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확대된 교사 네트워크
주일학교 교사들의 네트워크를 넘어서는 확대된 교사 네트워크는 교사의 네트워크에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다. 확대된 교사 네트워크란 교회학교 교사들의 범위를 확대한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확대된 교사란 교회학교 교사와 함께 사역할 수 있는 사람들로 학생과 부모 그리고 담당 사역자를 포함한다. 확대된 교사 네트워크의 구조를 블랙(Black)은 청소년부의 예를 들어 아래의 그림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청소년부서가 아닌 경우는 각 부서에 맞게 변형할 수 있다.
그런데 필자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여 학교의 교사와도 네트워클 제안하고 싶다. 이런 모델의 사역이 필요한 이유는 첫째로 교사는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학생에 대해서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회에서 만나는 교사와 학생은 만나는 시간이 매우 한정되어 있다. 교회에서 교사와 학생이 만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 매주 한 번 혹은 두 번 정도 만나고 특별행사나 수련회 기간 동안 며칠 마날 수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닌가? 그렇게 만나서는 학생을 제대로 파악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학생의 신앙을 지도하는 책임을 맡은 자로서 서로 피상적인 이야기만 할 수도 없다. 이런 문제는 비단 교사들의 문제만은 아니다. 학생(자녀)들과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고 그들을 가장 잘 안다고 하는 부모조차도 자신의 자녀에 대해 올바로 파악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한 조사에 의하면 자녀의 실제 모습과 부모들이 인식(상상)하는 자녀의 모습이 전혀 다르게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확대된 교사 네트워크의 필요를 잘 설명해주는 것이다. 확대된 교사 네트워크가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지금까지 해오던 부서별 사역의 문제 때문이다. 유치부에서 시작하여 고등부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인 사역의 모델은 각 부서에 속한 학생들이 교회에 가면 교회학교 교사나 사역자를 제외한 교회의 성인들과는 전혀 접촉할 수 없는 구조이다. 심지어는 가족이 함께 교회에 다니는 경우도 가정에서는 함께 있다가 교회에 도착함과 동시에 모든 가족이 흩어진다.
그리고 예배나 성경 공부 등의 모임이 모두 끝나면 그 때 다시 가족들이 만나서 집으로 돌아온다. 이런 행태의 사역 모델이 많은 장점도 있지만 성인들과의 계속되는 접촉점(연결고리)이 부족하기 때문에 초등부부터 고등부나 대학부(혹은 청년부)까지 각 부서의 나이가 많은 부서로 갈수록 학생들이 점점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이는 전통적인 부서별 사역이 더 이상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대변하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지금까지 우리의 청소년 사역의 대상이었던 다른 어떤 아이들 세대와는 같지 않다. 지금 우리 모두가 사용하고 있고 또 우리를 성장시켜준 기교와 전략, 철학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따라서 만일 교회들이 정신을 차려 지금 우리가 아이들에게 시행하고 있는 방법을 전격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아이들을 잃어버릴 것이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다가갈,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훗날 이 아이들을 잃어버리고서야 정신이 번쩍 들게 될 것이다. 이제는 전통적이 사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사역, 즉 확대된 교사 네트워크가 필요한 것이다.
4. 네트워크를 통한 부흥
교회에서 네트워크로 양적, 질적 부흥을 이룬 예는 아마도 미국 남침례교단의 협동프로그램(Cooperative Program)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협동프로그램이 정확하게 네트워크라고 정의하기에는 애매한 부분도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침례교회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소위 말하는 개교회주의다. 개교회주의란 한 교회의 일은 그 교회 내에서 이뤄지고, 이웃이나 주변의 다른 교회나 교단에서는 관여를 하지 않은 것을 말한다.
즉, 우주적 교회를 이루는 각 지역교회 독립성과 자치성을 존중하는 정신을 말한다. 이런 개교회주의는 다양한 장점과 단점이 있다. 단점 가운데 하나는 교회가 연합하거나 협력하여 어떤 일을 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남침례교단은 세계 그 어떤 교회나 교단이 할 수 없는 일을 해내고 있다. 가장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개교회를 중요시하는 교단에서 서로 협력하여 엄청난 일을 이룬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남침례교단의 협동프로그램은 각각의 개교회가 재정적으로 서로 힘을 모아 선교와 구제 등의 일에 상상할 수 없는 시너지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협동프로그램이란 남침례교단에 속한 모든 교회가 예산의 2%를 지방회에 그리고 10%를 총회에 헌금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예산을 가지고 지방회와 총회는 다방면의 선교와 구제에 총력을 기울인다. 그래서 작은 교회들이 연합하여 이룬 결과는 기적에 가까운 열매들을 얻고 있다. 이처럼 교회학교도 부흥의 열쇠를 가진 교사들이 교회 내에서 작은 네트워크로부터 시작하여 확대된 교사 네트웤워크, 그리고 교회 밖의 지역을 아우르는 교사 네트워크, 그리고 범위를 넓혀 더 큰 규모의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힘을 합한다면 미국 남침례교단의 협동프로그램이 이룬 기적을 다시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남침례교단의 협동프로그램 네트워크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을 바탕으로 교회학교 교사 네트워크 형성을 가정해 보자. 대다수의 교회에서 교사는 교회학교 교사로서의 전문적인 교육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고, 교회학교에서는 재원이나 인력의 부족으로 양질의 교회학교 교육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교회가 대부분이다. 소규모 교회라면 그 범위나 심각성은 더 할 것이다.
물론 좋은 프로그램이나 수준 높은 교사교육이 이루어지는 곳도 있지만 그런 혜택은 아주 소수에게만 해당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 네트워크가 형성된다면 온라인, 오프라인을 통한 인적, 물적 자원의 절감은 물론 시간적인 차원을 뛰어넘는 양질의 교사교육이 이루어 질 수 있다.
또한 교회학교 시스템의 정비나 보충을 통해 교사 개개인은 물론 교회학교의 엄청난 부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네트워크의 공유와 네트워크를 통한 지도나 교육을 통해 농어촌이나 산간 도서지역 등 우리가 직접 가기 힘든 곳에서도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직접 찾아가거나 선교헌금이나 기도 등으로 이루어졌던 선교의 개념을 확대시키는 새로운 개념의 선교가 될 수 있다. 이처럼 교사 네트워크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하나님의 사역 방법 가운데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교회학교 부흥의 모델이 될 수 있고, 나아가서는 선교적 측면에서의 교회학교 교육 및 부흥의 혁신적인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가는 말
교회학교의 부흥은 어느 한 가지 요소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여러 요소들이 서로 작용을 잘할 때 부흥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 여러 가지 가운데 중요한 요소가 바로 교사라는 자원이다. 어쩌면 교사는 교회학교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일지 모른다. 왜냐하면 교사는 한 교회를 책임지는 목회자처럼 한 반을 책임지는 반목회자이기 때문이다. 한 교회가 부흥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열쇠는 그 공동체의 리더인 담담 목회자가 가지고 있는 것처럼 교회학교의 각 반의 부흥여부는 각 반의 반목회자인 교사에게 달려있는 것이다.
막중한 책임을 가진 교회학교 교사는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최선의 노력을 기울임은 물론 주변의 동료 교사와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혼자서 못하는 일을 여러이 힘을 모으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학교 교사로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긍정적인 에너지와 능력과 은사를 서로 나눔으로 하나님의 교회는 건강하게 세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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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은석 교수 / 침신대 기독교교육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