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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접한 예화집은 가라

독자 서평
진일교 목사
광주제일교회

제가 대학생 시절, 기독교 서점에 가면 무슨 무슨 예화집이 꽤 있었습니다. 어느 출판사에서 기획하고 펴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다양한 신앙예화들이 있어서 설교에 필요한 글들을 끌어다 쓰기도 했고, 유명 설교가들의 설교에 자주 등장하는 예화도 있었지요. 


양심적인 예화 사용은 당연히 출처를 분명히 밝히는 것이었습니다. 한참 유행하던 예화의 대부분은 예수 믿는 사람들의 극적 헌신이나 사랑이 전도의 열매를 맺거나 축복을 받는 결론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이런 류의 예화가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당시 유행했던 번영신학에 기반한 축복론과 성장주의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순수한 마음으로 이 예화들을 설교에 인용한 분들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이런 예화들의 심각한 문제는 사실이 왜곡되거나 확인되지 않은 소설 같은 이야기들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은혜를 포장한 가짜 간증들이 넘쳐나거나 왜곡되고 과장된 이야기들이 버젓이 설교에 끼워져 성도들에게 무분별하게 뿌려졌던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이와 같이 소재불명이나 심각하게 왜곡된 예화를 설교 시간에 인용하는 분들이 있기는 합니다만 최근 그 추세가 바뀌었고, 시대에 맞게 팩트 체크 후 출처를 분명하게 언급한 후 사용하는 변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애석하게도 신뢰할 만한 좋은 예화집이 많이 없습니다. 하나의 사건에 대한 진술이 아니라 그 사건이 일어난 전체를 통찰한 예화가 절실한 시대입니다. 텍스트와 컨텍스트가 만나는 진짜 예화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던 차에 함께 우정공동체요 학습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이웃교회의 이재현 목사님이 이에 딱 맞는 책을 선율에서 출판했습니다. 묵상과 설교(목회자용 매일성경)에서 주간 예화로 170편 정도 실었던 글 중에 100편을 엄선해 책으로 묶었습니다. 묵상과 설교의 예화로 다년간 실렸다는 것은 편집장의 신뢰와 독자들의 인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두 달에 한 번씩 집필할 때 수십 권의 책을 읽고 밑줄을 긋고 나누기도 하며 정리한 글들입니다. 단지 맘에 드는 몇 줄을 통찰인 척 제시한 글이 아니라, 이재현 목사님께서 넘어질 때마다 자신을 일으켜줄 책들을 읽고 일어나며 밑줄을 그은 글들입니다. 옆에서 그 수고를 지켜보았기에 얼마나 부침의 시간을 보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자신에겐 글재주가 없기에 남의 글에 기대어 몇 글자 더한다는 목사님의 겸손이 이번 책 “들리는 설교, 유혹하는 예화”가 세상에 출현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묻히긴 너무 아까운 글들이기에 많은 분들이 응원하고 강권하고 수고해 세상에 나오게 됐습니다. 이제 양심적인 설교가와 독자들의 선택만이 남았습니다. 어느 목사님은 같이 유쾌한 공범이 되자고 하셨는데, 저는 양심적인 설교 예화를 위한 선택이라 하겠습니다. 


이 책은 글이 주는 통찰과 함께, 또 다른 책으로 연결해 주는 통로가 될 거라 믿습니다. 인문학적 예화의 향연에 오셔서 독서의 즐거움과 의미 그리고 넘어졌다 다시 일어난 삶의 이야기들을 맛보시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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