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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붓 가는데로” 십녀십색(十女十色)


남자들의 눈은 변화무쌍한 조명을 지닌 것 같다. 시시때때로 바라보는 대상이 밉기도 하고 예쁘기도 하게 보여 지는 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남자가 아닌가 싶다.


목사인 나도 남자임에 역시 여느사람과 다름없는 변화무쌍한 눈을 가진 것임에 틀림이 없다. 내가 그런 눈을 가졌다는 것을 어느 광고의 표지판에 실린 20여명의 미녀들의 화보를 감상하는 과정에서 발견했다. 그리고 깜짝 놀랐다. 나의 눈도 예쁨을 바라보는 눈이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다는 사실에.


그 화보를 설명하면 대강 이렇다. 2014년 아시아인천경기대회를 광고하는 장면인데 거기 20대의 미녀 20여명이 한복을 입고 한국지도가 박힌 기()를 흔들면서 뭔가 환호하는 장면이었다. 나는 그 화보를 우연한 장소에서 입수하여 나의 화장실 문에 부착했다. 화장실을 이용할 때마다 그 화보의 20여명의 미녀들을 바라본다.


아내는 영감이 뭐 이런 화보를 붙여 놓았느냐고 성화를 부리지만 그것은 나와 아내의 문화차이라고 엄청난 선을 그어놓고 고집스럽게 그 화보를 지금까지 부착해 놓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화장실을 이용할 때마다 이 20여명의 미녀 중에 누가 제일 미인일까 하고 선발하는 일인데 어느 날은 이 미녀가 선발되었다가 또 어느 날은 다른 미녀가 선발되는 등 그날 또 그날의 퀸(Queen)이 바뀌더라는 것이었다.


어제는 이 미녀가 최고로 예쁘게 보였는데, 오늘은 다른 미녀가 최고로 예쁘게 바뀌니 말이다. 그런데 이 두 미녀만 놓고 매일 미녀다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이 두 미녀는 어디론가 시선에서 멀어지고, 저 윗줄 세번째 미녀가 퀸이 되다가 그것도 또 날이 바뀌면 또 바뀐다. 몇 개월 동안 화보를 부착하고 있는데 결론은 이것이었다.


20여명의 미녀가 모두 제작기 미()를 지녔다는 것. 그리고 20여명의 미여가 다 퀸으로 선발 당했다는 것. 지금은 그 20여명의 미녀 중에 최고의 퀸을 뽑으라면 뽑지 못한다. 이 미녀를 퀸으로 선발했다가는 금방 저 미녀를 퀸으로 선발하려하니. 문제는 남성이 여성을 보는 시각의 무상(無常)함이다.


그래서 일찍 나는 젊은 남자청년에게 교훈한 것이 있었다. 열 여자에겐 열 개의 색깔이 있다(十女十色).


모든 여자는 자기 특유의 색깔 -, 유혹- 이 있다. 남성들이 그 하나하나의 색깔을 따라가다 보면 이 세상의 모든 여인의 색깔을 찾아가야할 것이고 그러자면 무심한 세월만 소비하는 삶을 살지 않는가? 남자들은 꼭 나비와 같아서 한 꽃에만 앉으려하지 않고


이 꽃 저 꽃을 찾고자하는 생리적 기질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것이 탈선으로 표출되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특히 청년들에게 주고 싶은 경고는 十女十色이니 그것 모두 따르다 보면 신상망칠터이니 자기의 한 여인에게서 十女十色을 찾으란 말이다.


十色을 자기의 짝 一女에게서 찾으란 말이다. 남자 눈에는 천하 여인이 이래저래 다 매력적이고 다 예쁘다. 가령 마른 아내를 둔 남자는 뚱보 여자를 바라고, 무뚝뚝한 아내를 둔 남자는 애교 있는 여자를 바라고, 애교만점 아내를 둔 남자는 무뚝뚝한 여자를 택하려 하고. 나비가 꽃을 찾아다니기에는 봄철하나가 짧을 것이다. 어느 세월에 온정원의 꽃을 다 찾으려는고!!!


여기서 부언하고 싶은 것은 노년의 눈은 미()를 추구한다지만 젊은이의 눈은 대게 이성을 추구한다는 데서 노년의 눈과 청년의 눈이 차이라고 말해두고 싶다.


水流(수류) 권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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