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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a nobis pacem(평안을 위한 기도)

<최현숙 교수의 문화나누기>


요즘 들어 평안이라는 말, 혹은 자유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하는 생각을 자주하게 된다. 특히 민족 대 명절을 지나면서 어디든 갈 수 있는 자유,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소소하지만 작은 평온함이 이다지도 귀한 것인가를 새삼 알게 됐다.

공기가 그러하듯, 햇볕을 당연하게 일상 속에서 누리며 살았듯, 자유함과 평온함을 너무나 당연시하고 그것에 대한 가치를 크게 두지 않았던 우리들의 지난날을 반성하지 않을 수없다.

 

코로나19로 겪는 상황도 그렇지만 학령인구 절벽의 심각한 상황을 지나가고 있는 대학가는 이제 본격적인 입시 기간을 맞아 평온할 수만은 없는 형편이다.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위기에 맞닥뜨린 대학들, 특별히 지방대학들의 생존을 위한 처절한 신음소 리는 남의 일이 아니다. 언론에서 앞 다투어 다루고 있는 기사가 지방 대학들의 어려움이고 그들이 예측하는 결과는 지방대학의 절반 이상이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라는 것이다.

 

대학은 더이상 형설의 공을 쌓는 명예의 전당이 아니라 교육의 블랙 홀이라고도 하고 대학교수를 영업사원에 견주어 표현하는 그야말로 웃픈(?)현실이다. 그렇게 구걸하듯 모집된 학생들의 자존감이나 애교심은 매우 낮고 가르치는 교수에 대한 평가마저 부정적인 현실 앞에 선현장의 교육자 중 한사람으로 참 난감하고 안타깝기 그지없다.

 

교육의 방법이나 방향, 형태와 도구가 바뀌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한 인간을 성숙, 성장시킬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교육의 목표와 가치가 훼손되고 대학이 전인격적이고 전문성을 함양하는 기본 취지를 잃어버리고 취업훈련소로 변질되는 것은 지극히 비정상적인 교육의 퇴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비정상적인 흐름 속에서 우리는 무엇으로 대학의 가치를 지키고 교육의 본질을 사수할 수 있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또한 이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마음의 평정과 평안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건강한 내면을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바흐의 음악 중에 연주용 예배음악 장르를 살펴보면 b minor Mass 중에서 “Dona nobis pacem”이라는 합창곡이 있다. 이 작품은 2013년에 미국의 보스턴 총기 사건을 위로하기 위해 세계적인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가 연주한 곡이기도 하다. 장엄하면서도 마음을 감싸주는 선율선이 수려한 이 음악은 지휘자 자신이 음악사에 기념비적인 작품이자 위대한 인류 문화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세계적인 지휘의 명인은 바흐가 하나님께 추구한 평화는 궁극적 가치로서의 영원한 평화뿐 아니라 이 땅에서의 평화'도 포함된다라고 말하며 폭력으로 깊은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음악으로 위로했다.

 

바흐는 진정한 평안과 평화의 근원은 하나님으로부터만 오는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았고 그는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간절한 간구로 평안을 요청했다.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는 그리스도를 통한 평안의 비밀을 알았던 바흐의 기도는 위대한 교회음악의 기초이기도 하다.

평안이란 단어는 특별히 기독교인들이 매우 자주 사용하는 단어지만 큰 의미 없이 피상적인 인사치례로 말 뿐인 경우도 많이 있다.

 

우리는 너무나 쉽게 진심 없는 말을 쏟아내며 그것을 배려와 격려의 찬사이며 덕담으로 포장한다.

물론 듣기 좋은 말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말속에 사람이 담겨있고 말을 통해 인격이 전달된다면 빈말은 오히려 상처를 줄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이제부터라도 무심하게 건네는 수사적인 표현이 아닌 진정한 평안의 의미를 알고 진심을 담아 서로의 평안을 위한 간구가 이어진다면 우리는 어렵고 답답한 환경을 지나가면서도 작은 행복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나누어 갖는 소소한 일상을 보시는 하나님이 그분의 큰 평안을 덧입혀 주시기를 기대하며 기도의 단을 쌓아보자.

최현숙 교수 / 한국침신대 융합응용실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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