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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영 목사의 군선교 이야기-3

“수술한데끼 낫게 해주세유!”


오래전에 신학교 강의시간에 사도행전을 끝으로 하나님의 특별 계시는 끝났다고 배운 것이 기억난다.


그러나 실제 목회 현장에서는 그 사역을 가능케 하기 위한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이론이 아닌 실제, 신학이 아닌 신앙, 즉 하나님이 주신 힘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하나님의 기적 치유 사건이 있었다.


필자가 현재 교회의 전담 사역을 하게 된 그 이듬해에 아내는 전방 근무기한이 만료되어 본 병원에서 국군대구병원 간호과장으로 전출됐다. 군인 가족들이 늘 그러하듯이 또 다시 이산가족의 삶이 된 것이다. 아내는 6, 초등학교 1, 5학년 세 딸들을 맡았다.


아내가 이사간 지 1년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국군대구병원 소망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군종 목사님과 여 전도사님이 동시에 전화를 하여 다급한 목소리로 목사님! 사모님 허리가 많이 아프시니 이유 막론하고 당장 내려오세요라고 다그치는 것이었다.


아내는 크게 표현을 하지 않는 성격이라서 얼마나 심각한지 영문도 모른 채 불길한 예감과 함께 즉시 대구병원에 달려간 내 눈에는 절룩거리며 걸어가고 있는 아내의 모습이 들어왔다. 순간 아내의 모습 속에 오래전에 돌아가신 할머님이 생전에 골반이 틀어져 허리도 구부린 채 절뚝거리며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투영됐다.


아내는 국군일동병원 중위로 근무하던 시절에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하던 중 아동을 안아주다가 그만 허리를 삐끗하여 요추부 염좌가 생겼고, 그때부터 아내는 18년 동안 점점 요추부 수핵탈출증(일명 디스크)으로 진행되어 있던 차였다.


군인이니 각종 훈련, 행군, 당직근무가 있을 때마다 많이 고통스러워하였고, 더구나 사모와 세 아이의 어머니 역할을 했으니 더 악화될 뿐이었다.


그 와중에도 아내는 1년 동안을 주일예배 참석을 위해 춘천까지 어린 세 자녀를 데리고 당직근무일 때만 제외하고는 왕복 10시간 장거리를 기차와 버스를 갈아타며 강행군했고, 당시 대구병원에서 실시되는 보건복지부주관 의료기관평가실무자로서 격무와 잦은 출장으로 허리가 더욱 악화된 것이었다.


필자는 아내에게 모든 것 내려놓고 서울에 가서 당장 수술을 받자고 강권했지만, 아내는 의료기관평가 실무자라 시범과 평가를 마치는 연말까지는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 때가 6월경이었는데 난 아내의 행동이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안 됐지만, 국군간호사관학교 출신으로 자신의 몸보다는 강한 책임감을 우선시하는 아내의 고집을 꺾을 수가 없어서 MRI(자기공명영상) 촬영한 CD 한 장을 들고, 지인소개로 서울 소재 안세 척추전문병원 신경외과를 찾아가 진료 상담을 했다.


상담 결과는 악성디스크로 마비 증세를 보이는 응급 상황으로 당장 수술을 하지 않으면 나중에 완치를 기대할 수 없을뿐더러 정상적인 행보도 어려워 질 수도 있다는 진단이었다.


춘천으로 오는 버스에 몸을 실은 필자의 머릿속에 악몽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전에 한양지방회에 소속되어 있을 때였다. 지방회에 소속된 개척교회 사모님이 돈이 없어서 허리디스크 수술을 못 받고 있다고 해서 지방회에서 모금하여 삼성의료원에서 수술을 받게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악성디스크로 수술 시기를 놓쳐 늦게 수술을 받기는 했지만 휠체어 신세를 면할 수 없었는데, 그 생각이 오버랩 되면서 목사가 아닌 못난 남편으로서 자괴심에 빠져 가슴을 찢기 시작했다. 순간 필자는 자신도 모르게 하나님을 원망하는 반항의 기도가 튀어 나왔다.


하나님 제 아내가 무엇을 잘못했길래 그런 고통을 주시는 겁니까? 군에 온 이후로는 군교회만 섬겼고, 진급에 유리한 국군간호사관학교 훈육관 제의도 응하지 않은 채 오히려 전방 근무도 1년 연장을 했고, 대구병원에 가서도 그 먼 거리를 예배를 위해 마다하지 않았는데 건강까지 잃으면 우리보고 어떡하라는 것 입니까? 도대체 하나님의 뜻이 무엇이란 말입니까?” 

 

대전에 계신 어머니는 아버지와 새벽마다 기도의 단을 쌓으셨고, 며느리를 볼 때마다 손을 붙잡고 해주시는 기도 문장은 하나님! 우리 며느리 허리를 수술한데끼 낫게 해주세유!”였었다. 그때마다 아내는 아이를 낳으리라 선포한 천사 몰래 웃었던 사라처럼 웃었다고 한다.


의료인이기에 신경까지 누르도록 튀어나와 다리 저린 감과 좌하지 감각저하까지 있는 상황에 디스크가 수술한 듯이 없어진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간혹 디스크가 막(멤브레인)이 싸여서 통증이 덜 느껴진다면 모를까 싶어 그것을 위해서는 매일 허리를 스스로 안수하며 눈물로 기도했다고 한다.


그리고 통증으로 견딜 수 없을 때는 교회 신우부장이었던 이필은 정형외과 집사님의 약 처방과 대구병원 군의관의 시술 등을 실시하곤 했지만 근본적인 치료인 수술은 하지 못하였던 상황이었다.


그러던, 20092월 어느 날, 3년의 대구병원 근무를 마치고 다시 춘천병원으로 오기 직전에 아내는 전화를 걸어 흥분된 어조로 여보! MRI 촬영했는데 허리가 완치됐대요. 하나님이 기적적으로 치료해 주셨어요!” 이어서 아내는 문자로 증거 사진을 보내줬다.



(좌측 사진에는 2008. 6 치유전 상태였고, 우측 사진에는 2009. 2 치유후 완치된 상태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버스 엔진 주파수가 허리에 치명적이라는 전문의 설명에도 다른 교통수단이 없어 버스를 타고 올 수밖에 없었고, 격무와 겹치기 출장 때문에 무리할 수밖에 없었으며, 의료인의 상식으로 말끔히 고쳐달라고 못하고 통증만이라도 없애 달라고 기도하는 아내에게, 멀리 떨어진 남편의 사역에 지장을 줄까봐 말도 못한 채 밤마다 통증에 시달려야 했던 아내에게, 하나님께서 기적의 치유라는 최고의 선물을 주셨다.


대구병원, 춘천병원 신경외과 과장들이 불교 신도였는데 정밀검사를 마친 후에 이구동성으로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 같습니다. 신의 은총인 것 같습니다라고 완치가 되었음을 증명해 줬다.


그 후 아내와 나는 틈만 나면 간증 사역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곤 했는데 MRI 사진으로 증거하니 안 믿을 수가 있겠는가! 제 아내는 연로하신 시모를 뵐 때마다 하는 인사말이 이젠 고정되어 있다. “어머니! 어머니가 수술한데끼 낫게 해 달라는 기도하신 말씀 그대로 제 허리가 다 나았어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아내의 기적 치유는 군병원 힐링 밀리터리(Healing Military)”사역을 예고하기 위한 하나님의 깊은 의도였음을 그 후에 이루어진 사역들을 통해 깨달을 수가 있었다. 지금도 살아계셔서 기적을 베푸시는 하나님께서 야고보서 515절의 말씀을 붙들고 아내의 치유를 위해 기도한 필자에게 사역에 필요한 또 하나의 말씀을 주셨다.


예수께서 온 갈릴리에 두루 다니사 그들의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며 백성 중의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시니” (마태복음 4:23).


유지영 목사

국군춘천병원 새소망교회

사역문의) 010-3410-3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