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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국 목사의 회상록> 돈 싫어하는 사람도!


경로석에 앉다보니 맞은편에 수염을 길게 기르고 가방을 둘러맨 노숙자 곁에 냄새 때문인지 아무도 앉지 않았다. 그를 흔들어 5,000원을 주면서 받으라고 했더니 잠이 와서 그런지, 몸이 피곤해서인지, 만사가 귀찮아서인지, 말없이 손을 옆으로 흔들며 싫으니 그만두라는 표현이었다.

옆에 앉은 사람들이 눈이 휘둥그레했다. 돈 싫다는 사람? 돈에 무관심한 사람? 세상에 돈 안받는 사람이니! 돈에 사죽을 못 쓰는 세상에 돈이면 간까지 빼내주는 황금우상 아래 수전노로 미친 세상인데... 불쌍한 노숙자 전도를 가끔 해오면서 별다른 사람들을 또 만났다.

노숙자 중에 중견기업체에 전무까지 지낸 사람도 있었고, 많이 배운 사람도 있고, 병자와 정신이상자, 온갖 종류의 직업, 연령, 이유가 있는가 하면 여자 노숙자도 끼어 있었다. 건장하고 멀쩡한 사람도 있었다. 한번은 목사님 내게 2,000원만 주십시요해서 보니 구면이었다. “돈 받아 술 사먹으려고 하시지?” “아니요, 술 안 사먹을테니 주세요.” “얼굴에 글씨가 술이라고 쓰였으니 못줘.” 가방에 든 몇 개 빵을 꺼내어 줬더니 기분 나쁘게 받다가 하나가 떨어지기에 내가 집으려고 하니 그가 먼저 재빨리 집어 들었다. 그러나 또 전철입구에서 2,000원만 달라는 소리가 들려 옆을 보며 또 술 사먹을려고?” “ 아니요 절대로 술을 안 사먹겠습니다.” 그의 눈동자와 음성과 태도를 감지하니 그럴 것 같아 돈을 주며 신앙생활을 권면했다.

언젠가 구정에 노숙자들이 생각나서 30만원을 갖고 전도하러 서울역을 찾았다. 추위를 이기기 위해 지하통로에 누워있는 처음 만난 사람에게 천원짜리 돈을 주었더니 손을 흔들어 싫다고 했다. 그래도 빵이라도 사먹으라고 해도 싫다고 해서 돈이 적어서 안 받는가 해서 그 다음에 만난 사람에게는 5,000원을 주며 따뜻한 국수라도 사먹으라고 하니 손을 흔들어 싫다고 했다. 머리맡에 가까이 앉아 얼굴덮개를 벗기니 그는 나를 쳐다보더니 돈은 필요없고 입고 있는 잠바를 달라고 해서 돈은 집어넣고 잠바를 벗어줬더니 기뻐하며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는 10, 20배 수지 맞았다.

노숙자들은 5,000원을 상대하지 않는구나생각이 들어 그 다음 사람에게 푸른색깔 세종대왕 사진을 줬더니 기뻐하며 뺏듯이 받았다. 그가 소리를 치니 여러명이 이곳저곳으로부터 삽시에 모여들었다. 각각 나눠주고 설날 명절을 잘 보내고 가까운 남산교회로 나가도록 권면했다.

한번은 고속버스 뒤쪽 길가의 노숙자에게 돈을 주고 지나가는데 뒤에서 고함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무슨 소리소리를 질렀다. 오라는 것 같아 가까이 가니 무슨 욕설을 하는데 취중에 혀가 굳어서인지 내용은 확실치 않으나 앉아서 손가락질을 하며 길거리로 돈을 내던져서 재빨리 바람에 날려가는 돈을 붙잡았다. 세상에 돈주고 도리어 배터지게 실컷 욕을 얻어 먹었으니 자기를 거지로 생각하고, 돈이 적어서, 정신이상자여서, 돈 있는 자들에게 원한이 있어서인지....’ 돈 소리만해도 배속의 애기도 빨리 나온다는 세상인데, 돈 돈 그놈의 돈이 무엇인지 세상에!

그런데 가끔 헬라의 견유학파의 철학자 디오게네스(Diogenes)의 후배들을 만나는 듯 했다. 그는 음식을 구걸하고 가난에도 자족하며 부끄러워하지 않고 건물 안팎이나 길거리 또는 통나무 속에 기거하며 낮에 등불을 켜고 아데네 거리를 다니며 정직한 사람을 찾는다고 소리치는 높은 도덕율로 살았다.

 

성 어거스틴( Augustine)의 말

부자들을 약대나 노새에 비유한 것은 결코 부당한 비유가 아니다. 왜냐하면 낙타들이나 노새들은 그들의 등에 인도산 자주빛 옷과 보석들과 향료들과 독한 술을 싣고 사막과 언덕과 산을 넘어 꾸불꾸불한 길을 가는데 긴 행렬을 이루고 호위하는 종들이 수행한다.

저녁이 되어 야영지에 이르면 그 모든 귀중하고 무거운 짐들이 등에서 내려진다. 피로에 쌓인 약대들이 보여주는 것은 등위의 검푸른 줄무늬의 상처 자욱들 뿐이다. 금과 자주옷으로 화려하게 꾸민 자들도 이와 같다. 이들은 인생의 저녁이 갑자기 자기들에게 닥쳐왔을 때에 재물을 악하게 사용함으로 말미암아 그들 위에 새겨진 죄악의 상흔들 외에 보여줄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있지 않았다.”

바리새인들은 돈을 좋아하는 자”(16:14) 베드로에게 돈주고 성령 받으려 한 시몬 마구스 마술사(8:18~20) 재산을 팔아 부부가 짜고 숨겨서 심판(5:1~16) 돈궤를 맞고 도적질(12:6) 하는 것도 부족하여 스승 예수를 노예의 몸값인 은 30에 팔아 넘기고 (14:11, 22:5, 27:3) 목메어 자살한 가룟 유다(1:18) 바울에게서 돈을 받을까하여 더 자주 불러서 이야기한 돈벌레 벨릭스 유대 총독(24:26) 등의 수전노들에 대조하여 성전에서 돈바꾸는 사람들의 돈을 엎으신 예수(3:15, 21:12)는 부자의 많은 헌금보다 과부의 두 동전을 크게 칭찬(12:42)하셨고, “돈을 사랑함이 일만악의 뿌리”(딤전6:10)라고 한 바울 사도의 훈계를 깊이 명심할 것이다.

돈에 대해 초연하게 사신 예수님은 엄히 훈계하셨다.“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며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며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6:24)

 

한계희와 한명회

한계희는 세종 대왕때 벼슬이 좌찬성에 오르고 공훈으로 서평군에 봉해졌으나 청렴결백하여 황희 정승같이 가난하여 겨우 보리죽으로 끼니를 이어갔다. 상당 부원군으로 제종형인 한명회는 한강 남쪽에 압구정이란 정자를 짓고 노래와 춤에 기생도 옆에 끼고 호탕하게 부귀영화를 누렸으나 한계희는 좋아하는 것이라곤 책이었고 호연지기로 천하를 품는 군자였다.

한명회는 부귀가 왕궁에 달해 세상 사람이 모두 부러워했으나 한계희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고 빈한한 삶에 태연자약했다. 친형인 서원군 한계미가 보기가 민항해서 간혹 무엇을 보내주면 절대로 받지 않고 그대로 돌려보냈다.

한번은 서원군의 제안으로 상당 부원군이요 영의정인 한명회의 집에서 문중회의를 열고 년로한 서평군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으니 함께 도와주기로 했다. 모인 문중은 서명을 하고 청렴결백한 공덕을 치하하고 선한 말로 격려하고 뜻을 모은 것이 약소하지만 홍인문 밖의 논 열섬지기를 바친다고 한명회가 대표로 기록하여 보냈다. 서평군의 회답은 친척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지금처럼 운명대로 살겠다고 회신했었다.

어릴 때 부친은 고려의 삼대(三大) 개국 공신인 청주 땅의 대머리 동리의 한란 선조에 대해 상세한 얘기를 들려주셨고, 칠삭둥이로 권람을 데리고 정변의 대사를 일으켜 세조를 옹립하고 충신은 불사이군의 표방이 된 한명회 선조에 대해 얘기했지만, 동시에 세종조에 황희 정승과 대등한 인물이요 군자인 서평군 한계희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그러면서 주중불언진군자(酒中不言眞君子) 재상분명대장부(財上分明大丈夫), “술취해도 말이 없는 사람이 참 군자며 금전거래가 분명한 사람이 대장부라고 일러주셨는데 잊혀지지 않는다.

10배의 돈을 갚은 허씨가 큰 부자에게 찾아가 당돌하게 말했다. “일만양을 주시지요!” 부자는 대꾸없이 찾아온 사람의 이름조차 묻지 않고 종들에게 지시하여 곧바로 돈을 내어 주게 했다.

주위의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이 들어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큰 돈을 묻지도 않고 달라는 대로 즉시 내어 주십니까?” 부자는 빙그레 웃으면서 나는 10만양을 갚아주었네. 그것은 10배이지?” 사람들은 아무리 빌린 돈으로 큰 부자가 되었다고 해서 본전에다 이자를 붙이든지 하는데 갑절로 갚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10갑절로 갚아 주는가? 세상에 남의 돈 떼어먹기를 밥 먹듯이 하는데...’ 이웃 사람들은 머리를 갸우뚱했다.

세상에 마음과 재물이 넉넉한 사람도 후하게 갚아주거늘 하나님은 천지만물을 우리에게 거저 주셨고 심지어 독생자 예수님까지 내어주셨는데 그의 복음을 위해 충성한 자들에게는 10배가 아니라 100배로 갚으신다고 말씀하시지 않았는가?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나와 및 복음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어미나 아비나 자식이나 전토를 버린 자는 금세에 있어 집과 형제와 자매와 모친과 자식과 전토를 백배나 받되 핍박을 겸하여 받고 내세에 영생을 받지 못할 자가 없느니라” (10:29-30)

 

한명국 목사

BWA전 부총재

예사랑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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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믿음으로 도약하는 ‘라이즈 업 뱁티스트’
3500여 침례교회가 함께하는 2025 전국침례교회 연합기도회 ‘라이즈 업 뱁티스트’가 지난 6월 1일 저녁 7시 30분, 대전은포교회(이욥 목사)에서 시작됐다. 이번 기도회는 6월 13일까지(6월 7일 제외) 전국 12개 교회에서 열리며,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되고 있다. ‘더 큰 믿음으로 도약하라!’란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연합기도회는 대전은포교회에서 첫 문을 열었다. 대전은포교회 찬양팀의 찬양으로 시작된 예배는 대전침례교연합회 회장 임헌규 목사(자성)의 기도, 다음세대캠프 홍보 영상 상영으로 이어졌다. 총회 전도부장 이황규 목사(주우리)의 인사에 이어 총회장 이욥 목사가 환영사를, 총회 총무 김일엽 목사가 광고를 전했다. 이욥 총회장은 “올해로 5년 차를 맞은 라이즈 업 뱁티스트가 어느 때보다 말씀과 기도를 사모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3500여 교회 목회자들이 함께하면서 성령의 역사, 치유, 영혼 구원의 역사가 펼쳐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헌금 시간에는 찬양팀 ‘더 웨이’가 특별찬양을 했고, 참석자들이 함께 공동기도문을 낭독했다. 공동기도문에는 △나라와 민족 △라이즈 업 뱁티스트 △다음세대를 위한 기도 제목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