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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숙 교수의 문화나누기>조국을 품은 음악: 스벨리우스의 교향시「핀란디아」

8월은 일년 중 가장 더운 시기이기도 하지만 또 태양의 열기만큼 뜨겁게 나라와 민족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는 달이다. 그 이유는 8월의 가장 중심에 광복절이 있기 때문이다. 특별히 올해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해서 이를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계획되어 있어 더욱 의미 있는 해이기도 하다. 우리 민족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35년간의 일제 강점기는 민족의 자주성과 정체성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파괴된 치욕의 세월이었지만 수많은 분들의 목숨을 건 투쟁과 희생으로 나라의 정체성과 자주성을 다시 찾게 되었다. 연약하고 피폐해도 내 나라이기에 소중했기에 감사함으로 재건된 대한민국은 비록 동양의 작은 모퉁이에 있지만 불과 70년 만에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내며 명실공이 경제와 문화의 강국이 되었다. 그러나 70년의 시간 속을 지나면서 우리는 너무 쉽게 과거의 아픔을 잊어버린 채 우리말과 우리 문화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우리나라가 있음이 주는 자유의 감사함에 무디어 진 것은 아닌가 반성하게 된다. 8월 한 달 만이라도 우리들의 조국을 돌아보며 그 소중함과 감사함을 회복하고 이 땅을 위해 기도하는 기간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긴다.


서양 음악사에 이름을 남긴 작곡가들 중에서도 자신의 나라의 자주성과 자유에 대한 간절함을 음악으로 담아낸 작곡가들이 많이 있다. 오스트리아 제국의 지배하에 있었던 보헤미아에 대한 간절함을 나의 조국이라는 아름답지만 단호함과 위엄에 찬 교향시를 작곡한 스메타나(Bed?ich Smetana, 1824~1884)가 있고 혼란한 조국을 떠나면서 흙 한줌을 가지고 가 평생 가슴에 품고 소중하게 간직했던 폴란드의 쇼팽(Fryderyk Franciszek Chopin, 1810~1849)도 있다. 그 뿐인가? 러시아의 압제 아래 있었던 자신의 나라 핀란드의 독립과 자유를 열망하며 음악으로 조국혼을 표현했던 시벨리우스(Jean Sibelius, 1865~1957)도 빼놓을 수 없다. 얀 시벨리우스는 핀란드 의회에서 연구지원금을 받을 만큼 핀란드를 대표하는 작곡가이며 그의 작품은 고통 받는 국민들에게 희망과 자긍심을 불어넣었다. 그의 교향시 핀란디아는 핀란드의 자연 경관을 묘사하며 그 아름다움을 통해 국가의 자주적 정체성을 천명하고 있는 작품으로 국민들에게 독립의 염원을 갖게 한 작품이다. 당시 시벨리우스의 음악이 주는 영향력은 상당한 것이었고 음악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가 되고 같은 곳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핀란드 국민들의 독립심 고취를 경계한 러시아는 핀란디아의 연주를 금지하기도 했지만 이미 음악을 통한 정신의 결속을 무너뜨릴 수는 없었다. 오랜 억압 속에서도 나라의 정체성과 민족성을 잃지 않았던 핀란드는 1917년 러시아 혁명 이후 독립된 나라로 당당히 설 수 있게 되었다. “핀란디아는 자유를 위한 승리의 찬가이며 우리의 자유를 위한 투쟁을 노래했고 음악은 그 사실을 알려줍니다.”라고 말한 시벨리우스의 신념이 그대로 녹아있는 작품이 바로 교향시 핀란디아이다.


짧은 기간에 이토록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축복하신 하나님께서 우리나라를 보존하시고 번영케 하시는 데에는 반드시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포스트모던을 넘어 인간의 절대적 가치와 기준이 왜곡되는 혼탁한 시대 속에서 세상을 밝히고 이끄는 선한 영향력이 되라는 뜻이 아닐까? 배려와 수용이라는 미명아래 종교가 혼합되고 인권이라는 허울을 입고 부도덕이 도덕이 되는 세상을 향해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의 주님으로 선포하라는 것이 21세기 대한민국을 향한 창조주 하나님의 마음이 아닐까? 광복 70년을 맞으며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섭리를 다시 생각하고 우리나라의 존재의 의미를 생각해 보아야겠다. 자유를 위한 승리의 찬가를 작곡한 시벨리우스의 열정을 가지고 하나님의 주권이 이 땅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투쟁하는 십자가의 용사들이 되어야겠다. 뜨거운 여름에 듣는 핀란디아는 이런 바람과 기도가 있기에 더 특별한 것 같다.

/최현숙 교수 침신대 교회음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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