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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교회 모습 속 오늘날 교회 상 찾자

서평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회들이 굉장히 많다. 국내 최대 성도들이 출석했던 교회부터 시작해서 화려하고 웅장한 예배당을 선보인 교회, 매 주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예배하며 주중에는 다양한 사역을 전개하며 세상의 영향력을 미치는 교회. 하지만 이런 교회만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밥상 공동체에서 예배하며 교제하는 교회도 있으며 카페와 같은 공간에서 교제하며 말씀을 나누는 교회도 있다. 집 전체를 소그룹 모임으로 이끌며 깊이 있는 말씀 묵상과 적용, 나눔을 통해 사명을 감당하는 교회도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가 잠시 잊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초대교회의 모습이다.


초대교회로 다시 돌아가거나 초대교회의 원형을 그대로 적용하라는 것은 물론 아니다. 시대마다 상황마다 환경에 따라 믿는 자들의 모임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했다. 예루살렘교회도 안디옥교회도 로마교회도, 에베소교회도 분명 무엇인가 다른 모습을 띠고 있었을 것이다. 이들의 교회 모습은 과연 어떤 교회일까?


이 책은 초대교회의 자연스러운 모임과 나눔, 성만찬과 함께 이뤄지는 애찬, 말씀 선포, 말씀 공부 등 오늘날 교회가 감당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역을 자연스럽게 한 가정에 모인 이들을 통해 구현해 내고 있다. 로마제국의 식민지 출신이지만 로마인이라고 자부하는 주인공인 푸블리우스는 유대인 부부인 아굴라와 브리스가라(브리스길라)의 집에 초대를 받게 됐다. 로마인에게는 활발하고 복잡한 수도 내에서 한적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집에 대한 호기심은 대단했다.


주인공의 시선을 통해 본 저녁식사는 로마인들이 생각하고 염두에두고 있는 형식이나 격식과는 판이하게 다름을 보게 된다. 처음 초대받은 손님에게 가장 상석의 자리를 내주거나 주인과 종이 한 자리에 앉아서 같은 종류의 음식을 함께 동일한 양으로 나누는 행위, 연령이나 성별을 초월해서 자유롭게 자신들의 생각과 의견을 이야기하고 이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 등 초대교회는 무질서한 듯 보이지만 그 안에 체계와 질서가 존재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주의 만찬과 함께 이뤄지는 삶의 나눔과 기도 등은 오늘날 우리 교회 내에서도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힘든 초대교회의 모습이다.


이 책이 주는 가장 핵심은 바로 누구나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가족이며 식구라는 것이다. 직접적인 표현은 하고 있지 않지만 표현 중에 여러 가족 이상의 공동체성을 강조하며 그들의 삶을 함께 나누고 그 삶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 각자의 삶은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어느 누구 하나 귀중하고 존귀한 존재로 여김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SNS를 통해 식탁 교제를 나누며 주일 공동체로 모이는 교회들을 종종 보게 된다.


제도권 내에 존재하는 교회보다 조직이나 환경이 갖춰진 교회를 추구하기보다 바로 믿는 자들을 위해 그리고 믿지 않는 자들이 위해 교회의 문턱을 낮추고 교회라는 상투적이고 권위적인 이미지를 과감히 벗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이 마지막까지 보여주고 싶은 것은 바로 세상 속에서 성도가 교통하는 교회이다.
또한 새로운 힘과 능력을 받으며 새롭게 세상의 시간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다. 오늘의 교회가 1세기 초대교회의 정신을 품으며 세속과 세상에 물들지 않는 교회를 꿈꿔본다.


이송우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