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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숙 교수의 문화나누기> 봄의 왈츠




춥고 황량한 겨울을 살아 낼 수 있었던 것은 그리 머지않은 장래에 봄이 올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봄을 향한 소망으로 겨울을 보내고 나니 올 해에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왔다.


아직 체감으로 전해지는 기온이 따뜻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른 봄에 쌀쌀한 바람과 맞서 꽃망울을 터뜨린 봄꽃들은 서둘러 봄소식을 전해준다.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며 변화하는 자연과 함께 우리도 새로운 꿈을 꾸고 또 다른 시작을 할 수 있는 계절이 봄이기에 봄은 그 어느 계절보다 큰 의미로 다가오는 계절인가보다.


작곡가들에게도 봄의 의미는 특별한 것이었는지 클래식 음악 중에는 봄과 관련된 음악들이 많이 있다. 비발디의 사계를 비롯하여 슈베르트의 가곡, 슈만의 교향곡 등 봄을 노래하고 표현한 작품들이 많이 있다. 봄을 이야기하는 음악들의 공통점은 밝고 에너지가 넘친다는 것인데 아마도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봄의 상징성 때문인 듯 하다. 이런 많은 음악들 중에서 올 봄에는 특별히 요한 스트라우스 2세의 봄의 월츠를 소개하고 싶다.


요한 스트라우스 2(Johann Strauss II, 1825 ~ 1899)는 월츠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요한 스트라우스(Johann Strauss, 1804~1849)의 장남으로 월츠의 황제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탁월한 작곡가였다. 20여편의 오페라 뿐 아니라 500곡이 넘는 월츠, 행진곡 등을 작곡한 스트라우스 2세는 자신의 분야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대단했던 인물이었다.


당시 월츠는 상류사회의 사교음악이라는 인식으로 그리 진지하게 다루어지던 장르의 음악은 아니었다. 그러나 스트라우스는 특유의 에너지로 경시되었던 춤곡에 새로운 생명력과 활기를 불어 넣어 보다 고급스럽고 높은 지위에 올려놓았다. 사교춤으로만 사용되어졌던 왈츠가 진지한음악임을 입증하는 동시에 연주회장에서 당당히 연주되는 음악으로 재탄생시켰다.


올 해의 봄도 여느 봄과 같이 새로운 작물이 심겨지고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었다. 학교에 입학한 꼬마들에게는 학업의 짐이 지워지고 사회에 처음 발을 내딛는 사회 초년생들에게는 책임이라는 짐이 지워졌을 것이다.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해지고 무디어져 있다는 생각에 힘들어 고뇌하는 이들도 있다.


노력해도 자신의 힘으로 어쩌지 못하는 많은 일들을 내려놓지 못하고 그 무게에 짓눌려 있는 위기의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저런 모습으로 힘든 겨울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따스한 햇살이 가득한 봄날을 온 몸으로 느끼며 새롭게 기지개를 펴야 할 때가 왔다.


그래서 봄은 아름답다. 그래서 봄은 온통 초록이고 그래서 봄은 희망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또 한 번의 새봄을 허락하셨을 것 같다.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어둡고 추운 모든 생각들을 떨쳐버리고 주님의 관점에서 나의 삶을 다시 보는 축복의 계절에 스트라우스 2세의 봄의 월츠를 들어보자.


아름답고 생기 넘치는 선율 속에 나의 모든 걱정과 염려를 녹여버리고 새롭고 힘찬 봄을 맞아 보는 것도 좋겠다. 다시 기회를 주신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하며 그 분의 손을 잡고 밝은 희망 속으로 성큼 성큼 들어가는 아름다운 봄날을 만들어 보기를 소망한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4;13)


최현숙 교수

침신대 교회음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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