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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His+story?

 

질문이다. ‘아프리카는 어디에 있는 나라인가?’ 이 질문에 순간 머리를 굴려가며 축척된 지식을 동원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질문은 처음부터 잘못된 질문이다. 왜냐하면 아프리카는 국가가 아니라 대륙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것을 모를 사람이 있겠는가? 2001614일 스웨덴 요텐베리에서 미국의 43대 대통령 조지 W. 부시는 “Africa is a nation that suffers from incredible disease”라고 말했는데 그 말을 옮기면 이렇다.

 

아프리카는 엄청난 병을 앓고 있는 국가입니다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아프리카는 대륙이므로 nation이 아닌 continent를 사용했어야 맞다. 그가 알고 그랬는지 모르고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말실수를 부시즘(Bushism)이라고 부를 정도로 그는 엉터리 영어를 하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우리는 본뜻과는 다른 의미로 영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 가지 예를 든다면 ‘diet’라는 단어의 사용이다. 특히 뚱뚱한 사람들에게는 인생의 대명사 같은 단어가 되고 있다. diet가 살을 빼는 행위나 운동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diet의 본래 의미는 식단또는 식이요법이다. 물론 뜻만 통하면 되는, 소위 소통만 되면 되지 뭐 그렇게 따지느냐고 항변할지도 모른다. 그렇다. 소통하면 된다. 하지만 바른 소통을 하여야 한다. 바르게 소통하지 않으면 잘못된 결과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바른 소통은 바른 단어, 바른 의미를 통해서 가능해 진다. 결코 뜻이 통하고 말만 통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더욱 진리를 증거 하는 기독교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2013년 진흥원에서 발행한 우리교단 여름성경 학교 교재의 주제가 히스토리히스토리=His+story’.

 

히스토리는 His story(하나님의 구원 이야기) 우리는 구원의 통로로 되어 있다. 무엇을 이야기하려 하였는지는 대충 알듯하다. 하지만 주제의 표현을 굳이 이렇게 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집필진과 진흥원에 묻고 싶다. 의도는 이해하지만 바른 단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전인수라는 말처럼 우리식으로 해석하여 왔던 단어를 답습하듯,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history’‘his story’, 그의 이야기가 영어에 대한 지식이 짧았던 시절에는 모두에게 감동을 주었던 것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의 지식과 정보가 넘치는 시대다.

 

과거의 어떤 주장이나 역사적 사실로 믿어왔던 지식들까지도 허구 내지 왜곡으로 드러나고 있는 시대다. 그래서 잘못되었던 것을 바로잡는 진실의 시대가 되었다. 과거에는 단어 또는 문장 해석을 잘못하여 큰 낭패를 보아도 어쩔 수 없지만 지금은 이를 도울 수 있는 많은 지식 정보들과 전문 지식인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도 금년 교단 여름성경학교 공과의 주제가 이러한 오늘의 세태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당당히 히스토리=His story’로 하였다.

 

그동안 기독교 일부에서 ‘History’‘His(그의)+story(이야기)’, 마치 이것이 ‘History’의 어원인 것처럼, 그래서 ‘History’, 즉 역사는 예수의 이야기라고 주장하곤 했는데 문맹 인이 많았던 과거에는 아멘을 불러오기에 충분한 해석이었지만 오늘은 전혀 그렇지 않다. 진리는 진리대로, 지식은 지식대로 전해야 한다. 일리가 있다하여 진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글에서는 역사의 의미와 어원, 유래를 말하는 것을 지양하고 ‘His+story’의 잘못됨을 지적하며 금년 여름성경학교 공과의 잘못됨과 대안을 요구하고자 한다. 영어에는 많은 접두어가 있다. 하지만 History는 불행(?)스럽게도 단어 앞에 붙어서 그 단어의 의미를 변화시키거나 덧붙이는 접두어가 없다. 일반적으로 지식의 탐구·조사·탐문 등의 뜻을 지니고 있는 단어일 뿐이다.

 

결코 HistoryHisstory로 나누어질 수 없는 단어다. 그럼에도 2013년 우리 교단의 어린이들은 ‘History’‘His+story’로 두 단어가 합하여서 되어 진 단어로 배우고 이해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상을 접하게 됐다. 아니 믿을 수 있게(?) 됐다. 이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구세주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그럴듯하게 전하고 싶은 욕심은 이해하지만, 잘못된 것을 마치 옳은 진리처럼 가르치며 그릇된 우월감을 가지고 복음을 전하는 것은 결코 주님이 뜻이라 할 수 없다.

 

교단 공과는 교단의 또 다른 대표적 얼굴이다. 그 얼굴이 어원에도 맞지 않는 잘못된 전통적 해석과 적용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공과를 발행함에 있어 신중에 신중을 기하며 공과의 내용을 감수 하는 과정이 절차적으로 있었다면 이러한 잘못된 것은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교단의 교육부장의 역할이 어디까지인지는 모르지만 총회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물론 진흥원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진흥원을 관리 감독하는 이사들을 총회가 파송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 교회에서 역사의 주인으로 예수그리스도를 이같이 가르치는 것까지는 막을 길이 없지만(이것도 당연히 안 된다.) 적어도 교단의 공과만큼은 단어 하나, 문장 하나까지 객관적이어야 하고, 진리적이어야 한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전하는 구세주 예수그리스도가 진리이시기 때문이다. 여름성경학교 교사 강습회가 각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줄 안다. 그 강습회에서만이라도 교사들에게 이 부분을 바르게 설명하고 바로 잡기를 희망한다. 더 나가 개 교회에 수정문을 보내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내용은 그렇지 않다고 항변할지도 모른다.

 

한 단어 한 문장을 보고 시시비비하지 말고 전체 집필 의도를 보고 이해해 달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어원적으로나 학술적으로도 맞지 않는 단어가 한 줄이라도 삽입되어 있다면 항변 또는 변명보다는 수정하는 신속함을 발휘하는 것이 더 현명할 것이다.

 

질문으로 시작했으니 질문으로 갈무리 한다. “침대는 과학인가?” 불행스럽게도 그 시절 침대는 과학이다라고 답하는 아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면 이번 성경학교에 참여한 우리 교단의 어린이들은 ‘History’를 무엇이라고 답할까? 혹시 ‘History=His+story?’

 

계인철 목사 / 광천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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