짜놓은 프레임으로 나의 본의를 왜곡 위조했고 작위적인 추론과 과장을 거쳐 나를 이단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20년 전의 목사 안수 절차와 관련해서도 이미 문제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음에도 학교 보직교수가 직위를 이용해 사실 관계를 왜곡하는 다른 내용과 함께 이를 기사화했다. 도대체 왜 나를 이렇게까지 괴롭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통탄하는 심정을 밝혔다. 

범영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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