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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와 위기관리-9

단기봉사팀 위기사례 분석과 평가 (1)


1. 샘물교회 아프간 피랍사건에 대한 질문들

아프가니스탄(이하 아프간’) 피랍사건이 발생한지 어언 8년이 지났다. 당시 피랍사건 관련자들이 큰 충격과 혼란에 빠져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상황은 순식간에 눈덩이처럼 커져서 큰 파괴력으로 피랍 당사자들과 샘물교회 및 한국 사회와 정부를 대혼란 가운데로 몰아넣었다.

미국의 테러단체와의 협상 불가방침, 아프간 정부의 인질-죄수 맞교환 불가천명, 그 와중 인질 살해 협박과 가족들의 심리적 공황상태, 설상가상으로 위기상황을 관리할 주체도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탈레반과 대면협상을 시작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되었고, 인질들이 석방되면서 마침내 40여일의 피랍 상황이 종료하게 되었다.

아프간 피랍사건은 한국교계와 선교단체, 언론계와 정부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도 단기봉사팀·선교사 위기관리재외국민 보호라는 시대적인 과제를 안겨다 주었다.

이러한 단기봉사팀 피랍사건의 분석과 평가를 통하여 아래와 같은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 ‘단기선교라는 명칭과 관행이 미친 영향은?

· 피랍사건이 국내·외에 끼친 영향력은?

· 피랍사건의 위기관리 평가는?

· 피랍사건에서의 멤버 케어는 적절했는가?


2. 단기선교용어가 피랍사태 해결에 미친 영향

한국교회는 그 동안 문제의식 없이 사용했던 단기선교라는 용어가 제한지역에서의 위기 해결에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함을 처음으로 인식하게 되었는데, 이는 당시 한국교회 선교 생태계의 혼란과 무질서가 배경으로 작용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피랍사건 이후 교계와 선교계는 단기선교용어 전환을 포함한 제반 문제점 개선을 의욕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하였지만, 2011년의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그 결과는 무척 실망스러웠다. 조사 결과 청년·대학생들은 피랍사건 직후보다 단기선교2배 이상 더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이는 교계의 논의에 따른 실질적인 후속 조치와 계몽 노력이 없었기에, 점차 본래의 모습으로 회귀한 것으로 보였다.

아프간 피랍사건은 한국교회에게 선교봉사의 구분, 단기선교라는 용어 정화를 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였지만, 한국교회와 선교계가 공감대를 가지고 실천하여 사역 현장에 적용하기까지는 요원하다는 현실의 벽을 여전히 보여주고 있었다.

 

3. 피랍사건이 국내에 끼친 영향

피랍사건에서 모든 피랍 국가에 공통되는 점도 있었지만 한국만의 특이성도 드러났는데, 탈레반의 인질납치에 대한 비난보다는 국내 기독교에 대한 비난 자체가 특이한 현상이었다. 교계로서는 비기독교계의 목소리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돌아보았던 좋은 기회였다.

또한, 기독교계 내의 선교 인식에 미친 영향은 자성적이었고, 비판적인 사고를 가져왔다. ‘단기선교단기봉사에 대한 구분과 용어 정립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높았다. 선교 패러다임에 대한 반성, 성장 위주, 개 교회 중심, 개인 구원에만 초점을 두지 말고, 삶을 통한 방식, 하나님 나라 중심, 하나님의 선교 패러다임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리고, 이 사건으로 정부는 선교사 위기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고, 재정 지원을 통하여 선교사 위기관리 체제 구축을 지원하였다. 아프간 피랍사건은 한국 교회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에 위기 인식의 중요성과 위기관리의 시급함을 일깨워 주었고, 또한 우리 자신들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4. 피랍사건이 국외에 끼친 영향

2001년에서 2010년까지 21개국의 사람들이 아프간 곳곳에서 납치되었고, 협상을 통하여 풀려났거나, 구출 작전으로 자유의 몸이 되기도 했다. 2007년 샘물교회 피랍사건 이전에는 14건의 피랍사건이 발생하여 2건의 살해가 있었고 희생자 수는 2명인데 반하여, 그 이후에는 31건 발생 중 8건에서 살해가 있었으며 14명의 희생자가 발생하였다.

2007년 피랍사건 이후 외국인에 대한 납치 사건이 더욱 빈번해졌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살해당한 건수는 4, 사망자는 7배나 증가했음을 보여주었다. 납치가 무장 단체들의 큰 사업으로 자리매김하였다. 피랍사건의 여파로 한국 선교사와 NGO 관련자들은 전원 철수하게 되었다.

피랍사건에 대한 미국 언론의 반응은 선교 과잉 경쟁이나 과시적인 태도를 언급하며, 열정만큼이나 방문지의 위기정보 분석과 준비가 철저해야 함을 지적하였다.

아랍계에서도 한국 교회의 경쟁적 선교, 협력 부재 선교, 일방적 선교라는 반응을 보였다.

2013년에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2007년 한국인 피랍사건은 한국에 있어서도 엄청난 사건이었지만, 선교와 연관된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도 자신들이 기억하는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었음이 드러났다. 다만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서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가고 있었던 것이다. (계속)


김진대 목사

한국위기관리재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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