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NCCK) 양성평등위원회(위원장 김혜숙)가 지난 4월 2일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기독여성운동 30년사>(기독여성30년사)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기독여성30년사는 교회협 양성평등위원회가 1982년 위원회로 설립(당시 여성위원회)된 이후 2012년까지의 활동 기록으로, 가부장적 교회 문화가 기록하지 않은 여성의 기록을 여성 스스로 기록하고 발굴한 역사다.
김혜숙 위원장은 “30년의 역사는 침묵하던 여성들이 깨어나 일어서고 소리치며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회복하는 노래”라며 “30년의 기록이 지혜를 풍성히 나누고 온전한 하나님의 형상으로 회복하는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는 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NCCK 김영주 총무는 “여성의 위상이 많이 올라갔다고 말하지만, 여성이 주체가 되지 못하고 도구로 사용될 때가 많음을 부끄러움 마음으로 고백한다”며 “30년이란 숫자보다 새로운 여성운동의 도약이 이뤄지는 자리가 되길 바라며, 노력의 결과로 NCCK 여성 총무의 배출도 기대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 책은 상임위원회 발족 후 1990년까지를 한국염 목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상임대표)가, 1991년부터 2000년까지를 이문숙 목사(아시아교회여성연합회 총무)가, 2001년부터 2012년까지를 정해선 국장(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양성평등위원회)이 각각 나눠 집필했다.
한국염 목사는 “한국기독교 100년 역사 중 인권운동 30년 여성의 이야기는 기록되지 않았다. 이 책을 쓰게 된 배경도 여성들이 여성들의 이야기를 쓰지 않으면 역사에 남지 않겠다는 것과 양성위원회 태동하는 과정에서 흘린 선배여성들의 피와 땀을 기억하기 위함이다”라며 “90년까지는 양성평등위원회가 여성분과에서 시작돼 여성위원회가 되서 상임위원회로 발전되는 과정이며 교회협에 제도를 만든 기간이었다.
제도화를 통해 여성참여 20%가 이루어 졌고 사회운동에서도 많은 활약을 했지만 교회 안에서의 직접적인 참여률은 많이 끌어올리지 못해 아쉬웠다고 평가한다. 나중에는 책에는 기록하지 못한 많은 여인의 이야기, 인권운동 30년사에 빠진 여성의 인권사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문숙 목사는 “90년대부터 자료가 거의 회의록으로 되어있어서 내용을 연대기적으로 충실히 담았다”며 “동시에 프로그램의 맥락을 파악할 수 있도록 정책협의회, 에큐메니칼 여성중간지도력 프로그램 한·재일·일 교회협 여성위원회연대교류회의 등 연속사업과 평화통일사업 등 양성평등위원회가 힘을 기울린 일들을 따로 정리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정해선 국장은 “2000~2010년은 WCC가 폭력극복10년으로 선포하고 ‘화해와 평화를 일구어가는 교회’라는 부제에 부합한 사업들을 지역별 교회별로 실천하도록 권장했다. 하지만 교회협을 비롯해 여성위원회도 캠페인의 목적과 의의에 부합하는 사업과 활동들을 회원들로부터 이끌어내지 못해서아쉬움을 남겼다”며 “또한 여성들의 적극적인 연구활동으로 어떤 것이 시대에 부합하고 본연의 언어를 훼손하지 않을지 양성평등에 맞게 개별적으로도 작업해서 21세기 찬송가를 만들었으며 2006년 11월 제55회 총회에서 교회와 사회에 온전한 공종체성을 형성하기 위해 이름을 ‘여성위원회’에서 ‘양성평등위원회’ 변경했다”고 말했다.
교회협 사무실을 정리하는 중 많은 자료들이 유실되고 뿔뿔이 흩어져 이를 취합하기에도 여의치 않았다. 결의 사항 위주로 쓴 회의록과 행사자료집이 주된 취재원이다 보니 활동의 맥락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집필진들은 “자료들이라도 잘 지키지 않으면 기독여성 연합운동의 흔적을 더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 연대기적 기술에 초점을 맞춰 집필했다”며 “전체를 집중해서 읽다보면 각 시대에서 양성평등위원회를 비롯한 연합기구 활동의 문제의식과 투쟁, 연대 등에 대한 큰 흐름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