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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목사의 목회 이야기 - 37

“내가 정의(正意)다”

 

어느 초등학교 3학년 시험에 나온 문제란다. “다음의 설명을 읽고 생각나는 말을 적으시오. 결심한 것을 사흘도 넘기지 못하고 포기해버리는 것을 이르는 말은 무엇입니까?” 당연히 정답은 작심삼일이다.

선생님은 친절하게도 학생들을 위해 이라고까지 적어두어 두 글자만 아이들이 채워놓도록 배려하였다. 덕분에 대부분의 아이들은 정답을 잘 적어 넣었다. 하지만 한 아이만 유독 엉뚱한 답을 적었다. ‘작은삼촌채점하던 선생님은 결국 뒤집어졌다.

그 아이의 엽기적인 답은 또 이어졌다. 다음 문제는 술에 취해 길거리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거나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것을 이르는 말은 무엇입니까?”라는 것이었다. 역시 정답은 고성방가이다.

선생님은 이번에도 힌트를 주신다. ‘○○○’. 그래서 대부분의 아이들은 답을 정확히 맞췄다. 하지만 그 아이는 또 한 번 엉뚱한 답으로 선생님을 웃기고 말았다. ‘아빠인가’.

국어사전에 의하면 정의’(正意/definition), ‘어떤 낱말의 의미를 규약하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그래서 어떤 말의 정확한 뜻풀이는 더 없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그 말의 정의를 읽고 믿고 자신의 말과 행동을 기준 삼는다.

그런 의미에서 위의 아이의 작은삼촌과 아빠는 조카와 아들의 머릿속에 잘못된 정의를 심어두었다. 사전의 정의보다 삼촌과 아빠가 보여준 행동이 그 아이에겐 더 의미있는 정의로 각인되게 하였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러고 보면 사람은 사전에서 읽은 정의보다 자기가 주변에서 보고 느낀 정의를 더 신뢰하는 것 같다. 그 정의는 사전의 정의보다 더 강력하다. 더 실제적이다. 그렇다면 오늘 나의 말과 표정과 행동이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나도 모르게 수많은 정의들을 왜곡시켜가고 있진 않은지 주의 깊게 살펴 볼 일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과연 멋진 분이시다. 그 분은 사랑의 정의이시기 때문이다. 사랑에 대한 설명과 예()를 넘어, 아예 사랑의 정의가 되셨다.

물론 사전에는 사랑어떤 상대를 애틋하게 그리워하고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이라고 되어있다.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그런 사전적 정의를 기억하거나 가슴에 새기지 않는다. 그 사전의 정의를 따라 행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어떤 대상을 통하여 경험한 정의를 더 우위에 두고 배우고 따른다. 그래서 유난히 이 사랑이란 말에는 설명도 많고 정의도 많다.

그렇다면 성경은 이 사랑에 대해 무어라 말할까? 요일 4:8은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라”(God is love). 나아가 요일 4:10사랑이 여기 있다”(This is love)고까지 말한다. 그렇다. 성경에서 말하는 사랑의 정의는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이 사랑이시다. 그래서 우리는 그 사랑을 사전보다 하나님을 통해 더 잘 배운다. 더 많이 안다. 더 깊이 느낀다. 더 오래토록 경험한다.

그렇다면 우리도 이런 욕심 좀 내어보면 어떨까? 우리 교회가 교회의 정의가 되는 것. ‘교회가 무엇인지 사전에서 풀이한 뜻보다 우리 교회를 보고 저것이 교회다라고 알게 하는 것. 얼마나 멋질까?

나의 믿음이 믿음의 정의가 되고, 나의 섬김이 섬김의 정의가 되는 것. 내가 집사의 정의가 되고, 내가 권사의 정의가 되고, 내가 장로의 정의가 되는 것, 내가 목사의 정의가 되는 것. 그래서 그 뜻을 알기 위해 사전을 읽기보다 나를 읽게 하는 것. 생각만 해도 황홀한 일이다.

김종훈 목사 / 오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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