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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종교와의 대화”에 대한 침례교회의 견해 평가(2) Analysis of Baptists’ Views on “the Dialogue with Other Religions”


세속적 대화는 주로 이 세상적 관심, 즉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정의와 기아에 대한 투쟁, 핵 경쟁의 배제 등의 영역에서 공통 관심사를 키워가는 것이다. 세계교회협의회에서 살아있는 신앙들과 이데올로기와의 대화담당자였던 사마르타는 이 대화를 극히 중요시 여기며 지지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의 다른 종교인들과의 관계에서 가장 유익한 관계는 정의와 평화, 인권과 같은 공통의 목적을 추구하는 데 협력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가톨릭 신학자인 폴 니터도 가난한 자와 무시당하는 자들을 위한 편견적 선택이 타종교와의 대화의 필요조건이고 주된 목적이다라고 말했다. 세속적 대화에서는 자신의 종교적 신조를 주장하지 않아야 한다는 제약 조건이 무언중에 포함되어있다.

심층적 대화는 가장 논란이 많은 대화이다. 심층적 대화는 단순한 교리나 개념의 이해를 넘어서서 타종교의 핵심 체험까지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핵심 체험이란 신비적이고 정관적(靜觀的)인 차원을 의미한다. 그들의 신체험의 가장 깊숙한 차원까지 도달해 보는 것을 말한다. 심층적 대화에 참여하는 것은 종교적 실체 혹은 하나님이 모든 종교에서 자기 계시를 행하고 계시다는 인정을 전제로 한다.

연구자는 복음주의 교회가 일반적으로 타종교와의 대화에 소극적이지만 논증적 대화와 세속적 대화에 참여하는 것은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만 인격적 대화는 극히 조심해야 한다. 2008년에 아메리칸 침례교회(American Baptist Churches USA, ABCUSA)CBF (Cooperative Baptist Fellowship)의 지도자들이 무슬림과의 대화를 시도했다.

2009년과 2012년에 이들은 무슬림 지도자들과의 대화를 하면서 실제 모스크를 방문하여 이슬람 예배에 참여하고 상호 예배 체험을 공유하는 시도를 했다. 이는 인격적 대화에 해당하는 시도였는데 이에 대하여 보수 침례교회들로부터 상당한 비판을 받아야 했다.

이들은 알라를 인정을 하지는 않으므로 심층적 대화의 차원까지 나가지는 않았지만 예배를 통하여 무엇인가 영적 체험을 추구한 면이 없지 않으므로 위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침례교회의 신학에서 심층적 대화는 불가능한 접근으로 평가한다.


3. 침례교 종교학자들의 견해

침례교회는 전통적으로 종교의 자유와 선교 정신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두 특징은 어떻게 보면 서로 상반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통합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침례교회의 특성이라고 하겠다.

침례교회는 출발 시점에서부터 완벽한 종교 자유를 정체성의 중심으로 주장했다. 침례교회의 최초 창시자에 해당되는 존 스마이스(John Smyth)를 비롯해서 토마스 헬위스(Thomas Helwys), 로저 윌리엄스(Roger Williams), 아이삭 베커스(Isaac Backus), 존 릴랜드(John Leland), J.G. 온켄(J.G. Oncken), 윌리엄 닙(William Knibb), 폴 베슨(Paul Besson) 등 침례교회 역사에 중심인물로 소개된 대부분의 사람들이 종교 자유의 지지자였다.

침례교회의 종교 자유 주장은 침례교인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타종교인들까지도 포함하는 것이다. 신앙은 개인의 양심에 의한 것이지 결국 어떤 국가나 종교 기관일지라도 이를 강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남침례교회 총회 산하 기관인 인종과 종교자유 위원회’(the Ethnic and Religious Liberty Commission, ERLC)는 자신의 활동목표가 그리스도인이든, 유대인이든, 무슬림이든, 힌두교인이든, 무신론자이든 이들의 종교적 선택에 대해서 존중하고 관용을 베풀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ERLC는 때때로 타종교인의 종교 자유가 침해되었을 때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청원 활동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동시에 침례교회의 특징은 땅 끝까지 이르는 선교 정신이다. 앤드류 풀러(Andrew Fuller), 윌리엄 캐리(William Carey), 아도나이럼 저드슨(Adonirum Judson) 등 현대 개신교 선교의 선구자들 중 상당수가 침례교인들이었고 침례교회는 선교정신을 침례교의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으로 인정하고 있다.

타종교인의 종교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 목소리를 높이면서 선교정신을 유지한다는 것이 상호 충돌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침례교회는 이를 함께 수용하고 있다. 이 충돌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제안된 것이 상호전도 개념이다.

이를 종합하면 침례교회의 타종교에 대한 입장은 종교자유에 근거한 타종교 간 상호전도’(interfaith witness and religious freedom)이다. 남침례교회의 대표적 종교 학자였던 존 뉴포트(John P. Newport)에 의해서 강력하게 주장된 입장이다. 이는 종교자유를 근거로 해서 모든 사람은 자유롭게 자신의 종교를 선택할 권한이 있으므로 모든 종교는 타종교의 전도에 상호 개방하자는 주장이다.

기독교인은 불교인에게 전도하고 개종을 권할 수 있고 동시에 불교인도 자유롭게 기독교인에게 전도하고 개종을 권할 수 있는 상호 자유를 인정하고 존중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불교인이 기독교의 진리를 인정하면 개종하는 것이고 또한 기독교인이 불교를 구원의 진리로 인정하면 불교로 개종하는 것을 강제적으로 서로 막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물론 종교는 단순히 종교 차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사회와 문화의 한 구성요소로서 복잡한 관계 가운데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주장이 단순한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종교다원주의 상황에서 서로 자기 종교의 절대성을 주장하면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갈등과 불화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는 피할 수 없는 상호 윤리가 돼야 한다.

또한 기독교의 배타주의는 구원의 진리에 대한 배타성이지 사람이나 상대에 대한 배타성은 아니다. 하나님의 복음에 근거하되 타종교인을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사랑하고 그들의 종교를 인격적인 차원에서 또 타종교 내에 일부 일반 진리가 존재한다는 면에서 인정하고 존중해 주어야 한다. 어떤 관계를 논하기 전에 이것이 기본적 양식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인격적인 존중과 종교의 자유에 근거한 상호 간 전도의 입장이 오늘날 침례교회의 기본 입장이다.

그러나 이런 입장은 모든 종교가 근본적으로 동일한 것이라든지 혹은 구원의 가능성을 가진다는 가정을 근거로 해서는 안 된다. 이는 쉽게 빠질 수 있는 함정이다. 이를 넘어설 수 있는 과감한 교리적 구분이 필요하다. 남침례교 신학교(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의 총장인 로버트 몰러(R. Robert Mohler Jr.)는 최근 신학적 차이점을 분명히 하는 입장의 종교 간 대화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는 브링햄 영 대학(Bringham Young University)에 초청을 받아서 말일성도교회의 지도자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이 모델을 보여주었다. 그는 상호 공통점만을 추구하는 대화에 대해서 경고하면서 분명한 신학적 차이를 숨길 필요가 없다고 하였다. 몰러는 청중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종교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나는 우리가 함께 천국에 들어간다고 믿지 않고 다만 우리가 함께 심판의 대상이라는 사실은 분명히 믿는다고 지적하였다.

오늘날 종교자유에 근거한 타종교 간 상호전도는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사실 종교 자유를 기본적인 인권으로 간주하는 것은 서구적 개념이었다. 1948년에 서구가 중심이 된 UN 인권 선언이 종교의 자유를 지지함으로 말미암아 보편적 권리로 인정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냉전시대가 종식된 이후 민족주의가 등장하게 되고 이슬람의 세력화가 나타나자 개인의 종교 자유를 더 이상 보편적 권리로 인정하지 않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이슬람 국가들은 집단적으로 UN 인권 헌장을 거부하고 1989년에 이슬람 인권 헌장을 제정했다.

이 이슬람 인권 헌장에서는 종교는 개인의 자유가 아니라 공동체의 결정이라고 선언했다. 또한 10조에는 이슬람만이 참 종교이므로 다른 종교들의 선교 금지를 명하는 근거로 해석되는 문구를 담고 있기도 하다. 이는 종교 자유에 근거한 타종교 간 상호 전도 개념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움직임이다. 더 이상 이슬람권에서는 이 접근 방법이 적용될 수 없게 됐다.

이외에 뉴포트는 타종교에 대한 기본적인 접근 방법으로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실용적 접근과 대화, 현존과 증거로서의 개인적 접근이다. 실용적 접근이란 참된 기독교 본질에 대해 상호 오해를 제거하려는 목적의 접근을 의미한다. 이런 접근이 종교 간 접촉과 증거에 반드시 필요하다.

기독교는 잔인한 정복이나 착취를 목적으로 하지 않음을 알려주어야 하고 정의의 구조와 자유, 하나님의 구속을 위해서 투쟁하는 존재임을 알리는 것이다. 대화에 대해서는 증거와 경험, 질문과 경청의 상호 교환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대화는 대화 쌍방이 자기 스스로 있는 그대로를 나타내야 도움이 된다. 즉 자기 자신의 종교적 확신을 포기하지 않은 채 서로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열린 마음과 배우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세 번째 현존과 증거는 실제 삶이 따라와야지만 타종교를 향하여 도전이 된다는 주장이다.

삶이 없는 증거는 무력함을 지적한 것이다. 남침례교 국내선교부의 타종교 간 상호 증거 파트의 책임자였던 글랜 이글하트(Glenn Igleheart)상호 증거는 사람들과 서로 바라보고 관계를 맺는 삶의 방식을 의미한다고 정의했다.


이현모 교수 / 침신대 선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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