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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릭의 위력

백동편지

김태용 목사
백동교회

매번 태풍이 불 때마다 핸드폰의 문자가 경고를 알리기에 바쁘다. 얼마 전 몇 년 만에 몰아오는 강한 태풍 솔릭으로 특히 도서지역인 진도에 사는 주민으로서의 혜택(?)인 듯 연거 푸 문자를 받았다.
전국적으로 태풍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준비했다. 그리고 나라 열도를 관통하고 지나갈 태풍이 피해가 없이 잘 지나가기를 모두 애원했다.


작년 진도에 내려온 첫해에, 농사를 짓는 사람이나 바닷가 사람들은 태풍이 큰 피해없이 지나갔다며 안도의 숨을 쉬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비가 오지 않아 저수지가 마르고 물이 없어 많은 농가에서 농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섬 산속에 있는 저수지와 심지어 바다와 인접해 있는 댐마저 녹조로 뒤 덮였었다.


그리고 2년 만에 태풍 같은 태풍을 맞아들이는 기분은 딱히 감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수없는 안전 안내 문자를 받고도 무감각했고, 처음 맞은 제주도의 상황도 남의 이야기처럼 들었다. 그러나 태풍의 바람이 느껴지기 시작하며 무엇인가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 먼 섬에 있는 교회들에게 전화를 했을 때 “아직 본 게임도 아닙니다”하는 소리를 들었고, 비바람은 몰아치기 시작했다.


저녁때쯤 되어 본격적인 솔릭이 진도에 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심한 바람과 비가 휘갈리 듯 내리는 시간은 “진도는 바람이 징 하게 불어”라는 진도 사투리도 감당할 수 없는 위력이었다. 다리가 있지만 섬이라는 지역상 바닷바람이 너무 세고 자주 불어 “바람만 없으면 살 것 같아”라는 말이 실감난다.
거기에 이번 태풍 솔릭은 진행 속도가 늦어 피해가 심할 것이라는 뉴스로 긴장을 바짝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도 심하던 바람이 잠시 후에 잠잠해지기 시작하더니 잔바람과 함께 비만 내렸다. 잠깐이지만 교회와 주택에 정전이 되고 긴장하며 새벽까지 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속도가 빨라져 지나가 버린 것이다. 숨을 돌리고 밖을 나가니 온통 엉망이다.


그런데 위를 보니, 가지가 많아 솎아 내려고 생각했던 나무들이 잘 솎아져 있다. 감나무 아래엔 감들이 수없이 떨어져 있다. 그런데 보니 가끔 가지가 꺾여 아깝게 떨어진 감도 있지만, 먹을 수 없어 솎아줘야 할 것은 솔릭의 위력에 다 떨어져 버린 것이다. 건강한 감은 그 엄청난 솔릭 앞에서도 끄떡없이 버티고 붙어 있었다. 녹색물감을 풀어 놓은 듯했던 저수지도 흙탕물이 녹조를 덮어 버렸다.


간밤에 섬에 들어와 처음 맞이한 태풍으로 긴장하며 두려워했던 마음에 진정한 감사의 소리가 들린다. ‘아무리 어려워도 끝까지 버티면 된다’ “십자가 단단히 붙잡고, 머리에 면류관 쓰고서 주 앞에 찬양할 때까지, 날마다 이기며 나가자”라 찬송가가 읊조려진다.
주말에 뉴스에 들려온 빚 때문에 일어난 어느 일가족 사망사고는 태풍 솔릭의 위력에 묻혀버렸다.


고난을 통해 하나님을 만났다면 축복의 기회가 될 것을 생각하니 아쉬움에 기도한다. 죽을 고비에서 하나님을 만났다고 고백하시는 어느 목사님의 설교 중에 “고난은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축복의 기회”라는 말씀처럼 믿음은 고난을 축복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비가 오려고 하면 사람들은 “비 설거지 하러 간다”고 말한다. 모두가 힘들다고 하는 시간이지만 반드시 태풍 솔릭이 지나갔듯 설거지 잘 하며 줄기에 단단히 붙은 감은 떨어지지 않듯, 주님 바라보고 끝까지 승리하기를 기도한다.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를 배우게 되었나이다”(시119:71) 주님, 고난 속에서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축복의 기회를 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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