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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와 위기관리-10

단기봉사팀 위기사례 분석과 평가 (2)

5. 아프간 피랍사건의 위기관리 평가

분쟁·제한지역에서의 팀 정체성문제는 피랍사건 해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서, 처음부터 팀의 성격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 중요함을 이 사건을 통하여 인식하게 되었다.

피랍사건의 정황들을 살필 때 샘물교회 봉사팀은 위기예측현지 상황파악에 실패했음을 알 수 있었다. 한민족복지재단 카불지부의 두 차례의 초청장 발급 거절을 감안한다면, 아프간의 치안이 안전하지 않았음을 인식했어야 했다. 또한 국제 NGO들이 BLACK 보안등급지역으로 분류한 곳을 방문하면서도, 위기인식과 비상사태에 대한 점검과 대비에 소홀하였다. 위기관리 주체가 공식 초청자인 한민족복지재단이었음에도 실제 일정과 활동은 IACD 소속 사역자와 연결됨으로 인하여, 유사 시 현장 위기관리 주체의 혼선과 공백이 발생하였고, 그로 인해 위기상황은 피해자인 샘물교회로 옮아갔고, 차후 교회가 유발시킨 위기를 정부가 대신 떠맡음으로써 야기된 국민적 분노와 무력감이 반기독교, ()선교라는 불길로 전이되면서, 한국교회는 값비싼 대가를 지불하게 되었다.

위기관리의 핵심은 초동 대응이다. 그것은 신속한 비상연락망 가동과 정보·미디어 관리인데, 사건 발생 후 10시간 이상 위기 인식이나 초동 대응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또 하나는 가족 관리의 난맥이었다. 피랍자 가족들의 무차별적 언론 호소와 구명 활동이 피랍사태 해결에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냉철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국가 간 사이버 전쟁이 치열한 오늘날, 위기관리와 연계된 지역교회와 선교단체들의 정보 관리와 대 사이버 전략이 필요함을 피랍사건은 우리에게 교훈해 주고 있다.

 

6. 피랍사건 관련자의 실제

사건 발발 후 샘물교회 멤버케어 팀은 신속하게 움직였으며, ‘무한 책임의 태도는 더 큰 위기로 번지는 것을 예방하였다. 정신 의학 및 위기관리 영역에서 전문성이 탁월한 외부 전문가의 도움으로 상황 관리와 문제 해결을 위한 지침을 제공받았다. 모든 정신의학적 증상을 조기에 진단, 치료하여 후유증 예방을 지원하였고, 피랍자들이 귀환한 후 2차 정신적 외상을 받지 않도록 외부 위험 요소들로부터 격리 보호조치하였다.

한편 인질 석방 직후 후유증 최소화를 위하여 멤버케어 전문가를 카불로 보내어 위기-디브리핑을 실시하고, 입국 시까지 동행하며 지속적으로 돌보았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다. 또한 이 사건에서 케어 사각지대에 놓였던 청년부서, 장애인 부서, 피랍자 목장, 담임목사 내외와 교역자, 위기대책본부 관련자들에게도 멤버케어가 제공되었어야 했다.

 

7. 아프간 피랍사건이 주는 교훈들

. 한국 교회

아프간 피랍사건은 한국교회가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선교봉사에 대한 용어 구분과 단기선교의 개념 정리를 요구하였는데, 이제는 그동안 즐겨 써왔던 단기선교의 호칭을 단기 선교사들에게 되돌려주어야 한다.

해외봉사는 봉사 현장과 사역 전문성 및 위기관리 역량을 갖춘 전문단체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진행되어야 하고, 사역의 내용은 파송교회의 필요보다는 사역 현장의 필요를 우선시해야 한다. 또 잘 훈련되고 준비된 정예 자원들이 보내져서 장기적으로 선교나 봉사 현장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성육신적 복음 증거에 힘써야 한다.

봉사활동 참가자 전원과 리더들(선교위원회, 교역자)은 사전에 반드시 소정의 위기관리교육훈련을 받아야하고, 선교 및 단기봉사 활동 관련 위기상황 발생 시 지역교회는 각별히 사회와의 의사소통에 주의해야 한다.

 

. 선교단체, NGO단체

아프간 피랍사건은 2007년 당시 한국 단체들의 위기관리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사건 후 선교사 위기관리를 위한 연합기구(CMS)와 위기관리 전문기관(KCMS)이 발족하게 된 것은 긍정적인 변화였다.

지난 7년 동안 정부의 재정 지원에 힘입어 나름 교육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온 결과, 규모 있는 단체들은 나름 위기 인식과 기본적인 위기관리시스템을 구축해 나가는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1년 선교단체 위기관리현황 설문조사)

하지만 소규모 단체들의 열악한 재정, 잦은 담당자 이동, 필요에는 동의하면서도 후순위로 밀려나는 현실, 최근 큰 위기사건이 없었던 점, 무엇보다도 피부에 와 닫지 않는 위기의 특성 등으로 인하여 갈 길은 여전히 멀게만 느껴진다.

단체들은 주기적인 자체 점검으로 미진한 부분 확인과 위기관리 역량 강화를 위하여 장기적인 계획 수립재정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국가별 위기관리 체제 구축과 상시적인 점검 및 운영에 힘쓰되 단체들의 협력 사업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선교현장 전문 사역자들의 의견은 존중하되, 바른 의사 결정을 위하여 체계적인 시스템의 구축도 요청되고 있다. (“2007년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 종합보고서일부 발췌)

김진대 목사

한국위기관리재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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