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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세대 사역,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한국CCC가 주최한 여름수련회에 8000명가량이 모였던 적이 있다. 원래 1만 명은 거뜬히 모이는 여름수련회이었기에, 개인적으로는 위기감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2025년 침례교 청년선교캠프’가 ‘NEW Generation, NEW Challenge’란 주제로 7월 7~10일 한국침례신학대학교 교단기념대강당에서 열렸다. 총회 청소년부와 한국침례신학대학교, 세계선교훈련센터(WMTC) 등이 공동 주관한 행사였다.


준비된 무대를 보니 마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멋스러움이 느껴졌다. 캠프 현장의 열기 역시 그 어떤 청년 집회 못지않았다. 말씀 앞에 무릎 꿇는 시간, 찬양 가운데 터져 나온 눈물과 결단, 교회별 나눔 시간을 통한 공동체의 회복은 분명 ‘다음세대의 희망’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그러나 그 감동 뒤에 남은 하나의 숫자가 마음을 무겁게 했다. 3500여 교회를 가진 교단에서 청년 400명만이 모였다는 사실은, 교단 전체 청년 인구를 고려할 때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질문을 던진다.


선교계에는 이런 말이 있다.

 

“숫자에 연연하지 마라. 그러나 숫자를 무시하지도 말라.”


400명은 전국 각지의 교회에서 모인 청년들이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 의미가 없진 않지만, 교단이 주최한 유일한 청년선교캠프라는 점에서 보자면 결코 많은 수는 아니다. 오히려 이 숫자는 침례교단의 다음세대 사역이 어디에 와 있는지를 보여주는 냉정한 지표로 읽힌다.


무엇이 이런 상황을 만들었을까? 일선 교회들의 무관심일까, 아니면 총회의 홍보 부족일까?
최근 임시총회와 같은 이슈는 여러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지만, 정작 청년캠프에 관한 이야기는 거의 들을 수 없었다. 지방회 차원의 광고에서도 임시총회에 대한 공지는 흔한 듯 하지만, 다음세대 캠프에 관한 공지가 과연 있었을지는 의문이다. 총회와 지방회의 관심과 의지, 그리고 소통의 우선순위에 대해 다시 물어야 할 시점이다.


또 하나는 대형교회의 구조적 무관심이다. 대형교회 청년부 상당수는 자체적으로 캠프를 운영하며, 교단 연합 캠프에는 좀처럼 참여하지 않는다. 찬양팀이 총회 행사에서 봉사하긴 하지만, 이번 캠프 같은 행사에서 참가자로 참석하는 일은 거의 보기 어렵다. 일정 조율의 어려움, 프로그램 중복, 교단 소속감의 약화 등의 이유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교단 청년사역을 ‘공동의 과제’로 인식하지 않는 태도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무관심 뒤에는 대형교회를 대하는 교단의 자세도 문제로 작용한다. 항상 ‘후원자’로만 바라보며 물질적 지원만 기대하는 분위기 속에서 진정한 협력과 참여를 이끌어내긴 어렵다.


이번 캠프는 분명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청년들’의 현장이었지만, 동시에 그 부르심에 응답하지 않은 수많은 교회들과 청년들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자리이기도 했다.


문득 어린 시절, 교회 주일학교 시절에 참석했던 여름캠프가 떠오른다. 캠프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무더위 속 2시간이 넘는 집회는 꽤 힘들었다. 시골교회 출신인 내게 다른 지역 교회 친구들과의 만남은 참 즐거운 경험이었다. 몇몇 친구들과는 펜팔도 주고받았다.


그런 소박한 추억과 만남이 지금의 다음세대들에게도 이어지길, 그런 만남의 장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

범영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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