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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김정은 신년사 분석 : ‘지도자상징정치’ 측면-2(끝)

이처럼, 핵무력, 핵강국으로의 치적은 오로지 김정은에게 돌려지는 것을 볼 수 있다.

2017년 신년사에서 김정은이 연설한 이후 박수세례가 총 37차례(288, 2016년은 2834, 43차례 박수) 나왔다. 그 중 일곱 번이 핵강국(5차례), 선군강국(2차례)에 대한 내용에서다. 그리고 자력자강 내용부분에서도 5차례 박수가 나왔다. 따라서, 2017년 신년사의 핵심기조는 핵강국과 자력자강이다. 이는 핵능력 강화를 하는데 있어 국제사회의 고립·봉쇄정책에 자력자강으로 맞서며 버티기를 한다는 선언이다. 이로써 2017년 북한 김정은 정권의 대외정책이 뚜렷이 드러난다.

 

다음으로, 2017년 김정은 신년사에서 강력하게 나타나는 것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김정은의 리더십에 대한 자신감이다. 신년사 전체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김정은의 리더십이 확고히 자리 잡았음을 감지할 수 있다. 이 리더십의 확보는 지도자상징정치와 긴밀한 상호작용이 이루어진다. 대체로 리더십이 불안할 때 지도자상징정치가 강하게 작동되고, 리더십이 확보되고 공고화될 때 지도자상징정치는 크게 작동되지 않는다. 2017년 김정은의 신년사는 지도자상징정치의 강력한 작동보다 김정은의 공고한 리더십 확보를 뚜렷하게 확인시켜 준다. 리더십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신년사 곳곳에 나타나있다. 만일 김정은이 리더십에 대한 불안감을 느꼈다면, 김정일을 포함 시킨 선대 수령님들’, ‘위대한 수령님들이라는 용어를 신년사에 도배했을 것이다. 또한, 핵무력, 핵강국 내용부분에서도 김일성-김정일을 내세우며 거역할 수 없는 선대 지도자들의 유훈임을 강력하게 제시했을 것이다.

 

또한, 2016년 신년사에서 김정은은 청년동맹을 세 차례나 긴 문장을 할애해 상당히 추켜세웠는데, 이는 그 집단을 자신의 후견세력으로서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전략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7년 신년사는 어느 특정 집단에 쏠리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청년동맹에 대해서도 단지 형식적인 측면에서 한차례 언급했을 뿐이다. 이러한 양상은 이제는 어느 한 집단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김정은의 리더십 확보에 대한 자신감이 더 강하게 표출된 것은 바로 신년사 마지막 부분이다.

김정은은 신년사 마지막을 다음과 같이 마무리하고 있다.

동지들! 또 한해를 시작하는 이 자리에 서고 보니 나를 굳게 믿어주고 한마음 한뜻으로 열렬히 지지해주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우리 인민을 어떻게 하면 신성히 더 높이 떠 받들 수 있겠는가 하는 근심으로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언제나 늘 마음뿐이었고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서 지난 한해를 보냈는데 올해에는 더욱 분발하고 전심전력하여 인민을 위해 더 많은 일을 찾아야할 결심을 가다듬게 됩니다.”

이 내용은 가히 파격적이며 우리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김정은이 스스로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우리는 이 말을 액면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아니다. 얼마나 리더십에 대한 자신감이 충천해있으면 이러한 과감한 표현과 고백을 할 수 있을까? 라고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만일 김정은이 리더십의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면 의도적으로도 자신의 완벽함을 더 내세웠을 것이다.

 

위의 문장에는 또 하나의 복선이 깔려있는 것 같다. 바로 남한 국민들을 향한 대남선동이다.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속에서.”라는 문장을 전략적으로 사용하면서 김정은을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박대통령과 차별화시킴으로써, 남한 내 북한정권의 추종세력들로 하여금 더욱 반정부운동을 강력하게 시행하라는 하나의 지침으로 보여 진다.

2017년 김정은의 신년사를 보면서 우리는 어떠한 마음과 자세를 가져야 할까? 30대 초반밖에 안된 김정은이 전체 북한주민들에게 어버이로 칭송받으며 북한 전체 사회를 완전히 장악할 만큼 김정은이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2017년은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한 이후 가장 강고한 시기가 될 것이다. 물론, 그 틈새는 여전히 있다. 그것이 변수로 작용될 확률이 없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권력을 장악한 김정은이라도 못하는 딱 한 가지가 있기 때문이다.

 

/ 정교진 소장 침례교통일리더십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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