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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 150년으로 돌아본 일본 교회 어제와 오늘


일본 기독교 선교의 역사┃나카무라 사토시 지음┃박창수 옮김┃456쪽┃20000원┃홍성사


선교 지망생들 중에 일본으로 복음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떠나겠다는 이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
과거 우리나라를 침략했던 역사와 더불어 복음화율 1%의 벽을 넘지 못하는 ‘선교사들의 무덤’이란 악명 등이 일본으로 향하는 발길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일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일본에 대한 비전을 품는다하더라도 일본 교회에 대한 자료를 찾는 일 또한 쉬운 문제가 아니라 일본의 현 상황이 어떻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런 의미에서 책은 일본 선교를 준비하는 일들에게 귀중한 자료임에 틀림없다. 일본 프로테스탄트 선교 150주년을 맞이한 2009년에 출간된 책은 일본인 목회자의 시선에서 쓰여져 일본인 스스로 생각하는 일본과 교회의 역사에 대한 입장들이 상세히 서술돼 있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일본 개신교 선교 역사가 짧지 않음에도 왜 일본 기독교인은 인구 대비 1%의 벽을 넘지 못하는 소수자에 그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책을 저술하게 된 동기라고 언급한다.
이 부분은 나에게도 커다란 의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교회사를 보고나면 완전히 똑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국가적인 박해를 받았던 점과 전후 미군정에 지원을 받았던 점, 고도성장 시기에 치러졌던 대형집회 등 우리나라와 비슷한 부분이 많은데 어째서 일본 교회는 한국 교회와는 달리 부흥하지 못했는가 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 문제에 대해 비록 가톨릭의 역사이긴 하지만 일본에 처음으로 복음을 전파했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를 비롯한 예수회 선교사들이 겪었던 시행착오의 기록들과 도쿠가와 막부가 자행한 200여년 간의 박해, 메이지유신 이후 군국주의의 길을 걸었던 일본 사회와 교회의 모습, 미군정 이후부터 오늘날(2008년 기준)까지의 발자취를 통해 그 원인을 일본인이자 목회자의 시선으로 분석한다.


이 역사 가운데 주목할 만한 부분은 우리나라에 들어온 선교사들은 당시 조선의 고위층에게도 접근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일반 대중들을 향한 선교에 열을 올렸던 반면, 일본의 경우 일반 대중보단 엘리트 층을 대상으로 한 선교정책의 흐름이 강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일본 복음화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 일본 사회에 뿌리 깊은 일왕제와 과거 교회가 전쟁에 동조했다는 점, 일본인들의 습성 등의 요인들이 제기됐지만 선교사들의 선교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책을 통해 처음 접했다.


엘리트 층을 대상으로 한 선교의 경우 많은 사람들을 개종시키는데 효과적일 수는 있지만 이 경우 기독교가 엘리트층만을 위한 종교라는 선입견을 심어준다는 문제와 이러할 경우 국가정책에 따라 너무도 쉽게 교회가 무너지거나 변질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본의 교회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저자는 일본 개신교 150년사를 정리하며 “세상의 대세에 맞서 나아가는 것이 기독교인의 경우 땅의 소금, 세상의 빛으로 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전쟁 가능 국가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일본을 향해 교회가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본토의 개신교 선교 150주년을 맞아 어지럽게 변하는 시대 가운데서 변하지 않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말씀을 흔들리지 않는 토대로 삼고 새로운 역사를 새기며 나아가고 싶다는 저자의 외침에 응원의 기도가 한국 교회 내에도 올려졌으면 한다.      

            
범영수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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