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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에 숨겨진 이야기> 갑판 위에서의 마지막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338/364)

작사: 사라 아담스(Sarah Fuller Flower Adams, 1805~1848)

작곡: 로웰 메이슨(Lowell Mason, 1792~1872)

1. 내 주를 가까이 하게함은, 십자가 짐 같은 고생이나 내 일생 소원은 늘 찬송하면서, 주께 더 나가기 원합니다

2. 내 고생하는 것 옛 야곱이, 돌 베게 베고 잠 같습니다 꿈에도 소원이 늘 찬송하면서, 주께 더 나가기 원합니다

3. 천성에 가는 길 험하여도, 생명 길 되나니 은혜로다 천사 날 부르니 늘 찬송하면서, 주께 더 나가기 원합니다

4. 야곱이 잠깨어 일어난 후, 돌단을 쌓은 것 본받아서 숨질 때 되도록 늘 찬송하면서, 주께 더 나가기 원합니다

 

우레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진 뒤 무대는 막을 내렸다. 늘씬한 몸매의 매력적인 여배우는 런던 리치몬드 극장의 무대에서 내려왔다. 사라 아담스(Sarah Adams)맥베스 부인역으로의 그 무대를 마지막으로 배우생활을 접었다.


아담스의 빼어난 미모와 연기력으로 인해 그녀가 출연하는 공연은 언제나 매진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공연 중에 그녀가 쓰러졌고 그녀는 그저 과로쯤으로 여겼다. 하지만 기침이 멈추질 않아 병원에 갔더니 악몽이 되살아나는 진단이 내려졌다. 그녀가 5살이었을 때 어머니가 폐결핵으로 돌아가셨고, 언니 엘리자베스도 지금 같은 병으로 침대에 누워있는 신세였다.


이제 32세밖에 되지 않은 아담스에게도 폐결핵이 고개를 쳐들기 시작한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는 의사의 말이 너무 신경이 쓰였다. 결국 그녀는 연기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바쁘게 움직였던 그녀가 모든 일을 놓으니 쓸데없는 생각만 차올랐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그녀는 마음속에 아름다운 시들이 조금씩 되살아나게 된 것이 위로가 되었다. 그때부터 아담스는 오래전부터 알았던 윌리엄 폭스(William Fox)목사를 도와서 틈틈이 찬송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


어느 날 창세기를 읽고 있던 그녀는 야곱이 벧엘에 있었던 이야기에 대해 깊이 묵상했다. 야곱의 어려움이 마치 자신이 처한 환경처럼 느껴졌다. 어린 시절 폐병으로 돌아가신 엄마, 연기자로서의 갈등, 형편없이 망가진 외모, 질병과 싸워온 날들. 그녀는 자신의 삶이 형제의 복수를 피해 죽음을 무릎 쓰고 도망쳐야 했던 야곱의 모습과 같다고 생각했다.


질병으로 육신의 아름다움은 망가졌고 세상의 꿈은 모두 사라졌지만 자신의 영광을 위한 야망의 성취와는 비교될 수 없이 큰 행복을 주시는 하나님을 더욱 바라보게 되었다. 하나님께 사로잡힌 아담스는 주님께 가까워지길 원해요라며 주님께 간곡히 의지하는 시를 썼다. 바로 우리들이 즐겨 부르는 찬송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이다.


이 찬송은 창세기 2810-22절을 근거로 지어졌다. 속임수로 아버지와 형을 속이고 장자의 축복을 받은 야곱은 형의 복수를 피해 외삼촌 라반이 있는 하란으로 길을 떠났다. 에서의 눈을 피해 도망 다니던 야곱은 먼 길의 여행에 지쳐 벧엘에서 돌베개를 베고 잠을 자다가 꿈을 꾸었다.


그가 보니, 땅에 층계가 있고,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아 있고, 하나님의 천사들이 그 층계를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었다. 주께서 그 층계 위에 서서 말씀하셨다. “나는 주, 너의 할아버지 아브라함을 보살펴 준 하나님이요, 너의 아버지 이삭을 보살펴 준 하나님이다. 네가 지금 누워 있는 이 땅을, 내가 너와 너의 자손에게 주겠다.


너의 자손이 땅의 티끌처럼 많아질 것이며, 동서남북 사방으로 퍼질 것이다. 이 땅 위의 모든 백성이 너와 너의 자손 덕에 복을 받게 될 것이다”(28:12-14). 주님의 약속을 깨달은 야곱은 그곳에서 제단을 쌓았다.


주님을 가까이 하게 함은 십자가를 진 것 같은 고생이다. 주님은 우리의 가는 길이 고생스럽더라도 좁은 길로 가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던가. 우리는 주님 때문에 고난마저 기뻐할 수 있어야 한다. 야곱은 돌베개를 베고 잠을 자야하는 환경이었지만 하나님의 인도를 깨닫고 감사의 제단을 쌓았다. 우리는 주님의 능력을 힘입어 하늘나라에 이를 때까지 어떠한 험한 길도 헤쳐 나가야 한다.


이 찬송에 얽힌 너무도 유명한 사건은 1912414일 운명적인 주일저녁에 일어났다. 그날은 호화로운 여객선 타이타닉호가 대서양 한가운데서 침몰한 날이다. 그 당시 타이타닉은 대서양을 횡단하기 위해 만든 지구상에서 가장 큰 배였다. 이 배는 모든 것이 완벽하여 신조차 침몰시킬 수 없는 배라고 불렸다.


사고 당시 배에는 2,340명이 탑승해 있었다. 인명구조를 위한 구명보트가 많지 않아 노약자를 비롯해 711명의 목숨만 간신히 건졌다. 나머지 1,500여명의 승객은 거의 반쪽이 난 배의 갑판위에서 희망을 잃은 채 서있었다.


그 때 영국감리교회 성도인 바이올리니스트 하틀리(Wallace Hartley, 1878-1912) 악장이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곡조를 연주했고 곧 8명의 동료도 그를 따라 연주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점점 사람들이 모여들어 생애 마지막 찬송을 노래했다. 거센 파도가 배를 완전히 삼킬 때까지 갑판 위에 있던 사람들은 거룩하고 엄숙하게 죽음을 맞이하며 하나님을 찬양했다. “....숨질 때 되도록 늘 찬송하면서 주께 더 나가기 원합니다.”


내 주를 가까이 하게함은의 여러 번역을 보면 신학적 차이를 볼 수 있다. “내 주를 가까이 하게함은은 선택받은 모든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주권을 강조한 칼빈주의의 사고이다. 반면에 내 주를 가까이 하려함은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강조한 알미니안주의의 표현이다. 칼빈주의자는 하나님의 주권적 은혜로 선택받은 모든 사람이 구원받는다고 믿는다. 알미니안주의자는 인간이 자유의지로 하나님의 은총을 받아들이거나 거절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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