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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에 숨겨진 이야기> 얼어붙은 마음이 녹아내리다

 

내 영혼에 햇빛 비치니(428/488)

작사: 엘라이자 휴윗(Eliza Edmunds Hewitt, 1851-1920)

작곡: 존 스웨니(John Robson Sweney, 1837-1899)  

1. 내 영혼에 햇빛비치니 주 영광 찬란해

이 세상 어떤 빛보다 이 빛 더 빛나네

(후렴) 주의 영광 빛난 광채, 내게 비춰주시옵소서

그 밝은 얼굴 뵈올 때, 나의 영혼 기쁘다

2. 내 영혼에 노래 있으니 주 찬양 합니다

주 귀를 기울이시사 다 듣고 계시네

3. 내 영혼에 봄날 되어서 주 함께 하실 때

그 평화 내게 깃들고 주 은혜 꽃 피네

4. 내 영혼에 희락이 있고 큰 소망 넘치네

주 예수 복을 주시고 또 내려주시네

 

엘라이자 휴윗(Eliza Hewitt) 선생은 미국 필라델피아의 어느 고등학교에 근무하고 있었다. 그녀는 늘 사랑으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 날 휴윗은 성격이 삐뚤어진 한 학생을 조용히 타이르고 있었다. 그래도 화를 참지 못한 반항아는 벌떡 일어나 지붕판때기로 휴윗 선생을 마구 두들겨 팼다.


그 일로 휴윗은 척추를 크게 다쳐 상반신에 석고붕대를 하여 움직이지도 못하고 대소변조차 혼자 해결하지 못하게 되었다. 기약 없는 병원생활이 6개월쯤 됐을 때 겨우 석고붕대를 제거했다. 조금은 회복되었지만 더 이상 교사생활을 할 수 없게 되었고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했다.


하나님, 왜 저에게 이런 고난을 주시나요?” 그녀는 의지하고 살았던 하나님이 원망스러웠다. 교회에서는 주일학교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쳤고,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바른길로 인도하며 살아온 인간 휴윗은 주권자 하나님을 이해할 수 없었다.


사고 후 일 년이 지나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봄날이었다. 그녀는 몸을 다친 후로 맘대로 걷지도 못하고 사람들이 쳐다보는 눈도 싫어 병원 밖을 나서는 것이 싫었다. 하지만 그날은 예전에 가끔 들렸던 공원을 꼭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담당의사의 외출 허락을 받고 페어마운트공원(Fairmount Park)으로 산책을 나갔다.


목발을 짚고 어린아이처럼 한걸음씩 발걸음을 떼어 놓았다. 하늘을 바라보니 눈이 부셨다. 추운 겨울을 이기고 새로 돋아난 초록색 나뭇잎이 햇빛에 반사되어 아름다웠다. 봄 햇살의 따사로움이 온 세상을 품고 있는 듯 했다. 그 순간, 햇빛 같은 하나님의 사랑이 휴윗의 영혼을 감싸버렸다. 그녀의 마음속 깊이 얼어붙어있던 원망과 미움이 그 햇살에 녹아버린 것이다.


자연 속에 운행하시는 하나님의 숨결을 느낀 휴윗은 그녀가 아프기 전이나 지금이나 언제나 동일하신 하나님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지난 해 자신을 때린 학생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학생을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을 주신 주님께 감사했다. 휴윗은 회개와 감사의 눈물을 흘리며 온 우주를 감싸는 하나님의 은혜를 만끽했다.


병원에 돌아온 휴윗은 창가에 비치는 햇빛을 바라보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 때 쓴 글이 바로 찬송 내 영혼에 햇빛 비치니이다. 원문을 직역하면 이렇다.

 

오늘 내 영혼에 햇빛 비치니

There is sunshine in my soul today,

더욱 밝고 영광스러운 빛이라네.

More glorious and bright

이 세상 하늘의 어떤 빛보다.

Than glows in any earthly sky,

예수님이 나의 빛이시기 때문이라네.

For Jesus is my Light.

 

(후렴)

, 햇빛, 복된 빛이 있네.

O there’s sunshine, blessed sunshine,

평화롭고 행복한 순간이 밀려올 때

When the peaceful, happy moments roll;

예수님이 웃는 얼굴을 내게 보이실 때

When Jesus shows His smiling face

내 영혼에 햇빛 비치네.

There is sunshine in the soul.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이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라”(1:4)는 말씀처럼 빛은 어두움을 몰아내는 주님을 의미한다(27:1, 고후 4:6). 찬송의 1절은 예수님이 나의 빛이 되심을 고백한다. 2절은 모든 것을 귀 기울여 들어주시는 사랑의 주님을 표현한다. 3절은 휴윗이 공원에서 느낀 아름다운 세계를 회상하며 영혼을 만져주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한다. 4절은 영혼의 기쁨과 소망을 노래하며, 주님께서 내려 주실 복을 기대하고 있다.


휴윗은 후에도 자신이 지은 가사처럼 복된 삶을 살았다.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며 어린 아이들에게 사랑을 쏟았다. 그녀는 회복 후 필라델피아의 노던 홈’(Northern Home) 주일학교 부장으로 헌신하다가 칼빈장로교회로 옮겨 초등부 부장으로 봉사했다.


사람들로부터 설교부탁을 받았을 때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병중에 있거나 도시를 떠나 있을 때를 제외하고, 초등부 부장 일을 중단한 적이 없으니 이 점을 고려하여 초청해주시면 기꺼이 응하겠습니다.” 휴윗은 불구의 몸이었지만 이같이 평생 동안 어린이를 돌보며 섬김의 삶을 살았다.


김남수 교수

침신대 교회음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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