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도 무더운 여름을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교회들의 여름 사역도 무더위를 잊을 만큼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다음세대들의 방학을 맞아 진행되는 여름 캠프와 선교 비전캠프, 그리고 총회가 주관하는 청소년 캠프와 어린이 캠프는 이미 대표적인 여름 사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개교회 차원에서도 산간이나 바닷가에 위치한 수양관, 팬션, 리조트 등에서 부서별 또는 전교인이 함께하는 행사를 통해 교회 내 화합과 공동체 의식을 일깨우는 사역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교단을 대표하는 지구촌교회의 경우, 지역 복음화를 위해 전국 62개 교회를 대상으로 각 부서별 선교팀이 지역을 섬기고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펼치고 있다. 이는 침례교회 안에서 귀한 협력의 사례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처럼 바쁘고 풍성한 여름을 보내고 있는 교회들이 있는 반면, 그러한 사역조차 감히 생각하지 못하는 교회들도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바로 미자립교회와 농어촌교회들이다. 이들 교회는 여름 사역을 전개할 수 있는 재정조차 확보하지 못한 경우가 많으며, 목회자조차 생존의 문제에 내몰려 있는 현실이다. 급격한 인구 감소로 인해 사람 구경조차 힘든 농어촌 지역의 교회들은, 말 그대로 여름 사역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과연 우리가 함께 협력해 선을 이루는 침례교 공동체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때다. 물론 우리 교회의 사역, 공동체가 하나 되는 사역도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가 기쁘고 즐거운 시간 속에서 여름 캠프를 진행하고 있을 때, 누군가는 캠프는커녕 텅 빈 예배당을 홀로 지키며 ‘언젠가는 교회가 소멸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강단을 붙들고 있다. 낡은 시설조차 제대로 손볼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위기의 교회를 섬기고 있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오직 믿음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동역자들이다. 우리는 협동하는 공동체, 협력하는 공동체로 하나님 나라 확장과 세계 복음화의 사역을 감당하는 교단이다.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신약교회, 초대교회의 사명을 계승한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공동체가 점점 “협력”과 “연합”이라는 구호로만 남게 된다면, 진정한 침례교 정신은 더 이상 살아 있는 정신이라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위기의 교회를 돌보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작은 교회들이 서로 연합하고, 지방회 내에서도 목회의 위기, 사역의 위기, 교회의 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교회들을 살피고 돌보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자립하고 있는 지방회와 자립이 어려운 지방회가 서로 연계하여 여름철 헌신과 섬김의 사역을 함께 도모하는 것도 침례교회가 실현할 수 있는 협동 사역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갈등과 상처, 아픔이 있는 교회와 지방회가 서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협력의 기회를 통해 소통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그동안의 오해와 반목, 갈등은 해소될 수 있는 실마리를 찾게 될 것이며, 치유와 회복의 여정이 시작될 것이다.
전국 3500여 침례교회가 진정으로 하나 되는 길은, 하나님의 말씀 위에 굳건히 세워진 공동체가 세상의 파고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복음을 지켜내는 데 있다. 그리고 그것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연약함에 힘을 보태며 함께 위기를 극복해나갈 때 실현될 수 있다. 이 여름이 바로 그런 협동의 장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