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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규약개정인가

내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은 운동권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던 시기였다. 지방이기도 했고 노무현 정부 시기라 민주화운동을 할 것도 아니고 취업도 어려운 상황이니 데모 같은 것은 담배값 인상에 반대하는 현수막 정도에 그쳤다.


어느 따사로운 봄날, 대학생이 된 후 처음으로 캠퍼스 안에서 데모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우리 캠퍼스에서 그나마 머리 좀 돌아간다는 한의대생들이었다. 그들은 차상위계층 장학금 신설을 반대하기 위해 북을 들고 강의실 밖을 나섰다. 주된 요지는 ‘왜 우리가 열심히 공부해서 받는 장학금을 차상위계층에게 줘야 하느냐’는 것이다. 그들의 시위 결과는 참담했다. 학생들 눈에 한의대생들의 시위는 집단이기주의로만 인식될 뿐이었다.
결국 한의대 학생회는 사과 대자보를 내건 후 백기를 들었다. 돌려막기 식 장학금 신설이라는 한의대생들의 외침도 어느 정도 일리는 있었지만 학생들의 공감대 형성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지난 9월 총회에서 규약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이대위 구성과 관련된 규약 하나 빼고 나머지 다 통과되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보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교단의 발전을 위해선 규약개정이 어느 정도 필요할 법도 한데 개의안으로 통과된 것도 아니고 아예 불발됐다. 지난 총회 임원회와 지방회 사이의 소통이 부족했던 것일까? 대의원들이 보기에는 규약개정의 필요성이 크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현 107차 총회 임원회도 총회 규약개정을 위해 힘을 쏟겠다는 각오다. 특별히 총회는 이를 위해 각 기관과 지방회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마케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물건이 팔리지 않는다. 무엇 때문에 규약을 개정해야 하는 지 설득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소통이 없다면 내년 9월 총회에서 통과될 리 만무하다.  안희묵 총회장은 규약개정 인사탕평을 통해 교단의 일꾼들을 고루 뽑아 개혁을 단행해 주기 바란다. 권역별 공청회를 통해 침례교 구성원 모두가 납득하고 필요한 규약개정안을 도출해보면 어떨까 싶다. 각계를 대변하는 규약개정 TF도 구성해보면 좋겠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청년과 여성, 그리고 평신도들이 총회에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규약이 신설됐으면 좋겠다.


범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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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차 총회, KT·금융결제원과 손잡고 ‘스마트 목회 환경’ 구축
우리교단 114차 총회(총회장 이욥)는 지난 6월 19일 여의도총회빌딩에서 KT(대표 김영섭), 금융결제원(원장 박종석)과 함께 ‘스마트 목회 환경 구축을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디지털 기술과 신앙이 결합된 새로운 목회·선교 생태계 조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전국 3750개 침례교회와 산하 기관을 대상으로 △스마트헌금 키오스크 △침례교 전용 플랫폼 △스마트 카페 복합공간 등을 도입해 디지털 기반의 목회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서, MZ세대와의 소통, 기부 문화의 신뢰성 제고, 친환경 사회 공헌 확대 등 다방면에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협약에 따라 각 기관은 다음과 같은 역할을 맡는다. 총회는 교회 및 기관의 스마트 인프라 도입을 위한 행정 지원과 참여 기반을 조성하고, KT는 통신 및 디지털 전환(DX) 기술을 바탕으로 플랫폼 개발과 키오스크 설치, 유지보수를 책임진다. 금융결제원은 결제서비스 및 기부 시스템 연동 등 금융 인프라를 제공해, 신도들이 손쉽게 스마트 환경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날 협약식에서 이욥 총회장은 “이번 협약은 복음 전파 방식의 혁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