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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는 믿음(2)

유수영 목사와 함께하는 창세기 여행 32
(창세기 13장 1절 ~ 14장 24절)

롯과 아브람은 서로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롯이 눈에 보이는 이익을 따랐다면 아브람은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 약속을 택했죠. 신앙으로만 판단하면 아브람 선택이 당연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현실에서는 정말로 어려운 선택입니다. 이 선택으로 아브람이 얻은 이익이 조금도 없었으니까요.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은 구체적이지 않았습니다. 언제 가지게 될지, 정확하게 어디까지가 그의 땅이 되는 건지, 어떤 방법으로 성취될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거든요. 후손에게 주신다는 축복도 자신과 사래의 나이를 생각하면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일 뿐만 아니라 아브람 생전에는 주지 않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으니, 축복이라기보다는 기만에 가깝다고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아브람에게는 몰라보게 강해진 신앙이 있었고, 어떤 어려움이라도 믿음으로 극복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아브람이 장막을 옮겨 헤브론에 있는 마므레 상수리 수풀에 이르러 거주하며 거기서 여호와를 위하여 제단을 쌓았더라 (창 13:18)

 

아브람은 구체적이지도 현실적이지도 않았던 축복의 말씀을 기꺼이 받아들였습니다. 상수리나무가 많이 있던 헤브론 마므레로 이주했고, 제단을 쌓아 예배를 드렸습니다. 이 예배 또한 이전 예배와 같이 아브람의 신앙을 확인시켜 주는 이정표입니다. 애굽에서 자신을 지켜주신 하나님께서 축복을 약속하셨다면 언젠가 반드시 주시리라고 믿는다는 신앙 표현이었죠. 보이지 않는 미래를 오늘의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브람의 삶을 정의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창세기를 읽는 동안 계속해서 확인하게 될 겁니다.

네 왕이 소돔과 고모라의 모든 재물과 양식을 빼앗아 가고 소돔에 거주하는 아브람의 조카 롯도 사로잡고 그 재물까지 노략하여 갔더라(창 14:11~12)

 

신앙이 성장할 때마다 위급한 일이 생기는 상황이 또 다시 반복됐습니다. 아브람의 삶은 정말 고달프네요. 14장은 나라들이 연합해 결성한 두 세력 사이에 벌어진 전쟁 이야기입니다. 그돌라오멜을 중심으로 하는 네 왕 동맹이 소돔과 고모라 왕이 포함된 다섯 왕 동맹과 전쟁을 벌인 끝에 승리를 거두고 전리품과 함께 포로를 잡아갔는데, 전쟁에 휘말린 롯이 포로로 끌려간 겁니다.


전쟁터에서 도망친 사람을 통해 소식을 들은 아브람은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집에서 훈련한 318명의 사병과 동맹 관계에 있던 아넬, 에스골, 마므레 집안의 사람까지 긴급하게 동원해 추격한 끝에 네 왕 동맹군에게 승리하게 됐고 포로로 잡혀간 사람과 재물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다섯 왕 동맹조차 이기지 못할 정도로 강력했던 군대를 아브람이 어떻게 물리쳤는지는 풀리지 않는 궁금증입니다. 네 왕 군대가 승리하긴 했지만 내부로는 피해가 큰 상태였을 수도 있고 승리에 도취한 나머지 방심했을 가능성도 있죠. 소수였어도 아브람 쪽 동맹의 힘이 그만큼 강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아브람으로선 버거운 전쟁에서 믿기 힘든 승리를 거둔 셈입니다.


무엇 때문에 위험한 전쟁에 뛰어들었을까요? 롯이 가장 가까운 핏줄이기 때문일 겁니다. 자녀가 없는 아브람이 세상을 떠나면 남은 재산과 가족을 지켜줄 사람이 롯밖에 없었거든요.


이제는 다른 길을 가게 됐어도 아브람에게는 반드시 지켜야 할 유일한 가족이었죠. 아브람 덕택에 풀려난 롯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아브람과 결별한 뒤 소돔으로 이주해 바라던 부를 누릴 수는 있었으나 그로 인해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 상당하다고 느끼는 계기가 됐을 겁니다. 다만 19장에서 겪게 될 소돔 멸망 사건에 비하면 아직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승자가 된 아브람도 위기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15장 이후 미래에 대한 아브람의 조급함이 더욱 심각한 문제로 드러나기 시작하거든요.

유수영 목사
제주함께하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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