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제법 쌀쌀해지며 옷깃은 잔뜩 여미게 되는 가을의 끝자락 겨울의 문턱, 서울신학대학교에서 한 학기를 마무리하며 주변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수요정오음악회에서 ‘함춘호 기타리스트’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현재 서울신학대학교의 실용음악학과의 교수를 하고 있어 함춘호 기타리스트와 함께 함춘호 교수라고 불리며 제자들을 길러내며 국내에서 실력있는 실용음악과를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그런 그와 약 10명의 기자들이 만나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어떨때는 웃으며 어떨때는 진지함으로 인터뷰를 진행해 나갔다.
◇ 오늘 수요정오 콘서트에 대한 소감과 어떻게 곡 선정을 하셨는지?
- 실은 학교에 신학 이름이 붙는다는 것은 그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이고 이 학교에 온 사람들도 신학과가 아니어도 크리스천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적용되고 있을 것이다. 올초에도 학교 홍보공연인 ‘비상’을 공연했는데 씨씨엠이었는데 가사전달이 제대로 안돼 아쉬운 공연이었는다는 얘기가 많았다. 오늘 공연도 기독교 학교니까 찬송가를 연주하고 그럴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런 것은 별로라고 생각한다.
대상은 학교 학생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주민들에게도 공간이 열려 있기 때문에 홍보적인 창구라고 생각해 기타로 할 수 있는 곡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쉽고 잘 이해할 수 있는 음악은 영화 음악이라고 생각해 영화음악을 주제로 스토리를 만들었다.
영화음악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며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만들었고 마지막에는 찬송가를 연주해 이 세상을 만드신 하나님을 찬양했다. 찬송가를 연주했을 때 살아계신 하나님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이게 정말 인간의 생각으론 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음악을 통해서 깨닫는다.
찬송가를 통해서 연주의 아름다움 전한다. 이번엔 의도했던 대로 차 한잔 하면서 본인들의 여가 시간에 나와서 가을에서 겨울로 들어가는 이 시점에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한다. 오늘 공연은 좋은 느낌 받았고 개인적으로 만족한다.
◇ 처음 서울 신대에서 교수 제안을 했을 때 함춘호 교수는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요?
- 실용음악이 학문화 된데는 약10년 정도 됐다. 발빠르게 움직이는 학교는 트렌드에 맞게 학과를 재편성해서 실용음악학과를 만든다. 당시 저는 기독교대학교 몇 군데 강의를 나가고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학교를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을 했었다.
전문적인 실용음악학교를 실력있는 제원들과 뭉쳐서 만들고 싶을 때 서울신대에서 제의를 받았다. 타학교들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 때문에 서울신학대학교 ‘CCM학과를 만들려고 합니다’라고 했다면 거절했을 텐데 ‘실용음악과를 만들겠다’라고 해서 수락하게 됐다.
그리고 서울신대 실용음악과에 동참하게된 배경에는 일반음악을 하는 친구들 중에는 뛰어난 친구들이 많이 있는데 그런 아이들이 자신이 크리스천이라는 얘기를 하지 못한다. 이런 뛰어난 친구들은 어릴때 교회에서 음악을 배우고 좋은 음악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 것이다.
근데 밖에 나와서 활동할때는 크리스천이라고 하면 홀리하고 소극적인 음악을 할거라는 편견이 있어 크리스천이라는 표현을 못하는 것이다. 무대를 가졌을 때 CCM 학과라고 하면 왠지 전투력이 떨어지고 소극적이고 착할 거라는 생각을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어쨌든 우리 학과에 지원하는 친구들은 CCM학과는 싫지만 일반대학교 실용음악과를 다니기는 싫은, 교회를 다니면서 실용음악을 하고 싶은 친구들이 지원한다.
◇ 기타와 함께 살아온 세월이 기신데 처음 기타를 접하게 된건 언젠지?
- 처음 기타를 봤던건 초등학교 2학년 때 삼촌 기타줄 심부름을 하면서였고 중학교 1학년 때 수양회에 가서 선배들이 치는 기타 소리를 감미롭게 들었는데 집에와서 보니 형님이 일부일 먼저 기타를 치고 있었다. 처음 배운 코드가 G코드 였는데 그 소리가 너무 좋았다. 원래 처음에는 노래가 좋아서 노래를 부르기 위해 기타를 쳤었는데 한번도 안 멈추고 완창할 수 있게 연습했었다.
점점 기타에 열중하다보니 아버님께서 걱정을 하셨고 결국 예고가 아닌일반고등학교에 보내졌는데 거기서도 잘난척 하는 자리마다 다 나가서 관심 받고 더 기타를 열심히 쳤다. 그러면서 송창식 선배, 전인권 선배 등을 만나면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됐다.
◇ 아티스트로서 자신만의 철학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 사실 아티스트로 살아가면서 자기만의 철학을 세우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음악적으로 나만의 철학이 있다면 요근래를 기준으로 두 가지가 있는데 예전에는 스튜디오 세션아티스트로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나의 주장이 없고 철저하게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었다.
왜냐면 노래부르려는 사람들의 생각을 최대한으로 읽어주면서 예술적인 느낌을 더 해서 노래를 아름답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근데 싸이 열풍때 초반에는 ‘멘붕’이 왔었다. 지금까지 우리가 해온 음악들은 무엇인지 모르게 됐다.
근데 요즘엔 그냥 가장 편안하고 대중들이 잘 이해하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폼 안재고 하는 것이 대중들에게 가장 잘 어필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빠른 음악이 아니고 편안하게 음악을 잘 전달하고 감성을 끌어낼 수 있는 음악, 스토리가 있는 음악을 하고 싶은게 요즘 나의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