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주요 도시는 미국의 공습으로 초토화됐다. 이런 이유로 당시 원자폭탄 투하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 있었다. 즉 통상 폭격만으로도 완전히 쓸어버릴 수 있는데 굳이 특수폭탄을 투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육군참모총장인 조지 마셜은 일본이 ‘포츠담 선언’에 따른 무조건적인 항복을 시키기 위해서 원자폭탄 작전을 강행했다.
이에 따라 위원회가 선정한 원폭 투하의 대상은 5개 도시였다. 그중 하나가 공업 거점, 주요 군사 거점인 ‘히로시마’였다. 다음으로 공업 거점인 ‘교토’를 정했다. 그러나 교토는 약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일본의 수도였기 때문에, 도쿄 천도 이후에도 일본인들에게 여전히 ‘정신적 수도’로 남았다. 그런 유서 깊은 고도(古都)를 불태우면, 전후 처리 과정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내부에서 강했다. 이런 주장 때문에 교토는 목표에서 제외됐고, ‘나가사키’가 새로운 목표지에 추가됐다. 나가사키는 지금도 존재하는 미쓰비시 중공업의 조선소와 일본 해군의 진수부(후방 사령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가 원자폭탄 ‘투여 목표 도시’로 최종 선정됐다.
당시 미국의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의 별명을 딴 암호명 ‘리틀보이’ 원자폭탄은 8월 6일 히로시마에 투하됐다. 그러나 일본이 항복을 하지 않자, 미국은 영국 총리였던 윈스터 처칠의 별명을 딴 암호명 ‘팻맨’을 8월 9일 나가사키에 투하했다. 결국 일본은 전의를 상실하고 8월 15일 항복했다.
1870년 나가사키 조선소로 출발한 미쓰비시 중공업은 지금도 일본 최대의 중공업 회사지만,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대본영(大本營, 일본군 최고사령부)의 일본 제국 군사력 강화의 명령으로 함선과 전투기 등의 무기 개발 및 생산하는 군수회사로 부상했다. 특히 야마토급의 ‘무사시’라는 전함을 비롯한 주요 군함을 건조했으며, 함상 전투기 제로센 개발에 참여했다. 일본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바람이 분다‘(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주인공의 모델이 된 ‘호리코시 지로’가 제로센을 설계했다.
사람들이 많이 오해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흔히 사용하는 ‘제트 스트림’ 펜이 미쓰비시 그룹의 계열사인 미쓰비시 연필(Uni, Lamy)에서 나온 것으로 안다. 더구나 회사명과 로고(미츠우로코: 세 개의 삼각형이 겹친 모양)가 같아서 자회사라고 하는데, 미쓰비시 연필과 미쓰비시 중공업은 엄연히 다른 회사다. 이들 회사가 사용하는 로고는 회사에서 디자인한 것이 아니라 에도시대부터 사용된 일부 가문(마사키, 호죠)의 문장을 따온 것이다.
하멜 표류기와 걸리버 여행기에도 나가사키현에 대한 묘사가 있다. 나가사키는 이렇게 여러 모양으로 우리에게 익숙하고 친숙하다. 이런 나가사키에서 ‘알렉산더 알버트 피터스’는 선교사로서의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게 된다.
(다음에 계속)
백정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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