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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교회의 선교 : 가정교회가 힘이다! 2-1

누가 인도했나?

 

 

초대교회가 잘 된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 때문이다. 초대교회가 말할 수 없는 고난을 극복하고 헬라권 전 지역에 하나님 나라를 확장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평신도들의 희생과 섬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신변의 위협을 무릅쓰고 과감히 자기 집(오이코스)을 오픈해 예배를 드렸다. 가정교회가 시작된 것이다. 그 시발점이 예루살렘교회이다. 재미있는 것은 예루살렘교회는 처음부터 다양한 언어를 사용한 예배 모임이 있었다.

 

마치 미주 한인교회에서 한어부 예배(KM)와 영어부 예배(EM)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신학자들에 따르면 예루살렘교회는 헬라파 중심의 헬라어 사용자들의 모임과 히브리파 중심의 아람어 사용자들의 모임이 따로 있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사도행전 61절을 보면 예루살렘교회가 구제 사업으로 히브리파 유대인과 헬라파 유대인들이 서로 다툰 것을 보아 알 수 있다. 초대교회 당시 예루살렘교회는 이미 다문화 예배가 진행됐는데 헬라어로, 아람어로, 때로는 함께 예배드린 것이다.

 

그렇다면 예루살렘교회에서 누가 헬라어 사용자들의 모임을 인도했을까? 마가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이다. 마리아 앞에 마가 요한이란 수식어가 있는데 마가는 로마식, 요한은 히브리식 이름으로 마리아가 헬라파 유대인이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예루살렘교회는 수많은 핍박으로 큰 고난을 겪고 있었는데 교인들은 베드로가 풀려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이때 놀라운 사실은 베드로가 옥에서 풀려 나와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이 마리아의 집이었다. “마가라 하는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에 가니 여러 사람이 거기에 모여 기도하고 있더라”(12:12). 마리아는 경건한 자였고, 그녀의 집은 120명을 수용할 만큼 대저택이었는데(1:15), 기도와 사랑과 섬김의 공동체였다. 이곳에서는 헬라인들 뿐 아니라 어린아이들, 과부들, 종들도 함께 모였다.

 

종전의 회당과는 차원이 달랐다. 남성들과 유대인들만 모이는 회당은 평신도 지도자들의 따뜻한 사랑과 희생을 경험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마리아의 집은 달랐다. 이곳은 성차별, 종족차별, 신분차별도 없이 누구나 와서 예배드리고 교제할 수 있었다. 마리아의 따뜻한 어머니 리더십은 헬라인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한편으로 예루살렘교회의 대다수는 히브리파 유대인이었다. 이들은 정통 유대인들로 보수적이고 전통을 매우 중요시했다. 그렇다면 예루살렘교회에서 누가 다수파인 아람어를 사용하는 자들의 모임을 인도했을까? 바로 예수님의 동생 야고보이다. 이 사실은 사도행전 1217절의 베드로가 그들에게 손짓하여 조용하게 하고 주께서 자기를 이끌어 옥에서 나오게 하던 일을 말하고 또 야고보와 형제들에게 이 말을 전하라 하고 떠나 다른 곳으로 가니라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베드로는 옥에서 나온 뒤 가장 먼저 헬라어 사용자들의 모임이 있는 마리아의 집에 가서 자신이 풀려 난 것을 알렸고, 곧 바로 아람어 사용자들의 모임이 따로 있는 예수님의 동생 야고보의 집에 가서 자신의 소식을 전하라고 부탁했다. 이처럼 예루살렘교회는 헬라어와 아람어를 사용하는 자들의 모임이 따로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예수님의 동생 야고보는 예수님의 공생애 시절 처음부터 끝까지 예수님의 사역에 비판자로 섰는데(13:55~58), 언제 그가 변했을까? 그는 육신의 형이기도 한 예수님이 사망 권세를 깨고 부활한 모습을 보고 나서야 180도로 변했던 것이다(고전 15:7). 그 이후 예루살렘교회의 지도자가 됐다. 야고보는 마리아와는 달리 한 때 사고뭉치였다.

 

예수님의 사역에 태클을 걸고 사사건건 반대하였던 자였다. 하지만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은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예수님의 부활을 목격한 야고보는 훗날 그가 순교할 때까지 예루살렘교회를 든든히 세우는 일등공신이 됐다.

 

헬라인들은 마리아의 사랑과 섬김에 마음이 녹았고, 유대인들은 고집불통과 반항아였던 예수님의 동생 야고보의 변하는 모습을 보고 반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회당에서는 경험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가정교회에서는 가능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마리아의 집과 야고보의 집을 원형교회(primitive church)라 부른다. 원형교회란 마가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이나 예수님의 동생 야고보의 집처럼 최초로 모인 교회를 말한다. 마리아의 집은 헬라어를 사용하는 자들의 첫 모임으로, 야고보의 집은 아람어를 사용하는 자들의 첫 모임이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예루살렘교회에서 회당은 오늘날 지역교회의 역할을 감당했고, 여기에 수많은 가정교회(오이코스)가 있었다.

 

이들은 독립적이었고 오늘날 교회의 기능과 역할을 모두 지니고 있었다. 바울도 회심하기 전에는 가정교회를 무차별 파괴하는 주동자이었음을 알 수 있다. “사울이 교회를 잔멸할새 각 집에 들어가 남녀를 끌어다가 옥에 넘기니라”(8:3). 여기서 집은 가정교회를 말한다. 여하튼 예루살렘교회의 대표적인 가정교회는 마리아의 집과 야고보의 집이었다. 이들의 집은 예루살렘교회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안희열 교수 / 침신대 신학과(선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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