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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에 숨겨진 이야기>전능왕 오셔서

/ 김남수 교수(침신대 교회음악과)

세상의 왕 VS 전능의 왕

빅토리아 여왕의 재위 6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열린 잉글랜드의 ‘군사력 전시회’는 인류 역사상 아주 큰 행사로 알려진다. 영국의 시인들은 여왕으로 가장 오래 군림한 78세의 빅토리아 여왕에게 시를 헌정하여 존경을 표했다. 여왕을 찬양하는 열정적이고 감상적인 시들이 많이 기고되었지만 ‘런던 타임지’는 영향력 있는 시인이자 소설가인 조셉 키플링(Joseph Rudyard Kipling, 1865?1936, 영어권 작가로는 처음으로 1907년 노벨 문학상을 받음)이 공식적인 축하시를 써야한다고 주장했다.


키플링의 할아버지 두 분은 모두 감리교 목사였다. 돈독한 신앙을 유산으로 받은 그가 하나님이 아닌 세상의 왕을 찬양한다는 것이 그의 신앙에 맞지 않았다. 그래서 온 나라가 ‘군사력 전시회’로 떠들썩할 때 그는 조용히 ?용감한 선장?(Captains Courageous, 1897)이라는 소설을 쓰고 있었다.
기념제가 끝났지만 ‘런던 타임지’는 여전히 키플링의 축하시를 원했다. 거절하다 못해 그는 한 편의 시를 지었다. 곧 타임지 1면에 사람들이 바라던 키플링의 “퇴장찬송”(Recessional)이라는 시가 실렸다.


만군의 주 하나님이시여, 우리와 함께 하소서.
Lord God of Hosts, be with us yet,
우리가 주님을 잊지 않도록, 주님을 잊지 않도록...
Lest we forget, lest we forget...

그러나 여왕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되지 않은 그의 시를 읽은 사람들은 그에게 비난의 화살을 쏟아 부었다. 비난을 넘어 국가적 분노로 번질 정도로 온 국민이 그에게 욕을 퍼부었다. 비난의 폭풍이 가라앉은 뒤, 국민들은 멍해진 정신을 깨우는 그의 시를 다시 숙고하게 되었다. Clint Bonner, A Hymn Is Born, 24-5.


키플링은 도저히 세상의 왕을 찬양할 수 없었던 것이다. 세상의 명예와 권력은 잠시 있다가 사라질 무가치가 것이다. 이 세상의 어떤 것도 찬양의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모든 영광을 오직 하나님께만 돌릴 수 있었다. 그는 세상의 어떤 왕보다 위대한 만군의 주인이시며, 전능의 왕이신 하나님을 잊지 않고 있었다.
우리가 즐겨 부르는 찬송 “전능왕 오셔서”(새10)의 작사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찬송의 작가는 키플링처럼 세상의 왕을 찬양하지 않고 위대하고 전능하신 왕을 찬양한 많은 시인들 중 한 명이었을 것이다. 비록 이름을 밝히진 않았지만 찬송작가는 세상의 왕을 경배하는 사람들을 보며 영광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이심을 말했다.


누가 “전능왕 오셔서”를 썼는지 아무도 모른다. 만약 이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서명을 했더라면, 그 역시 키플링이 받은 것과 같은 열렬한 비난을 면치 못했을 것을 것이다. 왜냐하면 영국국가의 가사는 영국의 ‘여왕’을 찬양하고 있는데, 그 당시 영국국가 곡조에 맞추어 부른 “전능왕 오셔서”는 여왕 대신에 ‘전능의 왕’을 찬양했기 때문이다.
이 찬송의 작가가 누구이든지, 찬송작가는 세상의 왕을 경배하는 사람들을 보며 찬양을 받으실 분은 세상의 누구도 무엇도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 찬송은 광활한 우주가운데 오직 전지전능하신 삼위일체 하나님만이 예로부터 영원무궁토록 영광을 받으실 분이심을 선포하며 그 분께 영광을 돌리고 있다.


영광과 권능의 성부 하나님만이 전능왕이십니다.
구원의 성자 하나님만이 복의 근원이십니다.
위로의 성령 하나님만이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성삼위일체 하나님만이 모든 찬송과 영광을 받으소서.


런던에서 오케스트라 악장으로 활동하던 이탈리아 출신인 펠리체 드 지아르디니(Felice De Giardini)가 작곡했다. 그는 이 익명의 시 “전능왕 오셔서”가 너무 장중하여 음악을 붙이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이 찬송 한곡만을 작곡했다. 원래 이 찬송은 영국국가 곡조로 불렸지만 그가 찬송을 지은 후부터 전 세계는 그의 곡조에 맞추어 “전능왕 오셔서”를 부르고 있다.
이 찬송의 곡명 ‘이탈리안 힘’(ITALIAN HYMN)은 작곡자의 출신 국가명으로부터 왔다. 또한 작곡자가 말년에 모스크바에서 오페라 지휘자로 활동했기에 ‘모스크바’(MOSCOW)를 곡명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전능왕 오셔서(새10/통34)
작사: 미상
작곡: 펠리체 드 지아르디니(Felice de Giardini, 1716-1796)

1. 전능왕 오셔서 주 이름 찬송케 하옵소서
   영광과 권능의 성부여 오셔서
   우리를 다스려 주옵소서
2. 강생한 성자여 오셔서 기도를 들으소서
   택하신 백성들 복 내려 주시고
   거룩한 마음을 주옵소서
3. 위로의 주 성령 오셔서 큰 증거 주옵소서
   전능한 주시여 각 사람 맘에서
   떠나지 마시고 계십소서
4. 성삼위일체께 한없는 찬송을 드립니다
   존귀한 주님을 영광 중 뵈옵고
   영원히 모시게 하옵소서


김남수 교수/ 침신대 교회음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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