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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숙 교수의 문화 나누기> 언제나 성탄절 처럼….

성도의 삶에서 성탄절만큼 설레고 기쁜 절기는 없을 것 같다. 주님의 오심은 인류의 구원을 위한 오직 한길이며 나 자신이 구원 받고 영생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하나님의 약속의 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탄절은 늘 감격으로 준비하고 감사로 맞이해야 한다. 유난히 눈이 많고 추운 올해 12월도 마음만은 따뜻한 것은 성탄절을 준비하기 때문일 것이다.

 

12월은 그래서 성탄 축하 카드를 전할 지인들을 생각하고 만나며 서로에게 선물 같은 존재가 되려고 노력하는 한 달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고유 명절인 추석 덕담 중에 더도 말고 덜도 많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인사가 있다. 그러나 성도들의 안부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성탄절만큼만 넉넉하고 행복하고 은혜에 감사하는 매일이 되고자 하는 것이지 않을까?

 

성탄절은 또 음악이 풍성한 절기이기도 하다. “음악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최대의 선물이란 마티 루터의 말처럼 음악만큼 인간의 많은 생각과 감정을 담아내며 동시에 아름다움을 통한 감동을 전할 수 있는 매체는 그리 흔하지 않다. 실제로 클래식 음악에는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감사와 감격을 아름답게 담아낸 음악들이 많이 있다.

 

헨델(Georg Friedrich Handel , 1685~1759)의 메시야가 그 대표적인 예이고 또 성탄절 즈음에 가장 많이 연주되는 음악이지만 그 외에도 하인리히 슈츠(Heinrich Schutz 1585~1672)의 크리스마스 칸타타나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등은 성탄 절기에 딱 어울리는 음악이다.

 

그다지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19세기 헝가리의 대표적인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 1811~1886)는 그의 말년에 크리스마스 트리 모음곡(Weihnachtsbaum)이라는 피아노 곡을 작곡했다. 이 작품은 1874년에서 1877년 사이에 작곡된 것으로 자신의 손녀를 위해 작곡한 12곡의 피아노 모음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참 반가운 신도여성탄 찬송의 멜로디가 들어있는 이 작품은 리스트 음악의 특징인 기교적인 화려함보다는 음향과 피아노 소리의 울림이 만들어 내는 음악적 분위기를 강조한 음악이다. 이것은 리스트의 음악적 성향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리스트의 음악은 보편적으로 화려한 기교와 관객을 압도할 만한 극적인 표현이 특징이고 또 그 당시의 관중들은 이런 리스트의 모습에 열광했다.

 

그러나 사람들의 환호와 인기를 즐겼던 작곡가 리스트의 말년의 작품은 조금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고 이 작품은 리스트 만년의 마음과 생각을 잘 나타낸 작품 중 하나이다. 당시의 음악가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을 다 누리고 성취했다고 볼 수 있는 리스트가 생의 마지막에 돌아올 수 밖에 없는 것이 신앙이었다.

 

그는 그의 신앙적 생각을 여러 가지 음악적 기법을 통해 표현하려고 애썼고 그 과정에서 보여 지는 화려함을 걷어내고 내면의 울림을 들으려는 노력을 하게 되었다. 크리스마스트리라는 작품은 동심의 순수한 눈으로 맞이하는 성탄절의 풍경이라고 느껴지는데 이것은 리스트 자신의 신앙적 마음을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

 

삼위일체 하나님을 상징하는 숫자 3을 특별히 좋아한 리스트는 음악 속에서 특별히 종교적 경건함을 표현하고자 할 때 셋잇단음표를 사용하기도 하고 자신의 작품을 성경을 인용하여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십자가동기라고하는 자신만의 독특한 음형을 만들어 본인의 신앙적 표현을 가시화하려고 했다. 이런 다양한 음악적 장치를 통해 신앙적 생각을 전달하고자 하는 리스트의 마음은 오랜 세월 방황하다가 돌아온 회개하는 심령의 간증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십자가, 삼위일체 하나님, 유일한 구세주를 공개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리스트의 회심의 마음을 닮아가는 성탄절이 되면 좋겠다. 유일한 하나님만을 인정하는 생명과도 같은 믿음의 마음을 다잡는 것이 성탄절을 맞는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올해 성탄절에는 리스트의 피아노 음악을 들으며 우리의 믿음의 띠를 단단히 매고 한해를 정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최현숙 교수 / 침신대 교회음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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