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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김정은 신년사 분석 : ‘지도자상징정치’ 측면-1

“김정일에 버금가는 지도적 권위 에 도달한 김정은”

김정은, 리더십의 자신감이 곳곳에 묻어난 신년사

  201711일 노동신문은 제1면에 김정은 신년사를 올리면서 김정은을 우리의 운명이고 미래이신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라고 신년사 옆에 빨간 글씨로 크게 새겨 넣었다. 이는 우리의 운명이고 미래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라고 했던 2016년 전년도 보다 김정은의 지도자 성격이 격상됐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2016년 노동신문도 우측 상단에 김정은을 최고 령도자로 표기하고 있다. 하지만 세로 두 줄로 씌여진 호칭은 분명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게다가 2017년에는 왼쪽 상단에 김정일을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라고 표기한 것에 반해, 김정은에게는 최고 령도자로 부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위대한경애하는보다 한 단계 높은 의미임을 김정일 앞에 기록된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령도자최고령도자로 표기된 것에서 김정은의 지도자 성격이 김정일에 버금가게 됐다고 추정해볼 수 있겠다. 김정은의 신년사 내용에서도 이러한 추세를 발견할 수 있는데, 2017년 신년사에서는 김정일을 단지 위대한 장군님’(4)으로만 부르고 있다. 2016년에는 김정일을 김일성과 함께 위대한 수령님들’(4)로 불렀었다.


저자가 이번 박사학위논문 주제로 한 지도자상징정치측면으로 볼 때, 김정일에게 부여된 최고의 지도자 상징성은 바로 수령이다. 김정일이 이 지도자상징성을 얻게 된 시기는 그의 사후인 2012년도이다. 이때부터 김정일은 단독은 아니지만 김일성과 함께 선대 수령님들’, ‘위대한 수령님들이라고 불려졌고 2016년 신년사에서도 위대한 수령님들이라고 불려 지면서 김정일이 수령의 반열에 올랐음을 재차 확인해줬다.

그런데 2017년 신년사에는 단 한번도 위대한 수령님들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지 않는다. 단지 김정일은 위대한 장군이라고만 지칭됐다.

 이는 김정일에게 수령이라는 최고의 지도자 성격을 부여하지 않은 것으로 김정일의 지위를 격하시킨 것으로 간주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북한정권이 용어 하나라도 전략적으로 표기 한다는 점에서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의도된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는 어떤 함의를 얻을 수 있을까?


우선 북한 특유의 정치체제 속성인 유훈통치성격이 약화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김정은의 독자시대가 더 분명하게 열렸음을 보여주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또한 김정일의 정치적 위상과 비견될 만큼 김정은의 지도적 권위 및 지도자 성격이 격상됐음을 분명하게 시사해주는 것이다. 이 같은 논지를 뒷받침해주는 또 하나의 근거는 신년사에 나타난 김일성, 김정일의 호칭의 빈도수이다.

2013년 신년사는 김일성 관련한 호칭이 22, 김정일은 31차례 나왔다. 2014년에는 김일성 12, 김정일 12회로 대폭 줄었고, 2015년에는 김일성 9, 김정일 11, 2016년에는 김일성 5, 김정일 6회로 다시 한 번 대폭 감소했다.

2017년 신년사에서는 더 줄어들어 김일성은 4, 김정일도 4회에 불과했다. 심지어 신년사 첫 부분의 인사말 부분에서도 김일성-김정일이 언급되지 않았다. 2016년에는 나는 전체 인민들과 인민군장병들의 열화같은 충정의 마음을 담아 사회주의조선의 영상이시며 주체의 태양이신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께 가장 숭고한 경의와 새해인사를 삼가드립니다라고 시작했었다.

그런데, 2017년에는 순서상 같은 위치에 단지 위대한 인민이 안아온 자랑찬 기적의 위대한 한해를 긍지높이 돌이켜보는 뜻 깊은 이 자리에서 나는 당과 사상도 뜻도 의지도 하나가 되어 기쁨과 아픔과 함께 나누고 생사운명을 같이하며라고 하면서 김정은 자신만을 드러냈다. 이런 점에서도 2017년은 김정은의 독자시대임을 암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신년사에서 김정은의 연설 후 중간에 박수세례가 들어가는 부분이 있는데, 이 또한 매우 전략적인 측면이 있다. 아무 때나 박수를 치지 않는다. 2017년도 북한의 가장 중요한 정책을 언급할 때 박수세례가 터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김정은이 핵무장으로의 핵 강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내용에서 무려 5차례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순서상으로도 인사말 다음에 바로 나오는 것을 볼 때, 2017년 북한의 가장 핵심정책, 핵심 사안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핵강국 관련 내용에서 김일성, 김정일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는 점이다. 이는 핵강국으로의 진입이 오직 김정은의 치적임을 강조하기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2016년에는 핵 강국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핵 무력 내용도 불과 한차례 정도만 나올 뿐이었다. 단지 군수공업부문에서 국방과학 기술을 발전시켰고 국방공업의 주체화, 현대화, 과학화수준을 더욱 높이며 군자리 혁명정신을 발휘하여 적들을 완전히 제압할 수 있는 우리식의 다양한 군사적 타격수단들을 더 많이 개발 생산하여야 합니다라는 정도였다.

그런데 2017년은 핵무장, 핵강국 관련해서 무려 장문으로 5차례나 반복하고 있는데, 이것을 전혀 김일성-김정일과 연계해서 설명하지 않고 있다. 단지 경제건설내용 부분에서 김일성-김정일 로동계급과 전체 인민들의 영웅적인 투쟁에 의하여 당이 내세운 70일 전투와 200일 전투의 방대한 목표가 빛나게 수행되였으며.”라고 언급했을 뿐이다.

/ 정교진 소장 침례교통일리더십연구소 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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