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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와 위기관리-3 선교사가 겪는 상황적 위기들


“선교사라고해서 인생의 위협적인 위험이나 상처로부터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정정불안, 무장 강도, 살인, 납치, 성폭행, 폭탄테러, 주택과 재산의 파괴, 자연재해 (지진, 태풍, 화재), 긴급한 질병 등이 선교사들에게도 닥쳐오는가 하면, 공공연한 반대, 거짓 참소, 친구의 배신, 장기사역 프로젝트의 취소, 팀 내 갈등, 역할의 변화, 영적 자녀들의 배교, 동료사역자의 도덕적 실패, 이혼 혹은 버림받음, 가족 내의 질병이나 사망, 폭력, 전염병, 제멋대로인 아이들, 사고로 인한 급사와 예상치 못한 재정지원의 감소 등을 종종 경험하고 있다” (Goerge Cowan)


한국교회에서 ‘선교사’란 영적 장수나 슈퍼맨처럼 인식되어 항상 성령 충만하고 피곤하거나 앓아눕지도 않으면서, 어떤 시험과 위기에서도 보호받는 특별한 사명자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그러나 선교사도 열악한 환경과 타(他)문화권에서 영혼 구령을 위하여 부름을 받았을 뿐, 우리와 똑같은 연약한 질그릇(보통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어찌 보면 더 많은 문제들과 복잡한 위기들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은 직군이다.
2014년 말 현재 26,000여 명을 파송하고 있는 한국교회와 선교단체들은 보다 다양하고 복잡한 도전과 위기들을 직면하고 있다. 선교 초창기인 80~90년대를 하나님의 특별한 보호하심 속에서 자라온 「은혜시대」라고 한다면, 지금은 성령 충만한 실용주의자로서 선교사역에서 가장 귀한 자원인 선교사들을 보다 잘 관리하고 돌보아야 할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청지기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특히 2007년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가 그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으며, 한국교회와 선교계에 ‘위기관리’라는 큰 도전과 과제를 던져주었다. 이 사건으로 한국 선교사들이 그 동안 누려왔던 접근제한지역에서의 은닉성을 상실하게 되었고, 적대 세력들의 표적으로 떠오르면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위기들에 노출되기 시작하였다. 최근에는 UN 등의 국제 구호단체나 봉사단체들에게까지 무차별 공격을 자행하는 IS 등과 같은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단체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 한국인과 한국 선교사들에 대한 인질납치나 범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선교사들이 겪는 위기는 크게 ‘상황적인 위기’와 ‘점진적인 위기’로 나눈다. 상황적인 위기는 예외적이고 예측이 불가능하며 통상적이 아닌 상황으로부터 일어나는 격변과 동란(upheaval) 등을 말하며, 점진적인 위기는 예측 가능하다는 특성이 있다.


상황적인 위기는 ? 자연재해 : 태풍, 홍수, 지진, 쓰나미, 화산폭발, 가뭄, 한발, 낙뢰, 환경사고 등. ? 사건사고·각종 범죄 : 살인, 강도, 폭행, 성폭행, 추행, 테러, 인질납치, 교통사고, 화재, 폭발물, 익사, 감전, 각종 안전사고, 자동차 탈취, 유괴(rapid kidnapping), 사기 등. ? 정치적인 격변 : 전쟁, 내란, 폭동, 시위, 구속, 억류, 비자 거절, 혁명·쿠데타, 체포 등. ? 질병, 풍토병, 각종 전염병 등의 4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역사가 길고 경험 많은 국제단체들에게 어떤 형태의 위기들이 있어왔는가를 아는 것은 특별히 후발 선교단체들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종합적으로 보면, 납치에 따른 인질(hostage) 문제가 가장 심각한 위기로 인식되고 있는데, 이것은 사태의 장기화로 인하여 선교단체의 조직과 리더십 기능을 마비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수천 명의 선교사가 소속된 한 단체는 전면적인 선교사 철수가 선교사나 현지 성도들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위기라고 보고한다. 철수의 원인은 정치적인 쿠데타나 혼란상태, 무정부 상태, 인종적 갈등, 내전, 반군·게릴라 활동, 위험한 전염병 창궐, 극심한 재정 위기, 자연재해 등으로 그 원인이 다양하였다. 어떤 경우에는 100명이 넘는 선교사가 1주일 이내에 모두 그 나라를 떠나야하는 경우도 있었다. 최근 2~3년 동안에는 중동지역의 민주화 운동으로 인한 내란과 폭동, 소요사태 등으로, 그리고 최근에는 서부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에볼라 발병으로 선교사 철수가 진행된 단체들도 보고된 바 있다.


모든 선교단체들이 늘어나는 교통사고를 보고하고 있는데, 버스나 승합차 등 단일사고로 많은 선교사들이 사망하는 경우도 있었다. 2013년 캄보디아에서의 한국 선교사 일가족 교통사고 사망사건이 대표적이다.


소형 비행기를 운행하는 단체들은 가끔 추락사고로 경험 많은 지도자들이나 사역자들, 현지인 지도자들을 한꺼번에 잃는 고통을 당했다고 한다. 동시에 선교사들이 각종 범죄 대상으로 선택되는 현상의 증가를 모든 단체들이 함께 경험하고 있다. 


아래는 근래 한국교회와 선교단체들이 겪은 연도별 위기 사례들이다. 
■ 2002~3년 : SARS 발병으로 인한 철수 (중국)
■ 2004년 : 선교사 강도 피살 (카자흐스탄), 김 선일 씨 납치 피살 (이라크)
■ 2007년 : 아프간 샘물교회 봉사단 피랍사건
■ 2009년 : WWS 소속 엄영선 씨 피살 (예멘)
■ 2010년 : 선교사 강도 피살 (필리핀), 선교사 구속 (리비아)
■ 2011년 : 선교사 독극물 테러 피살 (중국)
■ 2012년 : 선교사 교통사고 사망 (중국), 선교사 총격 피살 (도미니카), 테러 사망 (아프간)
■ 2013년 : 선교사 질병 사망 (브라질), ‘인도판 도가니’ 사건, 일가족 교통사고 (캄보디아)
■ 2014년 : 진천중앙교회 자살 폭탄테러 (이집트), 선교사 일가족 에어아시아 추락 사망

김진대 목사
한국위기관리재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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